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영국 식민지 기간인 1842-1997년 동안 28대에 걸쳐 영국에서 파견된 총독들이 홍콩을 통치하였다. 이들은 모두 홍콩을 떠났고 대부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지만 많은 총독들은 이곳에 자신의 이름을 남겨 놓았다. 주로 도로명과 지역명에 말이다. 오늘은 이중 주요 인물들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1. 구룡 반도를 점령한 로빈슨 총독 (Sir Hercules Robinson, 재임 기간1859-1865) 제 1차 아편전쟁 이후 1842년에 체결된 남경조약에서 홍콩섬이 영국의 통치령으로 넘어간다. 그 후 약 ...
오늘은 납량 특집 2탄으로 홍콩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재벌 납치 사건들을 다뤄 보겠다. 여기서 소개하는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홍콩 범죄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닌, 모두가 실화임을 밝혀 둔다. 현재까지 실종 상태인 차이나켐 창업주 테디 왕 테디 왕은 1934년 샹하이에서 태어나 1948년 홍콩으로 이주해 온 기업인으로 차이나켐 그룹(Chinachem Group)의 창업주이다. 그는 생전에 두 차례나 납치를 당했다. 1983년 4월, 괴한들에게 끌려가 몸값으로 미화 1억 1천만을 건넨 것이 첫번째 납치되었을...
여름의 한복판에서 홍콩 도시 전체가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다. 이 무더위를 잊게 해 줄 만한 것이 뭐가 있을까? 그 여러 가지 중에서 필자는 ‘납량 특집’이 생각난다. 그리고 ‘납량 특집’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전설의 고향 아니겠는가. 그럼 우리가 발을 붙이고 있는 홍콩에는 어떤 전설들이 있을까. 오늘 이야기는 홍콩판 전설의 고향이다. 이곳의 유명한 이야기들을 모아 소개해 보겠다. 샤틴의 사자산 야외 공원의 홍무이(紅梅) 계곡 위에는 엄마가 아이를 업고 있는 형상을 한, 높이 15미터 정...
홍콩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1894년으로 거슬러 가서 주위를 둘러본다면 도시는 어둡고 암울하며 겁에 질린 모습의 사람들이 시야에 들어올 것이다. 사망율 93%라는 치명적 전염병이 홍콩 땅을 휩슬던 시기였다. 마스크도 없던 그때,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치사율 93%의 치명적 전염병 우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자. 1874년부터 1894년까지 20년 동안 홍콩 인구는 3배로 팽창하였다. 내부적으로는 인구밀도가 급증하고 외부적으로는 중국으로부터 인구의 유입도 크게 이루어지다 보니 홍콩...
대한민국 통계청에 기록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성씨 분포는 총 498개이다. 이중 2015년 기준 한국의 최대 성씨는 김(金) 씨로 전체 인구 4970만 명 중 1068만명이다. 무려 21.4%을 차지하고 있으니 한국 사람 다섯 명 중 한 명은 김 씨인 셈이다. 그 뒤를 이어 이(李) 씨가 14.7%, 박(朴) 씨가 8.4%이다. 소위 말하는 한국의 주요 성씨 김, 이, 박이 무려 44.5%에 달해 전체 인구의 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한국에서 주요 성씨의 편중 현상이 심한 것 같다.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다시 실내 활동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답답하지만 바깥의 세계가 안전해질 때까지 우리는 다시 가정에서 영화, 드라마, 유튜브 시청이나 개인 취미 활동을 하면서 보내야 한다. 필자는 이번 주말에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던 중 얼마 전 읽었던 한국의 영화 관련 기사가 하나 떠올랐다. 한국의 역대 상영 영화 중 흥행 1위에 올라있는 명량의 후속편이 곧 촬영에 들어간다는 뉴스였다. 이번에 제작되는 2편의 제목은 한산인데 이순신 장군의 한산 대첩을 다룬 내용이다. 그리고 마지막...
차찬팅과 길거리 음식에 이어 오늘은 현지 음식 문화 체험하기 시리즈의 마지막인 디저트편을 준비하였다. 홍콩에는 다양한 음식만큼이나 디저트들의 종류 또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현지의 전통 디저트는 통수이(糖水)라고 하는데 따뜻하거나 차가운 탕 안에 여러가지 다양한 원료를 넣어 만든 것이다. 통수이는 광동, 광서, 홍콩, 대만, 마카오, 해남도 등 남중국에서 오랫동안 전해내려 온 전통 디저트이다. 이들 지역은 덥고 습하기 때문에 통수이는 더위를 식혀주거나 몸의 습도를 낮추기 위한 식음료로 식사 후, 혹은 야식으로 ...
떡볶이, 김밥, 순대, 어묵. 필자가 꼽는 한국 분식 판타스틱 4이다. 한국의 국가대표 분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 여기에 필적할 홍콩의 대표들 나오라고 하면 누가 손을 들까?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 보면 이에 대한 목록들을 찾아볼 수 있다. 필자는 차별화를 위해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는 길거리 음식’을 소제목으로 하여 선정, 소개하고자 한다. 이들 중 한국 사람들에게도 친숙하여 설명이 필요 없는 에그타르트와 지난주에 소개한 파인애플 번은 제외하겠다. 1. 길거리 음식의 쌍두마차 – 계란 와플과 카레 어묵 ...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호전되면서 사람들의 모임과 외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오늘부터 3회 연속 시리즈 현지 음식 문화 체험하기를 연재한다. 오늘은 첫 회로 홍콩 음식 문화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차찬팅(茶餐廳)을 소개한다. 차찬팅의 역사와 특징 차찬팅은 음료인 ‘차(茶)’와 식당을 의미하는 ‘찬팅(餐廳)’이 결합된 단어이니 말 그대로 차를 마시며 식사를 즐기는 곳이다. 홍콩 사람들이 저렴하고 손쉽게 이용하는 대중 식당이다. 출근길에는 죽, 면, 토스트나 샌드위치 등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점심...
홍콩에서 종교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많을까? 통계에 따르면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이 4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신앙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은 것 같다. 오늘은 홍콩의 종교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불교와 도교 (27%) 홍콩 정부의 통계 수치를 보면 가장 많은 신도를 갖고 있는 종교는 불교와 도교이다. 두 종교가 홍콩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7%이다. 우선 홍콩의 불교신자는 백만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불교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 다시 ...
일요일 오전 카우룬 베이의 한 강의실. 많은 이들이 늦잠을 즐기고 있는 휴일 황금 시간에 성인 남녀들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삼삼오오 교실로 들어온다. 이중에는 4년동안 제일 먼저 와서 다정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60대 노부부도 있다. 이윽고10시가 되면 필자가 진행하는 한국어 고급반 수업이 시작되며 교실은 세 시간 동안 학생들의 진지함과 열정으로 채워진다. 필자가 10년간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HKU SPACE의 한 교실 분위기를 소개해 보았다. HKU SPACE는 ‘HKU School of Professio...
오늘은 제니 씨가 한국 회사에 첫 출근하는 날이다. 홍콩에서는 으레 빵을 사들고 사무실에서 아침을 먹었지만 한국의 문화는 다르다고 들었다. 회사에 도착하니 안에서 식사하는 사람을 볼 수 없었다. 제니 씨는 일찍 일어나 집에서 먹고 오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점심 시간에 제니 씨의 환영회 겸 회식으로 같은 팀 직원들은 식사를 하러 갔다. 오늘은 한국에서 제일 더운 날 중 하나인 중복이었다. 날씨가 뜨거워 시원한게 먹고 싶었던 제니 씨는 모두가 주문한 음식을 보고 기겁을 했다. 휴대전화에는 현재 기온 33도를 찍고 있...
지난 토요일 오후, 필자는 홍콩수요저널 독자들을 위해 여행을 다녀 왔다. 교민들이 가 보지 못한 곳을 소개하고 싶어서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윈롱(Yuen Long)이다. 이곳은 신계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윈롱은 한자로 ‘元朗(원랑)’인데 원래 지명 이름은 ‘圓蓢(원랑)’으로 ‘비옥한 토지’라는 뜻이다. 이곳을 여행지로 소개하려는 이유는 일단 가 볼 만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둘째는 홍콩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나름 여행가는 맛도 느낄 수 있다. 윈롱의 낯선 환경은 우리에게 다소 색다른 홍콩의 모습을 선사한다. 지...
빅토리아 피크, 침사추이, 스탠리 마켓, 리펄스 베이, 오션파크, 디즈니랜드, 옹핑 케이블.. 홍콩의 명소하면 으레 떠오르는 곳들이다. 이들은 홍콩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안내 책자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그래서 다소 식상한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홍콩에 이런 명소가 전부는 아니다. 우리가 잘 모르는 의미있는 곳들도 있으니 이중 일부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타임즈 선정 아시아 체험 추천지 - 신광씨위엔(新光戱院) (홍콩섬, 노스 포인트) 신광씨위엔은 미국 타임즈에서 선정한 ‘아시아 체험을...
여러분의 생활 공간인 홍콩의 아파트와 지하철, 빌딩들이 예전에 바다를 메워 육지가 된 곳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백만불짜리 야경’, ‘미식의 천국’, ‘쇼핑의 천국’, ‘아시아의 금융 중심’ 등일 것이다. 여기에 필자는 ‘바다를 깔고 앉은 도시’라는 새로운 칭호를 하나 더 붙여주고 싶다. 1800년대부터 급증하는 인구 및 도시 개발의 필요성에 의해 홍콩 정부는 일찌감치 간척 사업에 눈을 돌렸다. 그리하여 1842년 시작된 일련의 대형 프로젝트들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으로 홍콩의 지도를 바꿔나...
“그동안 일본 드라마가 인기 있었는데 한국 거는 처음 봤어. 한국 배우들이 잘생기고 예쁜줄 몰랐네.” 1995년 대만에 어학연수를 갔을 때 필자가 들은 말이다. 현지에서는 얼마전 한국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방영됐었다. 장동건, 손지창, 이종원, 심은하 등 당시 청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여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다. 이 노래의 주제곡도 인기가 있어서 한 대만 여학생은 내게 한국가면 노래 테잎을 보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것이 필자가 접한 최초의 한류였다. 그리고 취업 후 2000년대 초반 홍콩을 출장...
1800년대 말부터 홍콩섬의 셩완은 중화권 사람들의 정치, 경제 중심지였다. 이곳에는 청나라 때 세워져 지금까지 홍콩 사람들을 위해 150년 동안 봉사해 온 최초의 병원이 위치해 있다. 바로 1870년에 지어진 동화병원(東華醫院)이다. ‘동화’는 ‘광동의 중국인’이라는 뜻이다. 이 역사적 의미를 지닌 병원은 단지 사람들을 치료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지 않고 자선 사업 및 학교 설립의 세가지 큰 축으로 홍콩 사회에 막대한 기여를 해왔다. 셩완의 동화병원은 1934년 증축되어 2009년에는 1급 역사 건축물로 등재되었다. ...
최근 필자는 6년전 ‘미생’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를 한 편 보게 되었다. 얼마전 종영된 ‘이태원 클라쓰’이다. 드라마 주제곡 ‘시작’이라는 노래가 너무 좋았고 드라마의 주요 장면을 담은 뮤직 비디오가 나의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홍콩에서도 꽤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 내용은 이렇다. 주인공 박새로이(박서준 분)가 자신의 부친을 죽인 요식업 재벌 아들과 이 사건을 덮어버린 그의 아버지에 복수하기 위해 같은 요식업 기업으로 성장하여 성공 신화를 쓴다는 줄거리이다. 여기서 박새로이는 올바른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지루한 방역 생활이 몇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언제 끝날지 누구도 정확히 대답해 줄 수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답답하게 한다. 직장인들은 재택 근무,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으로 모두가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며 주부들은 코로나가 아니라 식구들 때문에 죽겠다고 아우성이다. 야후 홍콩은 최근 3개월 동안 방역 관련 검색어 순위를 공개하여 홍콩 사람들이 요즘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가늠케 했다. 마스크 사기, 한국 드라마 시청, 요가가 3대 키워드로 선정되었다. 그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자. ...
홍콩 사람들이 보통 사용하는 중국어는 현지 언어인 광동어와 표준어인 푸통화(만다린)이다. 중국어를 잘 모르는 교민들도 홍콩에서 오래 살다 보면 이 사람이 광동어로 말하는지, 아니면 푸통화로 말하는지 정도는 대충 구분을 해내는 것 같다. 그런데, 길가나 상점 혹은 식당등에서 간혹 이 외에 다른 중국어가 들릴 때가 있다. 언어를 업으로 하는 필자의 경우 이런 생소한 언어가 유독 민감하게 들린다. 여러분은 홍콩에서 광동어, 푸통화 말고 다른 중국어도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것을 언급하기에 앞서 중국의 대...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