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우리교회가 있는 침사추이는,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여러 나라서 온 관광객을 비롯, 중국에서 쇼핑하기 위해 방문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해보면, 어떤 사람은 짐 없이 가볍게 다닙니다. 반대로 어떤 사람은 많은 짐을 들고 다닙니다. 여러 개 캐리어를 끌고 가는데, 모두 터질 듯 가득 짐을 담았습니다. 그 짐을 감당 못해 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사람을 보면 궁금합니다. ‘저 안에 어떤 것이 들어있을까?’ 많은 사람이 여행을 합니다. 그 중 짐을 잘 싸는 사람과 짐을 못 싸는 사람이 있...
저는 홍콩 오기 전, 제주 동쪽에 살았습니다. 성산일출봉이 유명한 곳입니다. 혹시 성산일출봉에 가 보셨나요? 아주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많은 관광객이 성산일출봉을 방문하지만, 의외로 일출봉에 깃든 아픈 역사는 모릅니다. 성산일출봉은 2차대전 때 전쟁을 위한 기지이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이 아름다운 성산일출봉을 많이 망가뜨렸습니다. 성산일출봉 입구 앞은 여러 식당이 모여 있습니다. 식당들 골목 사이로 1분 정도 가면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내려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오래된 계단은 마지막 계단이 없어져 내려가기 불...
한 나라에 가뭄이 심했습니다. 굶어 죽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혹합니다. 아들 한 명과 같이 사는 과부도, 먹을 것이 다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남은 곡식을 겨우 모아 음식을 만들어먹은 뒤에는, 굶어 죽을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에게 희망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낯선 남자가 찾아와 이렇게 요구합니다. “내가 지금 목마르고 배고프니, 물과 먹을 것을 주시오” 황당한 요구에, 여인은 대답합니다. “우리도 겨우 한 움큼 가루하고 기름 조금 있는데. 이것으로 음식 만들어 먹으...
‘허블 딥 필드’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허블 망원경이 찍은 유명한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인류의 사고 지평을 넓혀준 아주 충격적인 사진입니다. 1995년 당시 허블 망원경의 책임자였던 로버트 윌리엄스는 엉뚱한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을 허블 망원경으로 찍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허블 우주 망원경은 발사와 운용에 총 10조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었습니다. 하루 사용료가 10억원 꼴이었습니다. 그런데 관측할 가치가 있는 천체도 아니고, 아무것도 없는 깜깜한 구역을 찍자고...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 중,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기 것은 하나도 쓰지 않으려 하고, 조금의 손해도 보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대로, 타인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은 없습니다. 무조건 타인에게 자신을 맞춥니다. 양쪽 다 건강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러나 잘 관찰하면,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남에게 자신을 맞추는 사람이 더 많이, 자주 상처받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쪽이십니까?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라는 사람이 “사람을 얻는 지혜”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는 1600년...
“내가 본 미래”라는 만화가 화제입니다. ‘타츠키 료’라는 작가가 예지몽을 꾸고 난 뒤 메모했던 내용을 만화로 만들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의 사망. 다니애나비 사망 등 여러 꿈을 꾸었는데 그대로 이루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이 반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꿈 꾼 내용을 일기로 남겼기 때문입니다. 기록 날짜가 남아있기 때문에 조작을 할 수 없습니다. 꿈 꾼 일이 몇 년 뒤이긴 하지만 실제로 일어났으므로 믿을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꿈에 대지진이 일어났는데, 그것이 동일본대지진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25년 ...
홍콩은 대표적인 경제도시입니다. 은행, 환전소, 가상화폐 거래소 등 다양한 금융기관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앞을 지날 때마다 금융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돈은 무엇일까요? 돈의 본질은 ‘믿음’입니다. 금본위제도가 사라진 이후 신용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오늘날 우리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믿음’을 바탕으로 거래하고 있습니다. 은행 대출, 신용카드,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형태의 신용 시스템은 우리의 일상생활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신용 사회는 ‘믿음’을 기반으로 유지됩니다. 자본주의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를 다시 한번 흔들고 있습니다. 6월 20일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22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오랜 시간 악령이 사람들의 영혼을 빼앗아간다는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악령과 싸우는 존재는 무당입니다. 왜 무당일까요? 무당은 굿판을 벌이며 노래와 춤을 추지요. 그들의 후예가 데몬 헌터입니다. 무당이 노래와 춤을 사용하는 것처럼, 아이돌도 노래 부르고 춤 추지 않습니까? 그래서 세상을 지키는 존재가 케이팝 스타로 등장합니...
여러분은 SNS를 이용하시나요? 우리는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전문가들은 소셜 미디어의 위험성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합니다. 타인과 비교하며 우울감이 심해지거나, 개인 정보가 노출되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프로파일러와 경찰이 경고하는 내용이며, 실제로 발생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우리는 자녀의 사진이나 일상, 성장하는 모습 등을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자랑합니다. 추억으로 남기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악인은 이것을 악용합니다. 게시된 사진은 ‘다른 이름으로 저장’ 기능을 통해 저장하고 사...
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9월에 홍콩에 와서 여름 끝물을 경험했고, 본격적인 더위는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홍콩에서 처음 맞이하는 여름은 한국과 많이 다르네요. 아침부터 쏟아지는 햇살은, 피부에 닿으면 마치 살을 파고 들어오는 듯 합니다. 파고 들어온 햇살은 몸속의 수분을 빠르게 빼앗습니다.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항상 휴대하는 양산을 가방에서 꺼내 펴면, 조금이나마 더위를 식힐 수 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손에 든 작은 선풍기에서 나오는 바람조차 뜨겁습니다. 홍콩에 오래 거주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
여러분 주위에 가장 나이가 많은 어른은 몇 세이신가요? 지난 5월 24일, 홍콩우리교회에서 큰 잔치가 열렸습니다. 홍태임 권사님의 백수연(白壽宴)이었습니다. 백수연인데 왜 일백 백(百)이 아니라 흰 백(白)일까요? 백(百)에서 하나(一)를 뺀 99세 잔치이기 때문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99세 잔치를 100세보다 더 크게 한다고 합니다. 백수연을 계기로, 더 장수하실 것을 기대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정과 교회. 사회와 국가에 어른이 계심은 큰 축복입니다. 그렇다면, ’어른’이라는 말은 어디서 유래되었을까요? 찾아보니 ...
우리는 살면서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어떤 사람은 새로운 일이 주어질 때, “네” 하고 열심히 합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주어진 일마다 핑계댑니다. 그런 사람은 주어진 기회도 놓칩니다.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여러분 주위에도 혹시 그런 사람이 있지는 않습니까? 핑계의 뜻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봤습니다. “잘못한 일에 대하여 이리저리 돌려 말하는 구차한 변명” 구약성경의 창세기 3:10에 인류 첫 핑계가 등장합니다. “이르되 내가 동산에서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 내가 벗었으므로 두려워하여 숨었나이다.” ...
오래 전, 일본에서 볼펜 광고를 봤습니다. 지금도 기억 날 정도로 인상깊었습니다. ‘쿠세니나루’(クセになる)라고 크게 쓴 광고였는데요, 어감을 살려 번역해보면 ‘(벗어나지 못하는) 습관이 생기는’ 필기감이라는 말입니다. 그만큼 좋은 필기감을 주는 볼펜이라는 광고였습니다. 이 광고가 왜 인상깊었을까요? ‘쿠세’라는 말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쁜 습관’이라는 어감을 갖고 있는데, 일본 광고에 쓰는 걸 보니 꼭 그런 의미는 아니구나!라고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구든 나름의 성취를 이루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스타일...
여러분은 말을 잘 하십니까? 우리 모두는 말 할 줄 압니다. 하지만 ‘잘’ 말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말을 잘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삶 전체를 잘 살아야 합니다. 말 속에 우리의 모든 것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말만 잘 한다”는 표현이 있습니다. 겉은 그럴 듯 한데 실속은 없는 사람을 보며 하는 말입니다. 한국 문화는 말을 잘 한다고 하면 왠지 사람을 속이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런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고 하지 “선생님에게 말 많이 해”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시에, 연결된 것들은 서로 영향을 끼치며 흘러갑니다. 이것을 설명한 책이 ’판타 레이’입니다. ‘판타 레이’는 “모든 것은 흐른다”는 뜻입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처음 사용한 말입니다. 세상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노력하였습니다. 세상을 구성하는 요소를 밝히다보니, 각 요소가 서로 연결되고 흐르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판타 레이’는 세상의 여러 일들이 서로 얽히며 과학이 발전되는 과정을 기록한 책입니다. 코페르니쿠스,...
지난 4월 7일부터 넷플릭스서 방영중인 ‘대환장 기안장’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넷플릭스 전체 순위로는 16위. 비영어 프로그램 순위로는 6위. 누적 시청시간은 620만 시간입니다. 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폴, 인도네시아, 홍콩에서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홍콩서도 1위이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도 많은 분이 보셨겠지요. ‘효리네 민박’ 제작팀이 기안 84를 섭외하였습니다. 기안은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민박집을 만듭니다. 바다에 바지선을 띄우고, 그 위에 숙소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안장...
2012년 기준, 대한민국의 한 해 사망자 수는 대략 20여만 명입니다(2024년 현재 358,400명).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 원인 1등은 암입니다. 1년에 8만여 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습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로 많은 사망 원인은 무엇일까요? 자살도, 당뇨병도 아닙니다. ‘사인 불명’입니다. 사망을 했지만 원인을 모르는 경우, 의사는 ‘사인 불명’으로 기재합니다. 그러면 국가는 원인을 밝히기 위해 검시를 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인을 밝힐 필요도 없고 밝히려 하지도 않은 채 장례를 진행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
우리는 언제나 갈등 속에 살아갑니다. 그 갈등을 요약하면 이것입니다. ‘지금’ 보상을 받을 것인가? ‘나중에’ 보상을 받을 것인가? 즉, ‘지금’과 ‘나중’의 싸움입니다.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데이비드 이글먼/김승욱 역)에 나오는 내용입니다.미국에서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사람들이 집을 샀습니다. 대출받은 사람들의 80%가 변동금리였습니다. 이자가 오를 것은 ‘나중’입니다. ‘지금 당장 원한다’는 마음을 이용한 상품입니다. 그 대가는 비쌌습니다. 변동금리나 이자가 올랐습니다. ‘나중’을 생...
4월은 만우절로 시작합니다. 만우절의 유래를 찾아보니, 다양합니다. 그 중, 프랑스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가장 유명합니다. 1564년까지 사람들은 4월 1일을 새해로 여겼으나, 프랑스 국왕 샤를 9세가 공식적으로 새해 첫날을 1월 1일로 변경했습니다. 이 소식을 모르고 여전히 4월 1일에 축제를 벌인 사람들을 '4월의 물고기(poisson d'avril)'라고 부르며 조롱하던 풍습에서 만우절이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자료를 찾아보니, 유래는 각각 다르더라도 공통점이 보입니다. 그 공통점은, 중세 유럽의 달력 변경입니다. 왕이 ...
이런 동요가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 나~는~ 000 / 그 이름 아름답구나~” 서로 소개하며 친해지기 위해 불렀던 노래지만, 사실 깊이 있는 질문입니다. 모두 “당신은 누구십니까?”라는 질문에 답을 하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제 친구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썼습니다. “오십이 넘은 나는,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어떻게 살 것인가? … 떠나는 것에도 남아 있는 것에도 두려워하지 말고 하찮게 여기지도 말고. 그저 감사히, 순간순간을 진실되게 살아보자고 생각해본다” 어릴 때는 ...
우리 인생은, ‘왜?’라는 질문을 하는가 / 하지 않는가로 나뉩니다. 아이는 질문합니다. 어른은 질문하지 않습니다. 성장하는 사람은 질문합니다. 멈춰 있는 사람은 질문하지 않습니다. 개인도, 사회도 동일합니다. 그만큼 ‘왜?’라는 질문은 중요합니다. 아이는 성장하며 질문합니다. ‘왜?’의 연속입니다. “왜 사탕은 달아요?” 등,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쏟아냅니다. 부모님은 진지하게 최선을 다 해 대답을 해 주다가, 쏟아지는 질문에 지쳐갑니다. 마침내 “뭘 그런 쓸데없는 걸 물어봐?!” 라거나 “그런 건 아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