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의 교육 현장에서 애쓰는 한인 교육가들의 생생한 소리를 듣고자 기획 시리즈를 마련하였다. 첫 시간으로 홍콩 최대의 한국어 교육 기관인 HKU SPACE 한국어 프로그램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오은경 선생을 만나 보았다.
1956년에 설립되었는데, 그때는 홍콩대학교 내에 소속되어 있었어요. 그러다 1992년에 이름을 HKU SPACE(HKU of Professional and Continuing Education)으로 바꾸게 되었죠. 한국어 과정은 재패니스 앤 아더 오리엔탈 랭귀지(Japanese and Other Oriental Language)였어요. 이후 한국어 프로그램이 성장하면서면서 한때는 한국어 과정이 더 컸던 적도 있었어요. 이 때문에 이제는 오리엔탈 스터디즈(Oriental Studies)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캠퍼스의 경우 HKU SPACE는 총 13곳에서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그중 한국어 과정은 주로 여섯 곳을 이용하고 있어요. 정부의 수업료 보조 제도인 CEF 승인 교육 프로그램은 HKU SPACE에서의 수업이 홍콩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니 꽤 큰 규모라 할 수 있겠네요.
2006년 당시 대학원 재학 중이었는데요. 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면접은 2007년 초 홍콩에 와서 봤어요. 운이 좋았죠. 제가 한국어 교육 전공자로는 처음 홍콩 기관에 입사한 케이스였거든요. 그만큼 한국어 교육 전공자가 드물던 때였어요.
한국 동료를 처음 만난 상사나 직원들은 저를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줬어요. 많은 도움을 받았죠.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구요. 큰 기관에서 일하는지라 문제가 생기면 신문에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관리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어요.
사실 저희가 하는 일 자체가 보람이라고 생각해요. 선생이기도 하고 또 우리나라 언어와 문화를 알리니까요. 홍콩 선생님들의 경우 큰 기관에서 한국어 가르치는 기회를 잡기가 쉽지 않은데, 그런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아요.
교육 현장에서는 열정적인 학생들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시험이나 수업할 때 만삭인데도 시험 보러 오는 학생들도 있고, 출장을 갔다가 캐리어를 갖고 교실에 오는 등 학생들의 열정이 전달되는 장면들이 많았어요.
가장 기억나는 일로는 2017년 처음 열린 총영사배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꼽을 수 있어요. 그때가 첫 대회였는데, 1, 2, 3등 모두 우리 기관 한국어 과정 학생들이 뽑혔거든요.
2007년부터 증서 과정이 시작되었는데요. 10년쯤 지난 2014~2016년이 절정기였고 연간 5천 명이 넘었습니다. 비결로는 센터의 위치를 들 수 있습니다. 어드미럴티, 코스웨이베이, 카우룬베이 등 타 학교들에 비해 센터가 많고, 지하철역 근거리에 센터가 위치한다는 게 큰 강점이죠.
또한 저희가 성장하게 된 타이밍이 교재 선정과 관계가 있었던 거 같아요. 당시 홍콩 교육 기관들은 한국의 정규 과정 교재, 특히 좀 오래된 걸 쓰는 곳이 많았어요. 저희는 그때 과감하게 막 출시된 액티브 코리언(Active Korean)으로 바꿨죠. 서울대학교에서 야간 과정 위에서 나온 컴팩트한 교재였어요.
전반적으로 한국어 학습자 수는 증가 추세인 것 같아요. 우리 학교는 이미 정점을 찍었고, 향후 마냥 장밋빛으로 생각하지는 않아요. AI 때문에 언어 수업은 어려움이 예상되고요. 대신 HKU SPACE 같은 대학 기관은 수업의 질적인 면에 학생들이 믿고 기대하기에 온다고 생각해요. 증서를 받을 수 있고 고급 과정은 많지 않아 이런 부분의 중요성은 유지되리라 봅니다. 연세대 한국어학당과의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구요.
한편 한국어를 채택하는 현지 중학교 시장이 커지고 있어요. 문화에 대한 관심도 어학이랑 상관없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원자의 이력이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는가가 중요해요. 그런 길을 걸어 왔는지를 보는데, 아르바이트나 투잡의 개념으로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어렵거든요.
학생을 좋아하고 위기 관리 능력도 갖추어야 하는 덕목이에요.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 주고 따뜻한 분을 선호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분들은 어학 실력이 필수예요. 기본적으로 학생들이랑 소통이 잘 돼야 하기 때문인데요. 특히 광동어 잘하는 선생님 매우 귀하니 어학 공부에도 많은 공을 들였으면 좋겠네요.
인터뷰에 응해 주신 오은경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