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장례를 치른 송황제, 그리고 송웡토이역 오늘 칼럼은 질문으로 시작해 볼까 한다. 홍콩의 지하철에서 가장 긴 노선은 무엇일까? 56km를 연결하며 모두 27개의 역을 관통한다. 정답은? 바로 튄마(Tuen Ma)선이다. 서부 지역 끝자락의 튄문(또는 튠문)에서부터 동부 외곽 마온산을 거쳐 우카샤이까지 연결되는 긴 코스다. 이중 중심지인 이스트 침사추이를 지나 토카완역과 카이탁역 사이에 송웡토이(宋皇臺, Song Wong Toi)역이 위치해 있다. 한자식 발음은 송황대로서 송나라 황제와의 사연이 깃들어 있다. 오늘...
케네디타운에서 코스웨이베이까지 연결된 해안 공원 홍콩섬 북부 케네디타운에서 코스웨이베이까지 해안 공원이 연결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케네디타운은 홍콩섬 지하철 서부 지역 출발지이자 종착역으로, 필자가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다. 바닷가 바로 옆에 괜찮은 식당과 카페들이 들어서 있기 때문이다. 이 중 내가 즐겨 가는 식당은 피쉬앤칙스(Fish and Chicks)라는 곳으로 피쉬앤칩스와 통닭 요리가 유명하다. 여기서 식사와 곁들여 맥주 한두 잔 마신 후 시원한 바다 바람과 함께 종종 집까지 최대한 걸을 수 있을 만큼 걷는다. ...
한국에서는 한여름만 되면 전력난에 시달린다. 전기세도 만만치 않아 하루종일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기란 쉽지 않다. 필자는 홍콩 학생들에게 한국의 에어컨은 엄마의 허락없이 손 댈 수 없는 물건이라고 얘기한다. 이에 비해 홍콩은 빽빽한 고층 아파트에서 방방마다 틀어대는 에어컨에도 전력난이란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부족함이 없는 물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홍콩의 전기와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천연가스의 비중이 가장 큰 홍콩의 에너지 산업 2020년 기준, 홍콩의 에너지 비중은 천연 가스 48%,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 28%...
술보다 가정이 우선인 홍콩 사람들 오래 전 우리 학원에 중국어를 배우러 저녁반을 다녔던 직장인이 있었다. 미혼 남자로 홍콩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었다. 그는 다국적 회사 직원으로 한국인이라고는 자기 혼자였다고 한다. 한번은 수업 시간에 이런 애로 사항을 털어 놓은 적이 있다. “한국처럼 퇴근 후 동료들에게 간단히 술 한잔 하자고 하면 다들 도망가 버려요. 집에 일찍 가야한다는 거예요. 집에서 뭔 일을 하는지 퇴근하기 무섭게 집으로 내빼네요. 홍콩 생활 재미없고 심심해요.” 여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작용하였으리라 생...
지난주에는 리펄스베이, 코스웨이베이, 에버딘, 스탠리의 영어와 중국어 지명 유래에 대해 살펴 보았다. 오늘은 어드미럴티, 셩완, 사이쿵, 란타우의 지명이 어떻게 붙게 되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자. 5. 어드미럴티 (金鐘) 홍콩섬 센트럴과 완차이 사이에 위치한 어드미럴티의 중국어 지명은 금종(광동어 발음: 깜종)이다. 그럼 영문으로 옮기면 골든벨(Golden Bell)이어야 하지만 어드미럴티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아울러 이곳에는 금으로 만든 종도 없다. 어드미럴티는 홍콩 개항 후 영국의 군용지로 사용되었다. 지금...
필자는 홍콩 학생들과의 한국어 수업 때 종종 이런 농담을 던진다. “처음 홍콩에 여행 와서 먼저 스탠리 마켓에 갔어요. 그곳 중국어 지명이 붉은 기둥(赤柱)이잖아요. ‘붉은 기둥이 어디 있어요?’라고 물었더니 다들 모른다는 거예요.할 수 없이 다음 코스인 어드미럴티로 갔죠. 한자 지명은 ‘금으로 만든 종(金鐘)’이라 행인들에게 물었어요. ‘웨어 이스 골든벨?(금으로 만든 종이 어디 있어요?). 그거 보러 왔어요.’ 그런데 모두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며 그런 건 없다는 거예요.제가 다음에 가려던 곳은 다이아몬드 힐이었는데 거긴 포...
중화권 문화에서 빼놓은 수 없는 차 차를 마시는 풍습은 홍콩의 주요 문화중 하나다. 홍콩뿐만 아니라 중화권 사람들은 예로부터 차를 즐겨 마셨다. 이들이 차를 즐기기 시작한 역사는 중국 고대 신화에 등장하는 삼황오제 중 삼황의 한 명인 신농의 이야기에도 등장한다. 신농씨가 최초로 차를 발견한 이후 중국인들은 2000년 전 이미 차를 사고팔았다. 중국의 차는 중화권을 벗어나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유럽 에도 수출되면서 중국의 차는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불어 와 스페인어로 차를 ‘떼’라고 ...
홍콩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최고조에 달해 있다. 감염자 수치가 꺾이기는 커녕 매일 새로운 기록을 갱신해 가고 있다. (3월초 집필 시기) 백신을 맞지 않은 노년층에서 사망자 수도 증가 중이다. 이로 인해 홍콩의 장례식장 또한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우리 교민들 중에는 홍콩 지인 가족의 부고를 듣고 적절한 예의를 표해야 하는 상황도 있을 것 같다. 이에 오늘은 홍콩의 장례 문화에 대해 소개한다. 홍콩 장례식의 절차 홍콩 사람들의 장례는 일반적으로 장례장에서 거행된다. 예전에는 가정에서 상을 치르기도 했...
홍콩에서 10달러를 쓰면 1달러는 리카싱의 주머니에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홍콩 재벌 리카싱 제국은 그만큼 사회 곳곳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요식업에 있어서만은 이에 필적할 만한 그룹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맥심 그룹이다. 맥심그룹 산하의 주요 요식업체들 홍콩 요식업의 거인 맥심 그룹의 역사 맥심 그룹은 광동 타이샨 출신의 우슌더와 우쟌더 형제가1956년에 설립하였다. 홍콩 최대 규모의 요식업체로 영업 이익이 55억 홍콩달러에 달하며 약 1만2천 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810개의 분점...
도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벽처럼 지은 웨이촌 신계 지역을 방문하면 독특한 주택 양식으로 이루어진 마을 몇 곳을 지나게 된다. 집의 담벼락이 마치 작은 성처럼 둘러쌓여 있는 집들이다. 이것은 ‘웨이촌’(圍村, 광동어 발음 ‘와이췬’)이라 불리우는 가옥 형태로, 외부인의 침입을 막고 씨족 문화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웨이촌은 ‘둘러싸여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웨이촌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면 한반도의 고려 시대와 동시대인 남송 말기와 연결된다. ...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대통령 선거와 홍콩 행정장관 선거 다음 달이면 한국의 5년을 이끌어 갈 21대 대통령이 탄생한다. 홍콩 역시 5년마다 선출되는 행정장관 선거가 3월에 예정되어 있었지만, 현재의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5월 8일로 연기됐다. 한국은 직접 선거지만 홍콩은 선거인단에 의해 선출되는 간접 선거다. 홍콩에서는 영국이 통치를 시작한 1843년부터 중국에 반환된1997년까지 총 28대의 총독들이 거쳐갔다. 1997년 이후에는 초대 행정장관 퉁치화(1997-2005)를 필두로 도날드 창(200...
전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 엔진인 구글에서는 매년 한해를 정리하며 국가별 검색어 Top 10을 공개한다. 이를 통해 1년간 각국에서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았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필자는 1년 전에도 ‘2020년 구글 홍콩 검색어 1~10위’ 칼럼을 통해 그해 홍콩 사람들의 관심사를 소개한 적이 있다. 당시의 기록을 살펴보면 1위는 ‘미국 대선’이었고, 코로나바이러스가 터지면서 10위권 안에 관련 검색어가 3개나 올라 있었다. 즉, ‘코로나바이러스’, ‘마스크’, ‘줌’이 나란히 4, 5, 6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 관련...
중화권의 설 축제 기간은 음력 1월 1일부터 14일까지다. 그래서 홍콩의 슈퍼마켓을 가면 지금도 설 음식, 선물들이 가득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중국어에는 ‘시에인(諧音)’이라는 것이 있다. 글자는 서로 다르지만 발음이 비슷하거나 같은 한자들을 말한다.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사람들의 문화에는 이런 시에인 현상이 매우 깊숙히 침투되어 있어 중요하게 여겨진다. 오늘 소개하는 설 음식들도 이런 시에인 현상과 관계가 있다. 즉, 좋은 의미를 갖는 단어와 발음이 같기에 사람들이 찾는 음식들이다. 1. 생선 (魚) ...
코로나 상황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해외 여행은 커녕 한국에 한 번 다녀 오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의 허전하고 답답한 마음을 홍콩내에서 해소해야 한다. 현지인들과 우리 교민들이 주말 여행으로 자주 방문하는 곳중에는 홍콩의 아름다운 섬들이 있다. 그중 라마섬과 쳥차우섬이 홍콩 섬 여행의 쌍두마차라 불리울 만하다. 우리 교민들이야 홍콩에 거주하면서 두 곳 모두 가 볼 수 있다지만 홍콩을 방문한 지인이 시간 관계상 한 곳만 방문하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어디를 권하겠는가. 한국어 수업을 하며 홍콩인들에게...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최대의 명절인 춘절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설 전후 3일을 쉬는 한국과 달리 홍콩은 설날부터 3일간을 공휴일로 지정해 놓았다. 홍콩의 설인 춘절에는 이와 관련된 여러가지 전통 풍습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키워드로 읽는 홍콩의 춘절을 준비하였다. (중국어 발음은 표준 중국어인 푸통화로 표기함) 1. 대청소 – 大掃除 (따사오추) 음력 12월 28일이 되면 집집마다 대청소를 한다. 한 해가 끝나면서 사람들은 집안을 말끔하게 청소하여 깨끗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새해를 맞이하려 한다. ...
맛있는 음식과 좋은 식당을 평가할 때 종종 등장하는 이름이 있다. 소위 ‘미슐랭’이라고 하여 이 평가 기관에서 인정받은 맛집의 요리는 최고로 여겨진다. 하지만, 사람들의 입맛은 모두 다르다. 나에게 맛있는 음식이라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최고는 아니다. 사실 미슐랭이 뭐 별거인가. 내 입맛에 딱 맞는다면 그 음식이 나의 미슐랭 아니겠는가. 그리고 큰 돈을 주지 않고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필자의 100홍콩달러짜리 미슐랭을 소개한다. 나의 입맛에 최적화되어 있고 비싸지 않아 ...
홍콩 광고의 70%를 독식한 미러와 에러 올 한해 한국의 BTS와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열풍을 일으키는 동안 홍콩에서는 한 보이 그룹이 이에 버금가는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필자가 이전 칼럼에서 소개한 바 있는 ‘미러’다. 이들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결성된 12인 남성 그룹이다. 올해 홍콩에서는 ‘미러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이들은 큰 인기와 명성을 누렸다. 예능 그룹 ‘에러’와 함께 2021년 약 150개의 광고를 찍었다고 전해진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지난주 칼럼에서 홍콩에서의 특별한 명절인 동지를 소개하였다. 오늘은 홍콩의 전통 음식인 푼초이에 대해 쓰려고 한다. 사실 동지와 푼초이는 관계가 깊은 편이다. 홍콩 사람들이 동지에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가 푼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21일인 동지를 맞이하여 홍콩 곳곳에는 푼초이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다. 홍콩 웨이촌의 전통 음식 푼초이 푼초이는 광동어 발음이며 푸통화로는 ‘펀차이’라 부른다. 한자로 쓰면 ‘盆菜’인데 ‘盆’은 대야나 동이를 말한다. 즉, 커다란 그릇에 여러 종류의 음식을 담아 ...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는 동짓날 오는 12월 22일은 동지이다. 비록 공휴일은 아니지만 홍콩에서 동지는 큰 명절 중 하나이다. 이날은 모두들 일찍 퇴근한 후 온 가족이 한데 모여 식사를 하는데, 이를 ‘쭈오똥(做冬)’이라고 한다. 많은 중국 식당들은 동짓날을 앞두고 일찌감치 예약이 꽉 들어차곤 한다. 홍콩섬, 구룡, 신계의 각 가정마다 동지를 지내는 고유의 방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식사의 풍성함은 결코 설날에 뒤지지 않는다. 전통 음식 외에도 여러 요리를 커다란 그릇에 담아 먹는 펀차이와 훠궈 등도 환영...
홍콩의 시계도 점점 겨울을 향해 다가가고 있다. 홍콩의 겨울하면 떠오르는것이 뭐가 있을까? 무엇보다도 생각나는 음식들이 몇 가지 있는데 훠궈와 광동식 탕, 그리고 뽀자이판이다. 훠궈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음식이고 여러 재료를 넣어 끓이는 광동식 탕도 홍콩의 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뽀자이판(煲仔飯)은 상대적으로 생소할 수 있다. 뽀자이판은 쉽게 말해 홍콩식 돌솥비빔밥이다. 중국 식당에 가서 메뉴판에 ‘煲’자를 보게 된다면 돌솥에 담겨져 나오는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홍콩의 뽀자이판이 한국의 돌솥비빔밥과 ...
많은 사람들의 관심속에 개봉한 영화 – ‘매염방’ 최근 홍콩에서는 화제의 영화가 개봉되어 많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가수이자 배우인 매염방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든 ‘매염방(梅艶芳, ANITA)이다. 이 영화는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일으켰다. 급기야 개봉이 임박하여 영화 ‘매염방’에 대한 언론의 기사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왔다. 주인공 역의 신인 배우에 관한 얘기부터 영화에 대한 아쉬움과 비판, 그리고 매염방을 추억하는 기사에 이르기까지.. 이는 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리하여 이 영...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