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홍콩의 중국화’에 장점도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중 하나가 고속철을 이용한 중국 여행이다. 서구룡에서 출발하는 고속철은 몸의 혈관처럼 곳곳으로 연결되어 마음만 먹으면 중국 전역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홍콩 생활 2년이 넘은 금융인 남광우 씨는 가족과의 중국 여행을 통해 이러한 이점을 최대한 누리고 있다. 그의 가족들은 이를 위해 중국어 공부에도 열성적이다. 남 씨는 저녁반, 아내 이주란 씨는 오전반, 자녀 연우 양은 방문 수업으로 모두 우리 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주말과 연휴가 되면 그들의 발걸음은 늘 중국 대륙을 향한다. 중국 여행에 관심이 있거나 새로운 홍콩 생활의 즐거움을 찾으려는 교민들이라면 다음의 인터뷰를 주목해 보자.
원래 취지는 아이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있어 언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자 함이었어요. 처음에는 중국어를 잘 하는 지인을 따라 선전에 갔다가, 이후에는 따로 조금씩 조금씩 넓혀 가기 시작했죠.
지인을 따라 다니며 ‘아, 중국 여행에는 이런 재미가 있구나’하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홍콩에서 가깝고 비용도 저렴하죠. 최근에 중국을 무비자로 넘나들 수 있게 된 것도 이점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주하이의 온천과 리조트를 다녀 왔어요. 그리고 광저우를 방문했는데, 외곽에 있는 동물원을 방문하고 도시 관광도 함께 했어요. 그 다음 갔던 곳이 장지아지에(장가계)였어요. 광동성 위에 있는 푸지엔성의 시아먼도 다녀 왔구요. 상하이까지는 야간 기차를 타고 방문했고 인근의 쑤저우도 들렀습니다. 가장 최근에 간 곳은 양수오, 그리고 쓰촨성의 청두와 지우자이거우(구채구)였습니다.
사무실에 대형 중국 지도가 걸려 있는데요. 예전에는 가고 싶은 곳에 표식을 붙여놨는데, 이제는 갔다 온 곳이 많아 방문했던 곳에 표시를 해 놨어요.
네, 자유 여행을 좋아해서요. 트립닷컴을 주로 이용했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본 바에 의하면 트립닷컴이 제일 괜찮은 거 같더라구요. 호텔의 경우 개인적으로 티어가 있는 곳을 활용했구요.
처음에는 트립닷컴을 통해 예약을 했어요. 그런데 편한 대신에 수수료가 붙더라구요. 그래서 ‘Railway 12306’이라는 예약 앱을 이용하고 있어요. 참고로 약 10일 전부터 예약이 가능해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내부가 비행기보다 넓구요. 항공편은 앞뒤로 준비하는 시간이 많잖아요. 고속철은 그에 비해 시간적으로나 비용적으로 장점이 있어요. 그리고 중국의 어느 노선이 새로 뚫리면 홍콩 언론에 소개가 되는데요. 저는 그걸 참고하는 편이었어요. 장지아지에도 그렇게 해서 다녀왔구요. 상하이도 야간 침대차가 운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용했습니다.
정말 다 기억에 남는데요. 그 중에 별 5개짜리인 장지아지에와 지우자이꺼우가 제일 인상적이었습니다 (중국은 여행지마다 등급을 매겨 별점을 부과한다. 최고가 별 5개이다). 꾸이린(계린) 인근의 양수오도 아름다웠는데, 그곳에 비하면 장지아지에와 지우아이꺼우는 규모 자체가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속철이 정차하는 역마다 주변 관광지 소개가 있는데요. 한국에 알려지지 않은 명소도 많더라구요. 예를 들면 꾸이양(꾸이저우성의 성도) 같은 곳에도 관심이 생겼어요. 날씨가 선선해지면 베이징도 가 보고 싶어요. 시안, 리장도요. 특히 리장은 늘 염두해 두고 있어요 (리장은 중국 서부의 윈난성에 위치하여 티벳과 인접한 해발 2,400미터의 도시이다).
여행 시기를 선택할 때 중국 휴일과 명절을 피해 가야지, 아니면 사람만 보고 와요 (참고로 중국의 3대 명절은 5월 1일 노동절, 10일 1일 국경절, 그리고 설이다. 이들 명절은 연휴가 길어 피하는 게 좋다).
예매의 경우 표를 못 구하면 기차표를 노선별로 끊어 가는 방법도 있어요. 예를 들면 홍콩에서 (비교적 노선이 많은) 광저우까지, 그리고 광저우에서 원하는 관광지까지, 이렇게 나누어 예약을 하는 식이죠. 항공편도 가끔 이용하는데, 선전에서 비행기를 타면 국내선 가격이 적용되어 홍콩에서 바로 가는 것보다 싸구요.
그리고 최근에 통신사를 차이나 모바일로 바꿨는데요. 차이나 모바일은 중국 번호가 부여돼요. 50기가를 신청했는데 중국에 가면 그걸로 가족과 공유해서 실컷 쓰고 와요. 기차에서도 아이들이 데이터를 이용해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냈어요. 또한 홍콩의 차이나 모바일로 로밍을 하면 좀 비싸긴 하지만 중국에서 막히는 특정 사이트들, 예를 들면 네이버 등에 접속이 가능해요. 중국에서 칩을 사서 이용하면 중국의 사이트만 이용할 수 있는 단점이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남광우 씨에게 깊이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