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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처럼 홍콩 생활 즐기기(2) 연중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지난 칼럼에서는 월별 행사에 따른 홍콩 생활 즐기기를 소개하였다. 오늘은 시기 구분 없이 연중 언제나 즐길 수 있는 활동을 추천한다. 1. 하이킹, 등산 홍콩은 도시 전체가 등산, 하이킹 지대로 가득하다. 홍콩섬의 경우 도심에서도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바로 등산 코스로 연결된다. 구룡은 구룡대로, 란타우는 란타우만의 매력적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실제로 우리 교민 중에도 주말이면 인근이나 주요 명산을 찾아 산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홍콩의 대표적 4대 하이킹 코스인 4 트레일(Four Trail), 즉 맥리호 트레일, 윌슨 트레일, 홍콩 트레일, 그리고 란타우 트레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의미 있다. 2. 바닷가 공원 – 산책, 달리기, 자전거 나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산책이나 달리기는 홍콩 생활의 축복이라고 말이다. 특히 내가 살고 있는 노스포인트 일대의 해변 공원에는 빅토리아 하버의 아름다운 야경이 펼쳐져 있다. 달리기나 산책을 할 때마다 늘 감사한 마음이다. 홍콩에는 바다 주변 공원들이 산재해 있다. 정부가 많을 공을 들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할 정도로 곳곳이 잘 꾸며져 있다. 설령 해변에 살지 않더라고 조금만 외곽으로 가면 바다와 접할 수 있다. 3. 태극권 아침이나 저녁 때 공원에 가면 태극권 하는 현지인들을 종종 목격한다. 태극권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는 체육 활동이다. 균형 감각 향상 및 낙상을 예방한다. 특히 노년기가 되면 낙상에 의한 사고가 많은데, 태극권으로 이러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관절염 통증 완화, 심혈관 건강 및 대사 개선, 유산소 및 근력 운동 효과 같은 신체 능력 강화뿐만 아니라 불면증 완화, 스트레스 및 우울증 감소와 같은 정신 건강에도 이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외국어 배우기 홍콩에서 통용되는 정부 지정 공식 언어는 광동어, 보통화, 영어이다. 최근 현지인들의 추세는 보통화 능력 강화이다. 홍콩의 중국 반환 후 대륙과 밀착되며 비즈니스, 서비스업의 필요성에 의해 보통화의 중요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홍콩에 거주하는 동안 보통화든 광동어든 영어든 외국어 실력을 향상시켜 보자. AI 시대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대면 접촉을 통한 의사소통을 선호하여 어학원을 찾고 있다. 5. 경마 관람 홍콩의 주요 스포츠로 경마 관람을 꼽을 수 있다. 현지인들의 경마 관람 및 배팅은 익숙한 홍콩의 주말 풍경 중 하나이다. 마크 식스(로또)는 당첨 확률이 현저히 낮지만, 거액이 아니더라도 경마를 통해 당첨금을 획득하는 것은 소소한 기쁨을 안겨다 준다. 특히 해피밸리에서 주중에 펼쳐지는 야간 경마 경기에서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6. 마작 우리 학원 한국어반의 홍콩인 장자미 씨는 종종 가족들과 마작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중국어반을 함께 다니는 한국 교민 두 명도 친구들과 정기 마작 모임을 갖고 있다. 마작은 이렇게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두뇌 스포츠이다. 마작이 도박의 성격을 띄기도 하지만, 돈을 걸지 않고도 재미있고 건전한 오락거리가 된다. 관심이 있다면 주변의 현지인에게 배워 함께 즐기며 우정을 쌓아 보자. 7. 박물관 투어 홍콩에는 몇 개의 박물관이 있을까? 2025년 의회 자료에 따르면 약 104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44%가 공공 박물관이다. 미술관을 포함하여, 역사, 과학, 우주, 유산(헤리티지) 등이 주요 박물관이다. 이 외에 해양, 철도, 의학 박물관도 가 볼만 하다. 요 몇 년 사이 서구룡에 나란히 자리잡은 엠 플러스와 고궁 박물관까지 더해져 선택의 폭을 넓혔다. 박물관 투어는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 더운 여름에 적합한 문화 활동이다. 8. 중앙 도서관 방문 아이들이 어린 가정이라면 주말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코스웨이베이의 중앙 도서관 나들이를 해 보자. 독서하는 가정의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면 도서관 방문은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한국어 서적은 찾기 힘들지만 아이들은 영어책을 보고, 부모는 집에 있는 책을 챙겨 가 열람실에서 읽으면 된다. 중앙도서관에는 실내 놀이터도 잘 꾸며져 있다. 학생이나 성인들이 책을 읽는 열람실에서는 주변 빅토리아 공원과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9. 섬 여행 홍콩인들의 주요 국내 여행으로 섬 투어를 꼽을 수 있다. 홍콩인들이 대거 거주하는 란타우 섬과 홍콩섬 외에 여행지로는 라마(Lamma Island 南丫島), 청차우(Cheung Chau 長洲), 펭차우(Peng Chau 坪洲), 똥핑차우(Tung Ping Chau 東坪洲), 샤프 아일랜드(Sharp Island 橋咀洲), 동롱차우(Tung Lung Chau 東龍洲) 등은 홍콩에 거주하며 한 번 정도는 가 볼만 하다. 10. 요트 파티, 트램 파티 값비싼 요트를 소유하긴 어렵지만 임대하여 하루 몇 시간 주인이 되 보는 것은 가능하다. 지인들과 십시일반 돈을 모아 무더운 홍콩의 여름에 정면 도전해 보는 것이다. 트램 역시 공공의 교통 수단이지만 시간제 임대의 방법이 열려 있다. 특히 회사나 동호회의 회식 모임으로 적합하다. 11. 고속철을 이용한 중국 여행 이제 서구룡의 기차역에서 출발하는 고속철은 중국의 웬만한 여행지나 도시들과 연결된다. 홍콩 생활이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가까운 곳으로 기차에 몸을 실어 떠날 수 있다. 선전도 좋지만 거리와 시야를 넓혀 중국 내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자. 눈과 입을 즐겁게 해 줄 볼거리, 먹거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현지인처럼 홍콩 생활 즐기기(1) 시기별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홍콩에 살며 현지인처럼 이곳 생활을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2주에 걸쳐 소개하려 한다. 우리 교민들의 풍성한 홍콩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로 준비해 보았다. 1월: 새해 - 불꽃놀이 즐기기 새해가 되면 아름다운 빅토리아 하버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아울러 도시 전체는 곧 다가올 연중 최고의 명절 설 분위기를 연출한다. 2월: 설, 원소절, 스탠다드 차터드 마라톤 홍콩의 설 기간에는 즐길거리가 풍성하다. 빅토리아 공원 등 곳곳에서 꽃 시장이 열리고 침사추이에서는 화려한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와 드론 쇼도 놓치기 아깝다. 음력 1월 15일 원소절은 우리나라의 정월대보름에 해당된다. 홍콩인들은 이날 가족들과 탕위엔(汤圆, 광동어 ‘통윈’)을 먹는다. 말랑한 떡 안에 참깨 등 소가 들어가 있는데 물에 끓여 먹는다. 홍콩 슈퍼마켓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요리 방법도 간단하니 가정에서 시도해 볼 만하다. 그리고 홍콩 최고의 스포츠 행사 중 하나인 스탠다드 차터드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운이 좋다면 주윤발을 볼 수도 있다. 3월: 아트 바젤, 꽃 전시회 홍콩의 3월은 예술 축제 기간이다. 홍콩은 한때 ‘문화의 사막’이라고 불렸던 바, 정부는 문화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3월에 열리는 아트 바젤 홍콩은 세계 3대 아트 페어 중 하나이 며 우리 교민들의 관심과 참여도도 높다. 지금은 아시아 최대의 미술품 시장으로 자리잡았다. 빅토리아 파크를 형형색색의 꽃들로 물들이는 ‘홍콩 플라워 쇼’도 홍콩 살며 한 번쯤은 다녀갈 것을 추천한다. 포토 스팟으로 가득하다. 4월: 홍콩 세븐스, 송크란 축제 케세이 퍼시픽에서 주관하는 7인 럭비 대회 홍콩 세븐스는 홍콩의 국제적 스포츠 행사로, 매년 3~4월에 개최된다. 코스웨이베이 종합 경기장에서 열리던 대회가 작년부터 새로 문을 연 카이탁 스타디움으로 자리를 옮겼다. 세계 각국의 고유 의상을 입고 응원석을 메우는 관람객의 모습을 보는 것도 흥미를 돋운다. 송크란은 원래 태국의 전통 축제다. 매년 4월이면 카우룬시티의 태국촌에서도 송크란 행사가 열린다. 참가자들은 서로 물을 뿌려대며 유쾌한 시간을 보내는 한편, 다양한 먹거리도 즐거움을 더한다. 5월 – 청차우 빵 축제 청차우 빵 축제(Cheung Chau Bun Festival)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빵으로 만든 피라미드 산에 참가자들이 앞다퉈 올라가 경연을 펼치는 모습이다. 홍콩의 가장 대표적인 지역 축제라 할 수 있다. 통상적으로 매년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열린다. 청차우섬을 방문해 지역 특산품인 빵도 먹고 축제 분위기를 느껴 보자. 6월 – 단오절: 쫑즈와 용선 경기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의 단오절에는 쫑즈(粽子, 대나무 잎이나 연잎에 찹쌀밥을 넣어 만든 음식)와 용선 경기를 즐긴다. 경기를 관람하는 것도 좋지만 교민 드래곤 보트 동호회에 참가해 직접 체험해 보는 방법도 있다. 7월: 북 페어 (도서 전시회) 북 페어는 홍콩의 주요 여름 행사로 꾸준히 규모를 확대하며 발전해왔다. 국제 도시 홍콩의 위상에 걸맞게 영어 도서들도 많이 선보인다. 매년 하나의 테마를 정해 집중 소개하는 특징도 보인다. 올해는 완차이 컨벤션 센터에서 7월 15일에서 2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아동 도서들도 많으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방문해 볼 만하다. 8월: 푸드 엑스포 (식품 박람회) 각종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푸드 엑스포. 매년 8월 중순에 4~5일간 개최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식품 박람회이다. 부스를 돌아다니며 즐기는 시식만으로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완차이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다. 9월 - 중추절, 타이항 축제 송편을 먹기 힘든 홍콩에서는 월병으로 고국 추석의 향수를 달래야 한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랜턴을 준비해 동네에서 시끌벅적한 중추절 저녁을 보내는 것도 좋다. 이 모두가 홍콩에서 추석을 즐기는 방법이다. 빅토리아 공원에 꾸며진 연등 축제를 방문한 후, 인근 타이항의 드래곤 화이어 축제 장소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10월 – 등산하는 날 중양절, 와인 페스티벌 중양절은 음력 9월 9일이니 양력으로는 보통 10월에 해당된다. 이 날에는 사악한 기운을 피하기 위해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결국은 등산하러 가라는 얘기다. 10월 말 저녁에는 다소 선선해진 빅토리아 하버의 바닷 바람을 쐬며 센트럴로 향한다. 화려한 와인 & 다인 페스티벌이 한창이다. 나의 경우 와인보다 다양한 전세계 먹거리로 더 즐거웠다. 11월 – 털게의 계절 이때를 기다리는 홍콩인들이 적지 않다. 광동어로 ‘따이잡하이(大閘蟹)’라 불리는 털게 때문이다. 보통 11월을 전후로 중국 양덩후 호수로부터 대량 공급된다. 홍콩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털게의 맛이 궁금하지 않은가? 12월 - 동지, 성탄절, 브랜드 엑스포 현지인들은 동짓날 귀가를 서두른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기 위함이다. 펀차이(광동어: 푼초이)와 탕위엔 등이 식탁에 올라온다. 펀차이는 대야 모양의 커다란 그릇에 여러 음식이 담겨져 있는 요리이다. 홍콩에서 성탄절을 보낸다면 스탠리 등 곳곳에 마련된 크리스마스 마켓을 방문해 보자. 한편 12월 중순 경 빅토리아 공원에서 선보이는 브랜드 & 제품 엑스포는 홍콩에서 가장 역사가 긴 전람회이다. 1938년에 첫 선을 보인 이래로 매년 12월 다양한 제품과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
홍콩에서 기러기 아빠로 산다는 건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홍콩의 교민들 중에는 다수가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혼자 사는 기러기 아빠들도 가끔씩 눈에 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경우 아내가 한국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주재원으로 발령받은 남편을 따라 함께 오기 힘든 상황이 많다. 나 역시 작년부터 기러기, 아니 역기러기 아빠가 되었다. 아들이 먼저 한국에 대학을 다니면서 떨어져 나갔고, 재작년 말 아내도 두 남자 사이에서 한국에 있는 사람을 택해 처소를 옮겼다. 그렇다면 홍콩에서의 기러기 아빠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미래의 후보생들에게 참고가 되고자 이 글을 준비했다. 기러기 생활의 장점은? 1년 기러기 아빠로 살아보니 장점이 적지 않다.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역시 자유로움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가족의 눈치를 볼 일도 없어졌다. 나는 학원과 교육업에 종사하는 업무 특성상 주말에도 일을 나가는데, 이에 대한 미안함이 사라졌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이 주어진 것도 좋다. 얼마 전에 본 영화 ‘싱글 인 서울’에서 독신주의자인 이동욱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우리는 하루종일 누군가의 이웃으로, 누군가의 고객으로, 누군가의 직장 동료로 수많은 역할 놀이를 하기 때문에 온전히 내가 나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집에 와서까지 누군가의 애인, 남편, 부모, 사위, 형부이고 싶은가? 누군가를 위한 누군가가 되지 말고 자기 자신이 되려면 싱글이 답이다.” 모두가 혼자 살아야 된다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의 끝부분에서 이동욱은 결국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홀로서기가 완성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내가 말하고 싶은 바는 혼자만의 시간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함께 하면 행복하지만, 때로 말이 섞이며 불필요한 언쟁과 다툼도 발생하곤 한다. 적당히 떨어져 생활하다 보니 서로에 대한 약간의 애틋함도 생기며 충돌도 줄어들었다. 홍콩과 서울의 거리가 항공편으로 3시간 남짓이라는 것은 축복이다. 최근에는 항공편도 많아져 왕래도 수월하다. 나는 2~3개월에 한 번씩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주말에 잠시 다녀올 수도 있다. 최근 환율도 좋아 국내 송금 시 덕을 보고 있다. 매일 무료로 가족과 영상 통화를 가능하도록 한 IT 기술의 발전에는 감사함을 표한다. 나는 여러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한다. 이런 사람에게는 기러기 생활이 외롭지 않다. 야외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중국대륙 등으로 짧은 여행을 즐길 수도 있다. 홍콩에는 한식당과 한국 식품들이 많이 들어와 있어 식사에도 어려움이 없다. 물론 단점도 있다 당연히 가족이 없어 불편하고 힘든 점도 있다. 첫 번째는 가사일이다. 나는 우리 학원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집을 얻게 되며 한가지 계획을 떠올렸다. 헬스클럽 다니기다. 그런데 막상 혼자 지내보니 집안일이 보통이 아니다. 식사 준비, 설거지, 청소, 빨래 등으로 잡아먹는 시간이 만만치 않다. 혼자 살게 된다면 가사 도우미를 시간제로 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두 집 살림을 하며 추가되는 비용도 단점으로 꼽힌다. 예전에 아들 혼자 한국에서 지낼 때보다 아내가 간 후 두 사람이 함께 있는 지금이 생활비가 더 들고 있다. 고마운 점은 우리 가족이 모두 검소하다는 것이다. 특히 알뜰한 아내 덕분에 불필요한 생활비 지출이 없다. 나 역시 아껴 쓰는 생활을 실천 중이다. 하나 아무래도 온 식구가 함께 지낼 때보다 두 가족 살림이 지출은 더 많다. 아직 귀가 후 느끼는 허전함은 없다. 자녀가 성인이 되었다는 것도 외롭지 않은 홀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한참 아이가 성장 과정에 있고 가정에 대한 애틋함이 큰 가장이라면 기러기 생활은 힘들 수 있다. 우리 학원 중국어 직장인반에 다니는 이 모 씨도 최근 가족을 모두 한국에 보내며 역기러기 아빠가 되었다. 아내, 두 딸과 함께 지냈던 북적거림이 그립다고 말한다. 기러기 생활의 팁! 첫째, 될 수 있으면 한국행 일정을 미리 정해 항공편을 예약한다. 홍콩의 연휴 기간은 고국 방문의 기회다. 이때는 당연히 비행기 푯값이 비싸고 원하는 시간을 찾기도 힘들다. 하나 미리 예약하면 좀 더 저렴한 동시에 선택의 폭도 넓다. 나는 성탄절, 부활절 연휴의 항공편을 약 6개월 전에 구매했다. 둘째, 요리를 배워두면 좋다. 요즘 먹방 유튜브 방송은 차고 넘친다. 요리 배우기에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을 내 입맛에 맞게 조리하여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요리하는 남편, 아빠로의 변모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가족 모두가 반길 것이다. 셋째, 새로운 취미 생활을 만들어 본다. 가족에 봉사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독서, 운동, 악기 연주, 어학 공부, 혹은 예전부터 해 보고 싶었던 취미 활동을 가져 보자. 나는 기러기 아빠가 된 후 6시에 일어나 독서 및 명상을 하고 주 3회는 달리기를 하고 있다. 넷째, 영상 통화, 메시지 등으로 가족과 매일 소통한다. 오히려 같이 지낼 때보다 대화가 많아지기도 한다. 나는 날마다 한국의 식구와 영상 통화를 한다. 또한 매일 날이 밝아오면 ‘아침을 여는 5분 음악’이라는 코너를 마련, 하루를 지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명구들을 내가 선곡한 유튜브 음악에 띄어 메시지로 전달한다. -
고속철로 갈 만한 중국 여행지 베스트 8 (2)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4. 베이징(北京) — 제국의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수도 중국에서 꼭 가 봐야 할 여행지 한 곳만 꼽으라면 나는 베이징을 추천한다. 베이징은 역사 유산의 밀도가 굉장히 높은 도시이다. 고대 궁궐·성곽 중심의 역사 도시로서 광활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서울과 기후가 비슷하여 가을이 베이징 여행의 최적기이다. 베이징까지 기차 타고 어느 세월에 도착하냐고? 홍콩에서 고속철로 불과 8시간 남짓이다. 주요 명소 •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故宮): 두 곳은 연결되어 있어 같이 둘러볼 수 있다. 자금성은 중국 최대일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궁궐으로서의 위용을 자랑한다. • 만리장성: 가장 많이 찾는 팔달령 기준, 베이징에서 약 한 시간 전후 소요된다. • 이화원(頤和園): 호수와 정원이 아름다운 황실 정원이다. 서태후의 이화원 건설이 청나라 멸망에 일조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공 호수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고속철 소요시간: 약 8시간 10분~8시간 56분 5. 상하이(上海) — 미래와 과거가 만나는 국제도시 초고층 빌딩과 강변 야경, 유럽풍 옛 거리가 조화로운 도시이다. 쇼핑·미식·사진 모 두 만족할 수 있는 실용적인 여행지이다. 세련된 스카이라인, 와이탄 야경, 트랜디 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중국에서 가장 경제가 발전한 도시인 만큼, 최고의 화려함과 세 련됨을 자랑한다. 상하이에 가게 되면 일정을 여유있게 잡아 인근의 쑤저우와 항저우 도 방문해 보자. 모두 유명 관광지로서 기억에 남는 중국 여행이 될 것이다. 주요 명소: • 와이탄: 상하이를 상징하는 곳이다. 황푸강 야경을 감상하며 와이탄 해변가를 걸어 보자. • 난징루 보행거리: 쇼핑과 거리 음식으로 유명하다. • 예원(豫園)과 성황묘(城隍廟): 중국식 정원과 구도시의 오래된 도교사원이다. • 푸동 신구역(상하이 타워·진마오 타워): 전망대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고속철 소요 시간: 약 8시간 6. 쿤밍(昆明) — 사계절이 봄 같은 자연 도시 쿤밍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윈난성의 성도이다. ‘자연+도시’의 밸런스가 좋아 휴식형 일정에 잘 맞는다. 해발1890~1900미터의 고지대이며 춘성(春城)이라 불릴 정도로 일년 내내 봄 같이 온화한 날씨가 장점이다. 또한 쿤밍은 소수 민족의 도시이기도 하다. 중국에 총 55개 소수 민족이 있는데, 그중 26개 민족이 쿤밍에 거주한다. 소수 민족들의 공연과 문화 터전을 둘러 보는 것도 쿤밍 여행의 매력이다. 주요 명소 • 석림(石林): 기암괴석이 숲을 이룬 경이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 디엔츠호(滇池): 윈난성 최대 규모의 담수호로 쿤밍의 랜드마크이다. 겨울철 (11월~3월)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붉은부리갈매기떼와 함께 산책하거나 유람 선을 탈 수 있다. • 관두고진(官渡古鎭) : 쿤밍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옛 거리이다. 고대 건축물과 소수 민족 문화를 접할 수 있다. 다양한 윈난 특산품과 맛집들이 모여 있다. 고속철 소요 시간: 약 7~8 시간 7. 시안(西安) — 천년의 역사를 품은 고대 수도 시안(西安)은 중국 고대 문명의 중심지인데 왕조의 흔적이 도심 곳곳에 남아 있는 역 사 여행에 최적화된 도시이다. 진, 한, 당 등 13개 왕조가 시안에 도읍을 세웠다. ‘장 안(시안의 옛 이름)의 화제’라는 말이 유래되었을 정도로 왕년에는 동서 문물이 만나는 세계적 도시로서의 위엄을 뽐냈었다. 거대한 성벽, 박물관, 유적지들이 연결 되어 있다. 주요 명소 • 병마용(兵馬俑):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 압도적 규모를 자랑한다. • 시안 성벽(城墙): 13.7km의 성벽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성곽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 대안탑(大雁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당나라 불교 유적지이다. 주변 공원에 서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 회민거리(回民街): 실크로드 시대부터 이어진 이슬람 문화와 다양한 거리 음 식(양고기 꼬치, 빵, 과자 등)으로 가득 차 활기 넘친다. 고속철 소요 시간: 시안북역까지 약 11시간 소요. 8. 청두(成都) — 여유로운 쓰촨의 미식과 판다 도시 청두하면 떠오르는 연관어는 ‘쓰촨 요리, 판다, 삼국지, 고풍스러운 거리’이다. 쓰촨성의 대표 도시인데 삼국지에서 유비가 세운 촉나라의 유적지로 유명하다. 정통 쓰촨 요리를 즐기며 여유로운 분위기와 자연·동물 체험이 가능하다. 주요 명소 • 자이언트 판다 번식 연구기지: 아기 판다를 보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 진리(錦里)와 콴자이샹즈(寬窄巷子): 전통적인 느낌의 거리이다.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하다. • 무후사(武侯祠): 삼국지 관련 역사 유적지로 유명하다. • 인근 러산대불(樂山大佛) 또는 어메이산(峨眉山) 당일 투어: 러산대불은 암벽을 깎아 만든 세계 최대의 석불(높이 71미터)이다. 어메이산은 중국 4대 불교 명산 중 하나이다. 고속철 소요시간: 약 8시간 19분~10시간 고속철 예약은 어떻게? 중국 고속철 앱 Railway 12306이나 Trip.com에서 예약할 수 있다. -
고속철로 갈 만한 중국 여행지 베스트 8 (1)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이제 홍콩에서 고속철을 타면 중국 전역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가까이로는 선전에서 멀리 베이징까지 여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한국인들은 무비자로 갈 수 있으니 여권 하나만 챙겨 기차로 훌쩍 떠날 수 있다. 왜 항공편이 아닌 고속철인가? 비용적인 측면이 첫번째 장점으로 꼽힌다. 그리고 항공을 이용하는 경우 보통 2시간 전까지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철도 탑승 시 그렇게까지 서두를 필요가 없다. 또한 공항들이 일반적으로 시 외곽에 있는 것과 달리, 기차역은 도심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즉, 도착 후 이동에 있어서도 편리하다. 중국대륙을 달리며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은 덤이다. 비행기 안에서 인터넷 및 통신 이용이 불가한 것과 달리, 기차에서는 모두 가능하다. 앞뒤좌우가 다닥 붙은 기내 좌석 대비 널찍한 승차감 또한 고속철이 비교 우위에 있다. 서구룡에서 직통으로 연결되는 중국의 도시는 60곳 이상이며 계속 확대 중이다. 이중 홍콩에서 고속철로 가 볼 만한 여행지 여덟 곳을 2주에 걸쳐 소개한다. 선전, 주하이와 광저우는 예전 칼럼들에서 다루었던 바, 이번 추천지에서는 제외한다. 1. 지앙먼(江門) 지앙먼(江門)은 광둥성 남부의 아름다운 도시로, 화교 문화의 본고장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카이핑 디아오러우(開平碉樓)로 주목받는 여행지이다. 디아오러우는 도적의 침입에 대비해 형성된 방어용 망루이다. 장먼에 가면 독특한 망루들이 아름다운 농촌 경관 속에 흩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역사와 자연이 공존하는 조용한 광동을 경험할 수 있으며, 화교의 향수가 스민 건축물과 한적한 마을 풍경은 독특한 여행 감성을 선사한다. 홍콩에서 가까워 주말 여행으로도 다녀올 수 있다. 주요 명소 • 띠아오러우(碉樓): 20세기 초 해외 화교들이 고향에 세운 독특한 망루 건축군으로, 서양 양식과 중국 전통이 혼합된 장관을 이룬다. 즈리마을(自力村), 리위안(立園), 진장리(錦江里)가 대표적 군락이다. • 구첸고진(古僑古鎭): 명·청 시대 골목과 고택이 보존된 쓰치(赤坎) 고진은 영화 이연걸의 ‘황비홍’ 촬영지로 유명하다. • 신회커피 문화: 중국 커피의 주요 생산지인 신회(新會) 지역에서 로스팅 체험과 오렌지 차(新會陳皮) 시음이 가능하다. • 소조천당(小鳥天堂): 천연 섬에서 백로 군락을 관찰할 수 있다. • 구궁온천(古兜溫泉): 산속 온천 리조트로 피로를 풀기 최적이다. 고속철 소요시간: 광저우 남역 환승 포함 약 1시간 40분~2시간. (광저우 남역에서 카이핑 남역까지 약 1시간). 2. 샤먼(厦門) 샤먼(厦門)은 푸젠성의 아름다운 해안 도시로, '골랑위(鼓浪嶼)' 섬과 중국 8대 요리 중 하나인 푸젠 음식으로 유명하다. 중국 최초의 경제 특구 4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해변 산책과 신선한 해산물, 차오저우식 음식을 즐기며 느린 여행을 할 수 있다. 역사와 현대, 자연과 도시가 조화된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사한다. 예전에 영국이 조차하여 이국적인 느낌도 있다. 골랑위섬의 근대 서양식 건축과 골목 산책, 남푸투오사(南普陀寺) 같은 종교 유적이 인상적이다. 후리산(胡里山) 요새에서 바라다 보는 전망도 빼놓을 수 없다. 전반적으로 편안한 분위기라 휴양 + 도시여행을 함께 즐기기 적합하다. 주요 명소 • 골랑위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식민지 건축물, 피아노 박물관, 카페 거리가 유명하다. • 남푸투오사: 천년 고찰인데 오봉산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 후리산 요새(胡里山炮台): 청대 유적이다. 바다를 전망하기에 좋다. • 쩡추오안(曾厝垵): 예술 마을. 야시장, 핸드메이드 숍을 만나볼 수 있다. • 샤먼 대학: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 중 하나이다. 한국에도 인기를 끈 중국 드라마 ‘투투장부주’의 배경이 된 곳이다. 해안으로도 연결된다. 고속철 소요 시간: 열차 편성에 따라 다른데, 샤먼 역까지 약 3시간 반에서 4시간 반 소요. 3. 꾸이린(桂林) 한국에서는 소위 ‘계림’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인기 여행지 중 하나이다. 광시성에 위치해 있다. ‘계림산수갑천하(桂林山水甲天下: 계림의 풍경은 천하 제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독특한 카르스트 지형으로 솟아오른 수만 개의 기암괴석 봉우리와 맑은 강물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특징이다. 계림의 매력은 단순히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힐링 공간의 매력을 지닌다. 아침 안개 낀 봉우리, 강 위로 떠다니는 뗏목, 저녁 노을에 물드는 산수 등 사진 한 장 한 장이 작품이 되는 곳이다. 전통적인 쌀국수와 양삭 맥주, 생선 요리 등 현지 미식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주요 명소 • 이강(漓江): 유람선이나 대나무 뗏목 투어, 특히 양삭까지 가는 코스가 압권이다. • 씨앙비산(象鼻山): 봉우리 모양이 코끼리가 물을 마시는 듯해 붙여진 이름이다. • 루디옌(芦笛岩): 화려한 종류석 동굴. • 롱지(龍脊) 계단식 논: 그림같은 자연의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다. • 일월쌍탑(日月雙塔): 금탑과 은탑이 호수에 비쳐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속철 소요 시간: 3시간 반 ~ 4시간 반 소요. -
[편집장 칼럼] "수요저널 가족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수요저널 가족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글 손정호 편집장 지난 한 달간 수요저널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6년 동안 수요저널의 신문 편집 디자인을 책임지던 디자이너가 뇌출혈로 쓰러져 입원했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시기에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귀국했지만, 디자인 솜씨가 좋아 온라인으로 계속 일을 함께 해왔습니다. 작년 첫아기를 출산하면서도 수요저널 발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산후조리원에서 노트북으로 디자인을 했던 친구였습니다. 성실하면서도 야무진, 요즘에 찾기 힘든 고마운 일꾼입니다. 그랬던 디자이너였기에 남편과 저 모두 충격이었습니다. 중환자실 입원 후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작년 저와 가장 친했던 대학 친구가 뇌경색으로 두 번이나 쓰러져 너무나 놀랐던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회복하더라도 최소 몇 개월은 걸릴 것이고, 이후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음 주 신문 발행에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날은 구정 연휴가 마치는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신문편집 디자이너를 찾기 위해 급하게 인맥을 동원했습니다. 하지만 밤늦게, 유일하게 답변이 온 곳은 수요저널의 전 디자이너였습니다. 이 친구는 2017년 싱글일 때 홍콩에 와서 1년 반 정도 일을 하고 귀국 후 결혼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자초지종 설명을 하자 너무나 안타깝다며 돕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기르며 남편 일을 돕고 본인 일도 많아 바쁘게 살고 있었습니다. 마감 시간 앞두고 몰아치듯 일해야 하는 신문편집 업무를 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예전에 홍콩에서 근무할 때 고마웠고, 한국으로 돌아갈 때 예고도 없이 서둘러 귀국한 것에 대해 미안했다며 빚을 갚고 싶다고 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친구를 많이 야단쳤던 기억이 많습니다. 제가 나무라면 자주 울기도 했습니다. 제 연락을 받지 않을꺼라 생각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연락했었는데, 도리어 연락을 준 게 고맙다며 돕겠다고 했습니다. 귀국 후에는 신문 편집 일을 전혀 안 했는데 당장 노트북을 구매하고 신문 편집용 프로그램을 설치하겠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고마워서 마음속으로 감사 기도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8년 만에 다시 신문 편집 디자인을 해야 하니 이 친구도 비상이었습니다. 일상에 영향을 주지 않고 편집하기 위해 밤에 디자인 편집을 했습니다. 저 역시 카톡을 켜 놓고 일요일 밤, 월요일 밤을 함께 작업했습니다. 매일 밤과 아침에 번역하는 땅콩뉴스도 동시에 계속했습니다. 인쇄소에 파일을 성공적으로 보내면 저는 사무실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지나는 동안 뇌출혈 수술을 잘 마쳤다는 소식을 디자이너 남편에게 받았습니다. 남편은 부인이 의식을 회복하자마자 한 말이 "수요저널 편집 어떻게 돼?"였다고 말했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할 말이 없었습니다. 아마 신문사, 방송사에서 마감 시간을 앞두고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할 것 같습니다.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이 일을 합니다. 언론인 마인드, 보도 책무, 사명감 그런 거 거창하게 말하지 않습니다. 이 일이 좋아서 하는 겁니다. 이 신문이 전달되면 누군가에게 필요한 정보가 되고, 삶의 이야기가 되고, 칭찬이 되고, 경각심을 갖게 하고, 새 직원을 뽑고, 새로운 물건을 사고팔며, 우리 한인 사회에 삶의 터전을 넓혀가는 밑바탕이 될 거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뇌출혈 수술을 잘 마치고 돌아온 홍지혜 디자이너가 아프지 않았으면 합니다. 한 달간 마감을 앞두고 밤을 지새우며 도와준 류여영 디자이너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조용히 기도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1995년 본인 사업하기에도 바빴던 시절, 한인들을 위해 신문이 필요할 거로 생각해 수요저널을 처음 만드신 발행인 박봉철 회장님. 수요저널에 애정이 넘치셨던 故 이은미 초대 편집장님, 그리고 많은 선배, 동료, 칼럼니스트뿐만 아니라, 인쇄소 사장님, 배송업체와 일선 배달부 할아버지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
한국에서의 특별한 여행! 드라이브 전국일주 아이리스 씨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우리 학원에서 수년간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홍콩인 아이리스 씨. 얼마 전 남편, 친구 두 명과 한국을 방문했다. 약 10번째 한국행으로 이번에는 특별한 여행을 다녀왔다. 제주부터 서울까지 차를 몰고 전국 일주를 한 것이다. 한국인들도 쉽지 않은 도전인데 아이리스 씨 일행은 순조롭게 드라이브 여행을 즐기고 돌아왔다. 그녀의 여정을 따라가 본다. 드라이브로 전국 일주를 하게 된 계기는? 아이리스 씨의 남편은 등산 매니아다. 그녀가 주말마다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시간이면 그의 남편은 어김없이 홍콩 산언저리 어디에선가 등산을 즐기고 있다. 한국에서도 태백산과 설악산 등정 경험이 있다. 이번에는 한국의 제일 높은 산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제주도의 한라산. 그리고 이참에 아직 가 보지 못한 부산도 들러 보고자 했다. 한편 펭수의 열렬한 팬이기도 한 아이리스 씨는 판다도 좋아한다. 최근 에버랜드가 쌍둥이를 위해 세컨드 하우스를 새로 지어 에버랜드에 있는 바오 패밀리를 찾아가 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전국 일주를 구상했고, 실행에 옮기게 된 것이다. 제주에서 서울까지! 10박 11일의 일정 Day1: 성산일출봉과 동문 시장을 다녀왔다. 이는 이번 여행의 첫번째 목표인 한라산 등 정의 워밍업 성격이다. 식사는 압도적 비주얼을 자랑하는 통갈치구이로 했다. 성산의 피로를 녹이는 바다의 맛이었다. Day2: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한라산 등산길에 올랐다. 19Km의 코스를 9시간 동안 4만보의 행보로 다녀왔다. 아이리스 씨는 다리의 한계를 시험했다고. 이날 식사의 하이라이트는 제주도의 유명한 흑돼지구이였다. 등산에 따른 에너지 소모 후 기력회복에 안성맞춤이었다. Day3: 남은 제주도 명소에서의 관광을 즐겼다. 주상절리대 -> 서귀포 해변 -> 올레 6코스로 이어지는 여정이었다. 주상절리대는 해안 절경을 따라 걷는 힐링 트래킹이었다. 이날 점심과 저녁은 각각 진한 국물의 오리전골과 원기 회복을 위한 전복만찬으로 했다. Day4: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도에서 부산으로 이동했다. 부산은 다이내믹한 도시였다. 부산에서의 첫 날은 송도 스카이워크, 암남 공원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바다 위를 걷는 아찔함이 느껴졌다. 넷째날 최고의 식사는 프리미엄 그릴 소고기 구이였다. 그간의 피로를 단박에 씻어냈다. Day5: 부산 여행의 필수 코스인 감천 문화 마을을 방문했다. 골목골목 숨겨진 예술 찾기가 재미있었다. 이어서 해운대로 가 해변 열차를 탔다. 낭만적인 해안선 질주로 부산 바다의 매력을 느꼈다. Day6: 다음 방문한 도시는 울산과 포항이었다. 우선 간절곶 소망우체국을 들렀다. 초대형 소망 우체통은 높이 5m, 폭 2.4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 수준의 우체통으로 간절한 소망을 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어 구룡포, 호미곶 해맞이 광장 상생의 손, 포항시 페이스워크, 죽도 시장을 차례로 들렀다. 식사로 즐긴 압도적인 스케일의 대게 만찬, 얼큰한 해물 칼국수가 일품이었다. Day7: 한국 여행이 일주일째 접어들었다. 이날 여행 일정은 대구에서 이루어졌다. 등산을 좋아하는 남편에게 팔공산은 빠질 수 없는 코스였다. 팔공산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랐다. 이어 앞선공원도 들렀다. 대구에서 먹은 음식은 메밀 소바 와 전이었다. 속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다. Day8: 이제 강원도로 향한다. 우리 일행이 찾아간 곳은 원주였다. 원주에는 소금강 출렁다리가 유명하다. 허공을 가르는 아찔한 다리가 짜릿함을 선사했다. 원주에서는 식사로 라면과 떡갈비, 수육을 즐겼다. Day9: 우리가 탄 차량은 판다가 있는 에버랜드를 향해 달려갔다. 에버랜드에 도착하자마자 바오 가족을 보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온종일 판다월드에서 바오 가족의 귀여움에 시간가는 줄 몰랐다. 따끈하고 뽀얀 설렁탕은 이날 최고의 메뉴였다. D10: 한국 드라이브 여행이 끝나간다. 그리고 최종 여행지 서울 입성! 이곳에서는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북한산 등반이 기다리고 있다. 바위산을 오르며 이번 여행 일정을 마무리했다. 산을 내려와서는 치맥을 즐겼다. Day11: 소금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곳곳을 돌며 한국의 산과 바다, 강을 두루 즐길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여행을 마치며 여정 내내 차를 몰았던 아이리스 씨의 남편은 한국에서 운전하며 별 어려움이 없었다고 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대구의 한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다. 차를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식사 후 나와 보니 경찰들이 서서 어떤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알고 보니 아이리스 씨 차량이 앞 차를 막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일행은 직원 차량 앞에 주차한 것으로 생각해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던 터였다. 결국 경찰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다행이 문제는 잘 해결되었다고. 주변의 홍콩 지인이 이와 비슷한, 혹은 특별한 한국 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면 위 일정을 참고해보라 하자. 그나저나 국내에 못 가 본 곳들이 수두룩한 나로서는 다양한 여행지를 다녀온 아이리스 씨가 부러울 수밖에 없었다. 내국인인 내가 위 여행지를 방문한다면 외국인인 아이리스 씨에게 조언을 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
건축의 시각으로 홍콩을 보다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건축가의 눈으로 홍콩을 소개한 방송 ‘이유있는 건축’ 이번 칼럼은 홍콩의 건축물에 대해 써 보려고 했다. 그리고 자료 검색을 하다가 MBC의 ‘이유있는 건축’이라는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다. 유명한 건축물들을 예능 형식으로 풀어 소개하는 방송인 것 같았다. 내가 본 것은 홍콩 편으로 작년에 쵤영된 것이었다. 100만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동방신기의 최강창민, 방송인 홍석천과 홍콩을 방문하여 촬영한 방송이었다. 무엇보다 신선했던 것은 음식, 관광지 등 천편일률적 홍콩 소개 예능 프로와는 달리, 건축의 시각으로 홍콩을 다뤘다는 점이다. 출연진들은 홍콩의 주요 건축물들을 돌며 잘 몰랐던 정보를 들려주었다. 오늘 글은 내가 본 방송을 사석에서 지인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풀어 써 본다. 유현준 교수가 홍콩 최고라 극찬한 엠 플러스 서구룡 문화지구의 랜드마크이자 아시아 최초의 글로벌 시각 문화 박물관인 엠 플러스. 런던 테이트 모던,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을 설계한 스위스 건축가 듀오 헤르조그 & 드뫼롱이 설계하였다. 유 교수는 엠 플러스에 먼저 도착한 출연진들에게 그곳에서 ‘대나무’와 ‘파운드 스페이스(Found Space)’를 찾아보라는 미션을 준다. 대나무는 박물관의 외벽에서 발견되었다. 대나무 모양을 한 테라코타 외장재를 사용하였는데, 점토를 구워 만든 건축용 도기를 재료로 하여 대나무 형태로 구현한 것이다. 작은 대나무 모듈 하나하나를 끼워 외벽을 완성하였다. 나 역시 엠 플러스 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자세히 보지 않아 외형이 대나무 모양이었다는 것은 발견하지 못했었다. 또 하나 놀라운 발견은 파운드 스페이스였다. 지하 전시장 한쪽에 용도를 알 수 없는 높은 단차(선이 어긋나 생긴 층)가 자리 잡고 있었다. 파운드 스페이스는 특별한 공간이었는데, 다름 아닌 해저터널이 지나가는 자리였다. 엠 플러스를 설계할 당시 이곳을 지나가는 지하 15미터의 터널로 인해 건축가는 고민에 빠졌다. 결국 해답은 이 장애물을 그대로 이용 하자였다. 그 결과 특색있는 전시 공간으로의 이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홍콩의 건축 설계에는 다른 도시에 없는 독특한 한 가지가 있다? 유 교수는 건축 설계에 있어 다른 도시에 없는 독특한 특징 하나가 홍콩에 있다고 소개했다. 그것은 ‘풍수’였다. 그러면서 HSBC의 사례를 소개했다. 현재 HSBC가 있는 자리는 중요한 두 개의 맥이 만나는 곳이었다. 이 자리에 건물을 지으면 홍콩이 망한다는 것이 풍수사의 말이었다. 당시 HSBC 사옥을 건축한 노먼 포스터는 풍수사의 말을 반영하여 풍수의 맥이 흐르도록 건물을 들어 올리는 설계를 하였다. 그리하여 1층이 들려 있는 형태로 뻥 뚫린 지금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그런데 풍수 관련, HSBC 사옥 하면 유명한 이야기는 옆 건물 중국은행을 견제하기 위해 옥상에 올려져 있는 대포 모양의 구조물이다. 하나 이는 창문 닦기용 구조물로 그 아래에 창문들이 있어 방향이 우연적으로 중국은행을 향한 것이라는 것이 유 교수의 견해였다. 이들이 방문한 더 헨더슨 건물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건물은 소위 돈으로 도배를 한 빌딩이었다. ‘홍콩의 미래를 보여주는 건축물’이라는 슬로건답게 마치 우주선이나 로켓같이 독특한 모양을 지닌, 2024년산 신상 빌딩이다. 그런데 외관은 사실 홍콩을 상징하는 시화(市花)인 바우히니아를 상징화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 건물을 설계한 건축 사무소는 자하 하디드로 서울의 동대문 DDP를 디자인한 동일 업체이다. 놀라운 것은 빌딩을 올리기 위해 구매한 부지의 가격이다. 면적은 50미터 x 60미터로 학교 운동장보다 작다. 그런데 이 부지가 4조에 팔렸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부의 건축자재 역시 최고급으로 장식되었다. 우선 입구부터 달랐다. 1층의 10미터 통유리는 바람에 견디기 위해 7중 유리로 구성되었다. 3층 로비에는 백조 형태를 띤 빨간색 풍선 모형 조각상이 있다. 재질은 스테인리스 스틸인데 미국 현대 미술가 제프 콘스의 작품으로 무려 350억 원짜리 조형물이다. 그럼 이렇게 막강한 재력을 과시할 수 있는 건축주는 누구일까? 리카싱과 함께 홍콩 재벌 순위 1, 2위를 다퉜던 리사우케이의 헨더슨 그룹이다. 이 방송 이야기를 우리 학원 중국어 시간에 소개하였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수강생의 말에 의하면 더 헨더슨 빌딩은 현재 공실이 많다고 했다. 코로나 전 기획된 건물인데, 팬데믹 사태를 겪으며 외국 기업들이 홍콩을 떠나 지금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에 육교가 많은 이유는? 출연진들은 도심을 거닐며 왜 홍콩에는 유독 육교가 많은지에 대한 의문점도 제기했다. 이는 비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도 홍콩의 좁은 도로 사정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답변이었다. 도로가 너무 부족한데, 차가 다니는 도로를 올릴 수 없으니, 보행자들을 위한 육교를 연결시켜 놓은 것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도 소개되었다. 정부가 모든 전기세를 부담하여 시민이 무료로 이용하게끔 한 세계 최장 에스컬레이터는 이것이 만들어진 90년대 홍콩의 부유했던 전성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건축의 시각으로 본 홍콩은 참 흥미로웠다. 방송의 출연진들은 이 외에 블루 하우스, 구룡성채 공원도 다녀갔다. ‘이유 있는 건축 홍콩 편’은 유튜브에 올려져 있다. -
이런 뜻이었어? 영어 브랜드의 중국어 작명 사례들2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지난 칼럼에서는 영어 브랜드의 중국어 작명법 중 두 가지 유형을 소개했다. 의미 없이 영어의 발음을 최대한 살려 만들거나, 발음과는 별개로 의미를 부여하여 만든 유형이었다.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발음과 의미를 모두 살린 브랜드이다. 유형 3 : 발음과 의미를 살린 중국어 브랜드 이 유형의 대표적 사례로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가구가락’, 즉 코카콜라이다. 한자로 ‘可口可樂’인데 해석하면 ‘입이 즐겁다’는 뜻이다. 표준 중국어인 보통화로는 ‘커커우 컬러’로 발음된다. 지난주 칼럼에서 펩시콜라는 광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표를 광동어 발음과 가까운 ‘백사(百事:, 광동어 발음 ‘빡시’)’로 정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하나 ‘커커우 컬러’인 중국어명과 달리, ‘허허우허럭’으로 표현되는 광동어는 발음면에서 유사성이 떨어진다. 사실 코카콜라가 중화권에 등장한 시기는 펩시콜라가 처음 홍콩에 들어온 1981년보다 훨씬 이전이었다. 홍콩은 1915년, 중국 본토(상하이)는 1927년의 일이다. 그리고 중국어 브랜드명인 가구가락(可口可樂)이 붙여진 것은 1920년대 말이다. 결국 코카콜라는 이미 중국대륙에 진출하며 표준 중국어 발음에 보다 충실하게 지어진 사례라 할 수 있다. 홍콩 시장은 대형 할인마트의 무덤이다. 넓은 공간이 필요한데 임대료는 엄청나고, 시민들이 거주하는 아파트는 작으니 대형 할인마트로서는 설 자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때 홍콩에도 이 업계 중 하나가 진출한 적이 있다. 바로 까르푸이다. 1996년에서 2000년까지의 짧은 시기였다. 까르푸의 중국어 브랜드명은 ‘家樂福’이다. ‘가정에 즐거움과 복을 안겨준다’는 뜻이다. 먹거리와 생활 용품을 제공하는 소매 유통업계로서 좋은 네이밍이라 할 수 있다. 발음해 보면 ‘찌아러푸(보통화), ‘까럭폭(광동어)’로 ‘까르푸’와 매우 유사하다. 이케아의 중국어명도 절묘하다. 일반적으로 원래의 영어 브랜드를 간판에 내거는 홍콩의 경우, 이케아는 이례적으로 영문 ‘IKEA’와 중국어 브랜드명인 ‘宜家’가 나란히 명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표준 중국어 발음은 ‘이지아’, 광동어는 ‘이가’이다. 여기서 ‘宜’는 적합하다, 알맞다, 어울리다’는 의미를 지닌다. 뒤에 ‘집 가(家)’가 붙었으니 ‘집에 어울리는, 집에 알맞은’의 뜻으로 해석된다. 발음도 ‘이케아’와 비슷하여 소리와 뜻을 다 잡았다. 홍콩 간판에 당당하게 ‘宜家’가 걸린 것은 중화권 사람들에게 직관적인 의미 전달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 칼럼에서 우리 학원 유튜브 댓글에 달린 BMW와 벤츠 중국어 발음 문의를 언급한 바 있다. BMW는 소개했으니 이제 벤츠의 중국어 브랜드를 알아 본다. 중국대륙에서는 ‘奔驰’, 홍콩에서는 ‘平治’로 각기 다르다는 것이 특징이다. ‘奔驰’를 보통화로 읽으면 ‘뻔츠’이다. 발음이 벤츠와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다. ‘奔驰’ 두 글자의 뜻도 ‘내달리다’, ‘질주하다’이니 절묘하다. 홍콩에서의 상표명인 ‘平治’는 광동어로 ‘팽지’라 발음한다. 소리의 유사성은 보통화에 비해 떨어지지만, 속도보다는 안정감과 품격에 초점을 맞춰 이에 맞는 한자를 골라 썼다. 중국대륙의 서브웨이 간판에는 ‘赛百味’라는 상표가 붙어 있다. ‘싸이바이웨이’로 읽히니 발음의 연관성을 갖췄다. 뜻은 감탄스럽다. ‘赛’가 겨루다라는 의미이므로 ‘백가지 맛을 겨루다’가 되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골라 다양한 맛으로 먹는다는 서브웨이 본연의 특징에 이 이름보다 더 부합하는 것이 있을까 싶다. 유형 4 : 한국 기업의 중국어 네이밍은? 한국의 대기업 이름은 보면 원래 한자로 뜻을 지니고 있거나 영문 약자로 되어 있어 굳이 중국어 이름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삼성은 ‘三星’이라는 고유의 한자로 표현되며 보통화와 광동어에서 각각 ‘싼싱’과 ‘쌈생’으로 발음된다. 현대(現代)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LG, SK, CJ는 알파벳 약자인 바 부르기 쉬워 그대로 쓴다. 그런데 이와 관련, 곤란함을 겪은 업체도 있다. 동양제과의 사례이다. 자사의 오리온 초코파이는 중국 최고의 히트 상품 중 하나였다. 참고로 동양제과는 오리온이라는 브랜드도 함께 써 오다가 2003년 오리온으로 사명을 통일했다. 문제가 된 것은 ‘동양’이라는 한자 때문이다. 중국어 단어에서의 ‘東洋(동양)’은 일본을 가리킨다. 따라서 중국 진출 시 ‘동양’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好丽友(하오리요우)’라는 이름을 지어 달았다. 좋은 친구라는 의미로, 발음도 오리온과 어느정도 유사하다. 필자에게 한국 브랜드 중 최고의 중국어 네이밍 하나만 꼽으라면 ‘이마트’를 언급할 것이다. 지금은 철수하였지만, 이마트는 1997년에 입점하여 중국내 최대 26개 매장까지 확장하여 성과를 냈었다. 이마트는 중국에서 ‘易买得’라는 상표를 달았다. 해석하면 ‘쉽게 사서 얻는다’이다. 발음도 ‘이마이더’니까 ‘이마트’와의 유사성에서도 떨어지지 않는다. 우리 학원명인 ‘진솔’은 한자 브랜드 없이 영문인 ‘Jinsol’로 표기하고 있다. 한자로는 ‘眞率’이지만 중국어에는 없는 단어이다. 그럼 왜 진솔이냐고? 별 고민 없이 지었다. 다름아닌 아들 이름이 ‘진솔’인데, 진솔이가 진솔학원에서 수업을 들었던 역사도 있다. -
이런 뜻이었어? 영어 브랜드의 중국어 작명 사례들1 - [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홍콩에 거주하며 수없이 만나는 중국어 브랜드들. 대부분의 외국 회사들은 중화권에 진출하며 그럴듯하게 만든 중국어 브랜드들을 소유하게 된다. 중국어를 모르는 외국인들은 무심코 지나치지만, 뜻이나 발음을 살펴보면 무릎을 치며 감탄하는 이름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중국어 브랜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유형을 살펴 보자. (아래의 중국어는 번체로 표기함) 유형 1: 영어와 유사한 발음 특별한 뜻 없이 영어와 비슷한 발음으로 붙여진 사례이다. 먼저 생각나는 이름은 ‘디즈니랜드’이다. 한자로 ‘迪斯尼樂園’라 표기하는데, 표준 중국어인 보통화로 발음하면 ‘디쓰니 러위엔’이다. ‘디쓰니’는 ‘디즈니’에서 온 유사 발음이며, ‘러위엔’은 낙원, 즉 ‘랜드’를 뜻에 맞게 옮겼다. 광동어 발음에 가깝게 지어진 이름도 있다. ‘펩시콜라’가 이에 해당된다. 펩시콜라가 중국에 처음 진출한 곳은 홍콩으로, 1981년이다. 중국의 개혁개방이 1978년 광동성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홍콩을 베이스캠프로 정한 것이다. 펩시콜라의 중국어 상표명은 ‘百事’이다. 광동어로 읽으면 ‘펩시’의 원음에 가까운 ‘빡씨’이다. 맥도날드도 이 범주에 속한다. 맥도날드가 처음 중국땅에 발을 붙인 곳 역시 홍콩이다. 1975년에 1호점을 열었다. 중국어 브랜드는 ‘麥當勞‘로, 광동어 발음인 ‘막땅러우’와 유사하다. 그런데, 초창기 맥도날드 한자의 끝 글자는 지금의 ’勞(일 로)’가 아닌 ‘奴(노예 노)’였다. 하나 ‘奴’의 부정적 의미로 훗날 ‘勞’로 바뀌게 된다. KFC는 ‘肯德基’로 표기한다. 각각 ‘항닥게이(광동어)’ ‘컨더지(보통화)’로 불린다. KFC는 1983년 홍콩을 시작으로, 이어 1987년 상하이에 개점하였다. 이 한자는 미국 켄터키 지역을 의미하는 ‘肯德基’로 표기하였다. 참고로 이런 해외 브랜드들은 영어가 공식 언어인 홍콩에서는 간판이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선전 등 중국 본토에서는 보통 한자로 걸려 있다. 이 외에 필립스(飛利浦), 하겐다스(哈根達斯)도 같은 유형에 속한다. 보통화로 각각 ‘페이리푸’, ‘하건다쓰’로 발음된다. 유형 2 : 뜻을 살리거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브랜드 발음은 놔두고 의미에 초점을 맞춘 경우다. 보통 ‘고급스러움’, ‘즐거움’, ‘빠름’ 등의 좋은 뜻을 담고 있다. 나에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네슬레’이다. 세계 최대 식품업체 중 하나인 네슬레는 1866년 창업자 앙리 네슬레의 이름을 딴 스위스 기업이다. 네슬레는 독일 방언으로 ‘작은 둥지’, ‘보금자리’를 뜻하기도 한다. 그럼 중국어로는 어떤 상표가 붙여졌을까? ‘雀巢(작소)’인데, ‘참새 둥지’라는 의미이다. ‘취에챠오’라는 보통화 발음은 네슬레와 완전 무관하다. “BMW와 벤츠는 중국어로 뭐라고 하나요?”. 보통화와 광동어 컨텐츠를 올리는 우리 학원의 유튜브 채널 ‘홍콩 진솔TV’에 달렸던 댓글이다. BMW는 ‘寶馬(보마)’라는 이름으로 중국 고객과 만나고 있다. ‘보물 같은 말’이라는 뜻인데, 차량과 말의 공통된 질주 본능을 연결시켰다. 보통화와 광동어로 각각 ‘바오마’, ‘보우마’라고 불리며 비슷한 발음 구조를 보인다. 이 범주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뭐니뭐니 해도 ‘애플’일 것이다. 중국어 브랜드명은 ‘사과’를 뜻하는 ‘蘋果(빈과)’이다. ‘핑구어(보통화)’, ‘팽구어(광동어)’ 등으로 발음된다. 2021년 폐간되기까지 홍콩 유력 일간지 중 하나였던 ‘빈과일보’에서 ‘빈과’는 사과라는 뜻이다. 영어로는 ‘애플 데일리’였다. 물론 미국의 애플사와 빈과일보는 관계가 없다. 동업계에서 애플사와 라이벌 구도를 이뤘던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비슷한 유형으로 중국어 브랜드를 지었다. ‘마이크로(micro)’의 중국어에 해당하는 ‘微(미세할 미)’, ‘소프트(soft)’라는 의미의 ‘軟(부드러울 연)’을 써서 ‘微軟’이다. 중국 대륙에서는 ‘웨이루완’, 홍콩인들은 ‘메이윤’으로 발음할 것이다. 홍콩 최고의 은행인 HSBC의 중국어 브랜드를 알고 있는가? 참고로 ‘HSBC’는 ‘홍콩 상하이 뱅크 코퍼레이션’의 약자이다. 영문이 너무 길어서인지 중국어로는 딱 두 글자, 즉 ‘匯豊(회풍)’으로 정했다. 보통화로 읽으면 ‘후이펑’, 광동어로는 ‘우이펑’이다. 한자의 구성을 살펴 보면 ‘모일 회’, ‘풍성할 풍’자이다. 자본이 모여 풍성함을 이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회(匯)’는 중국어에서 ‘송금하다’라는 은행 관련 용어로도 쓰인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케세이 퍼시픽은 한자로 ‘國泰航空(국태항공)’이라 표기한다. 케세이(Cathay)는 한때 대제국을 누렸던 ‘거란’에서 유래했다. 거란은 키타이(Khitan), 혹은 키탄(Kitan)으로 불렸다. 이와 별개로 중국어 ‘구어타이(광동어:궉타이)’라 발음되는 ‘國泰’는 ‘나라가 평안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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