중국의 요식업은 도시화와 중산층 확대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요식업 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차별화된 가치로 소비자 니즈를 선점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는 단순한 트렌드 적응을 넘어, 혁신과 전략적 현지화의 융합이 성패를 가르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 차별화 전략은 중국 시장 진출에 있어 반드시 고려돼야 할 중요한 과제다.
2024년 중국 요식업 산업은 전환점을 맞이했으며, “품질 추구”가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요식업 기업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기업들은 가격 경쟁과 창의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또한, 가치를 강조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수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식재료의 신선함과 건강 보장, 그리고 감칠 맛 나는 식감은 음식을 선택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다.
2024년 시취연구원(时趣研究院)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메이퇀(美团) 사용자들은 요식업 관련 소비 시 ‘식자재 품질’과 ‘감칠맛’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하여,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 중인 중식 패스트푸드 브랜드 다미센셩(大米先生)은 브랜드 고도화 전략으로 ‘신선 즉석 볶음’을 채택했다. △전(全) 매장 직화 조리 시스템, △밀폐식 주방에서 오픈 주방으로 전면 전환, △재가공 식품 및 복합 조미료 사용 금지, △육류/채소 당일 입고 보증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특히 ‘현장 볶음’ 프로세스의 가시화를 위해 매장 면적의 40%를 전용 오픈 키친으로 구성했다. 고객들은 실시간으로 조리 장면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고객들이 다미센셩(大米先生)을 선택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다.
또한, 베이커리·밀크티 시장에는 “건강트렌드”라는 새로운 레이스가 시작됐다. 중국 제빵계에서 떠오르는 기업 “허숴”(鹤所)는 건강 베이킹 전략으로 △당류 대체 솔루션, △저칼로리, △항산화, △구강 관리 및 혈당 관리를 내세우고 있다. 건강한 케이크를만들기 위해 수소화 지방, 수소화 식물성 기름, 마가린 등은 사용 하지 않는다.
동양의 스타벅스를 목표로 하는 중국 밀크티 기업 “빠왕차지(霸王茶姬)”는 프리미엄 원료 관리를 주요 경영 전략으로 한다. 약 180만 ㎡의 자체 차밭을 운영하는데, 이는 세계 최대 우롱차 단일 재배 단지에 속한다. 또한 유기 인증 3중 관리 체계와 신선유통 체계를 구축했으며, 칼로리 표시와 영양성분 QR 코드 제공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건강 트렌드를 잘 활용한 퓨전 한식의 사례도 있다. 벨로코(Belloco)의 경우, 한식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중국 소비자의 건강 트렌드에 맞춘 “로우 앤 슬로우” 요리를 도입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단순한 맛을 넘어, 플레이팅과 고급 서비스를 통해 세련된 식사 환경을 제공하며 중국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한식 경험을 선사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비(非)1선 도시의 현지 브랜드들이 지역 대표주자로 급부상하며 전국적으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타 지역에서도 중국 각 지역의 특색있는 진미를 맛보고자 하는 수요가 있기때문이다. 특히 충칭(重庆), 창사(长沙), 청두(成都)의 브랜드들은 지역 특색의 전통 기반에 혁신을 더해 “SNS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으며, 이는 향후 전국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초기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전통적인 서양 음식도 중국의 맛을 더해 새로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서양식 햄버거는 중국식 빵과 속 재료를 사용해 마파두부 버거, 베이징덕 버거 등 신메뉴로 탄생했다. 커피는 차, 꽃, 과일, 곡물, 백주(白酒) 등과의 조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맛을 제공한다. 중국 내 많은 카페들은 커피에 중국 전통 차의 향을 가미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미각 경험을 제공한다.
소셜 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은 단순히 음식의 기능적 가치를 넘어, 식사 환경부터 식기, 음식의 색감과 구성까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풍부한 브랜드 경험을 추구하고, 그에 따라 레스토랑은 점점 분위기 연출, 즉 “인테리어(造景)”에중점을 두고 있는 추세다. 창사에서 시작된 문화 외식 브랜드 “ 슈퍼문화우(超级文和友)”는 인테리어 과정에서 시간을 재구성했다.
벽돌 하나하나부터 각종 포스터까지 세세하게 신경쓰며 70~80년대의 창사(长沙)를 재현했다. 이를 통해 ‘음식=향수’라는 새로운 공식을 내세우며 소비자들과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편, 선전 외식 브랜드 “농경기(农耕记)”는 공간을 재구성했다.
선전에서 외지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후난 출신 이주민들을 위해 후난의 전통 마을을 그대로 재현하며 독특한 공간을 선보였는데, 지붕의 볏짚, 벽에 걸린 농기구, 대나무로 엮은 바구니 등 소품들까지 후난에서 공수해 후난 시골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재현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재구성을 넘어 업종의 벽을 뛰어넘는 식음료 콜라보레이션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중국 최대 커피 체인점 루이싱 커피는 2023년 고급 고량주인 마오타이가 들어간 “장샹라떼”를 출시했는데, 하루 만에 540만 잔 이상이 팔리며 이목을 끈 바 있다.
중국의 유명 밀크티 브랜드 헤이티(HEY TEA)는 2023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FENDI해피옐로(FENDI喜悦黄)” 음료 출시 후 첫 주 판
매 기록을 경신했으며, 지금까지도 샤오홍슈(小红书) 플랫폼에서 1만 건 이상의 관련 게시물을 검색할 수 있다. 이후 2024년 11월에는 일본의 유명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와 손잡고 “세계에 파도를 더하다”라는 콜라보레이션 행사를 진행하며 금속 액세서리, 머그컵 등 아트 굿즈를 선보였다. 이와 같은 요식업과 타 업종 브랜드간의 결합은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소비문화를 창출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규모가 크고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 요식업체들의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화된 전략, 기술 혁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등이 필요하다. 홍찬(红餐)산업연구원의 W 연구원은 상하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요식업 산업은 기회와 도전이 공존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중국 요식업 시장의 급변 속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은 기술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 효율성 강화와 문화·소비 심리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수립한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결합 하는 것에 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 진출에 관심이 있다면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과 문화를 반영한 메뉴 개발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퓨전 또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추어야 할 것이다.
또한, 건강과 웰빙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신선한 재료와 건강한 조리법을 강조하는 것은 소비자를 유치하는 마케팅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더불어, 치열한 시장 경쟁에 맞서기 위해 디지털 전환 및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해 운영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서적인 체험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를 고려했을 때, 한류의 영향력을 활용해 한식을 단순한 음식이 아닌 문화적 경험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속적인 혁신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시장에서 끊임없는 혁신으로 제품 품질과 서비스를 꾸준히 업그레이드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