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편하게 거짓말 해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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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현 목사의 생명의말씀] 편하게 거짓말 해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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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만우절로 시작합니다. 만우절의 유래를 찾아보니, 다양합니다. 그 중,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명합니다. 1564년까지 사람들은 4월 1일을 새해로 여겼으나, 프랑스 국왕 샤를 9세가 공식적으로 새해 첫날을 1월 1일로 변경했습니다. 이 소식을 모르고 여전히 4월 1일에 축제를 벌인 사람들을 '4월의 물고기(poisson d'avril)'라고 부르며 조롱하던 풍습에서 만우절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유래는 각각 다르더라도 공통점이 보입니다. 그 공통점은, 중세 유럽의 달력 변경입니다. 왕이 달력을 바꾸면 귀족이나 권력가들은 빠른 정보로 바뀐 날을 알았습니다. 평민이나 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날짜가 바뀐 것을 몰랐습니다. 만우절은 그런 사람들을 비웃으며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수 세기에 걸쳐 널리 퍼지고 발전하며, 거짓말과 장난이 허용되는 특별한 날이 되었습니다. 남을 비웃기보다, 같이 웃고 즐기며 하루를 보내는 날로 발전되었습니다.

제 어릴 때 만우절 기억을 더듬어보았습니다. 옆 반 친구들과 아예 반을 바꿔, 수업 시간에 들어오신 선생님을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책상을 칠판 반대 방향으로 돌려 수업을 받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나치지 않은 장난. 말 그대로 ‘짓궂은’ 장난으로 서로 웃으며 지냈습니다. 바쁘고, 힘든 삶에서 장난과 웃음으로 받으며 잠깐의 여유를 누리던 기억들입니다.

고대 왕들은 동서를 막론하고 곁에 광대(서양에서는 피에로)를 두었습니다. 광대는 왕에게 웃음을 주었습니다. 동시에, 왕을 조롱하기도 했습니다. 왕이 듣기 싫은 소리를 웃음에 녹여 전달하였습니다. 왕은 광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통치를 객관적으로 봅니다. 쓴 소리를 받아들입니다. 그것이 광대의 역할이었습니다. 광대와 만우절이 특별히 관계가 있지는 않습니다만, 바쁘고 힘든 삶 속에서 잠깐의 여유를 가지며 숨통을 틔우는 것. 누가 들어도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며 한번 웃고 지나가는 것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만우절도 광대도 분명한 규칙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해쳐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을 현혹해서 사회에 혼란을 끼쳐도 안 됩니다. 누구에게 피해를 주어도 안 됩니다. 모두 같이 웃고,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속된 표현으로 ‘웃자고 한 일에 죽자고’ 덤벼도 안 됩니다. 웃음을 받아주지 못하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고 마니까요.

또 하나의 규칙은,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 만우절도 즐길 수 있지’입니다. 터무니없는 만우절 거짓말도 받아줄 수 없을 만큼 여유가 없으면, 만우절을 즐기지 못합니다. 광대도 마찬가지입니다. 광대가 하는 풍자와 조롱을 받아주는 왕은 좋은 왕입니다. 여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광대가 풍자할 때, 듣기 싫다고 광대의 목을 치는 왕이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웃음은 사라지고, 여유는 없어집니다. 항상 긴장된 상태로 살던 백성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저항합니다. 반란이 일어납니다. 언제나 그런 흐름으로 진행되었음을 역사가 보여줍니다. 슬픈 일이지요.

지금 우리가 바로 이런 슬픈 시대, 슬픈 일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미얀마에 큰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한국은 산불 때문에 많은 분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었습니다. 많은 분이 집과 재산을 잃고 피난처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불은 껐지만, 복구는 요원합니다. 미국은 어떻습니까? 홍콩은 어떻습니까? 여러 나라의 뉴스를 봅니다. 좋은 소식을 찾기 힘듭니다. 세계적으로 여유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경제적 위기, 갈등과 긴장이 점점 심해집니다. 거짓말을 즐기지 못합니다. 만우절이라고 농담했는데, 괜히 타박을 받습니다. 웃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을 했다고 고소하는 일이 일어나는 세상입니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웃음이 나오나?”
우리 삶을 이 한마디가 보여줍니다. 성경의 잠언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습니다.

마음의 즐거움은 얼굴을 빛나게 하여도 마음의 근심은 심령을 상하게 하느니라(잠언 15:13)

진정한 즐거움과 웃음으로 얼굴이 빛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근심에 싸여 어두운 사람이 있습니다. 유머는 여유에서 나옵니다. 여유가 생기니 보이지 않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것을 보니 새 길을 걸어갈 수 있습니다. 여유가 없으면 유머도 사라지고, 항상 긴장합니다. 얼굴이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학자들은, 시답잖은 이야기처럼 보이는 말을 나누며 편하게 웃는 것이 긴장을 푸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편하게 거짓말해도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긴장을 풀고, 서로를 보며 웃으며 비난과 공격을 그치는 날이 계속 되기 원합니다. 제가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할 때 “목사가 거짓말하고, 나쁜 사람이네”라며 비난하지 말아 주세요. 그저 크게 한 번 웃어주시면 됩니다. 편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님이 주시는 즐거움을 함께 맛보기 원합니다. 그렇게 하라고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긴장하고 바쁘고 여유 없을수록, 우리는 의도적으로 여유를 찾아야 합니다.

우리교회는 언제나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최근에 누구나 편하게 드시라고 커피도 많이 준비해 두었습니다. 달콤한 믹스커피와 교제를 나누시며 쉼을 누려보세요. 여러분의 얼굴이 빛나는 한 주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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