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회에서 등장시키지 못한 주요 양념장들을 먼저 소개한다. 사실 종류가 너무 많아 선정하는데 애를 먹었다. 이중 몇 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오늘 등장하는 양념의 이름은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한국어로 표기한다)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굴소스(蠔油) 광동어로 ‘호우야우’라 불리는 일명 굴소스다. 개인적으로 삶은 상추에 찍어 먹는 굴소스를 좋아한다. 현지 식당에 가면 즐겨 먹는 야채 요리가 바우주오 셩차이(白灼生菜)인데 상추를 담백하게 삶은 요리이다. 맛이 심심하지 않게 굴소스가 딸려 나온...
학원의 한국어 수업 시간이었다. 한 홍콩 수강생이 타이쿠싱의 그랜드 쿠진 상하이 키친(Grand Cuisine Shanghai Kitchen)에서 식사를 할 예정인데, 요리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 내가 예전에 살던 아파트가 바로 옆이었다는 것을 알고 한 질문이었다. 그 중식당은 가성비가 좋고 음식도 맛있어 한국 교민들도 자주 찾는 곳이다. 홍여우차오셔우(紅油抄手:일명 매운 만두), 꽁빠오지딩(宮保鷄丁:닭고기, 견과류, 고추를 같이 볶은 요리), 짜장빤민엔(炸醬拌面: 한국의 짜장면과 비슷함) 등을 소개하자 모두 맵거나 한국인들이...
183년 역사의 싼아씽 우산수리점 싼아씽 우산수리점(新藝城遮皇)은 1842년에 문을 열었다. 200년의 가까운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남다른 점포이며 홍콩여행발전국 웹사이트에도 소개가 되어 있다. 지금도 매년 약 2,500개의 우산을 수리하고 있다.흔하고 흔한 것이 우산이지만, 함께한 시간이 길어 정이 든 것도 있게 마련이다. 삼수이포의 싼아생에 들고 간 우산은 며칠 후 재활이 되어 멀쩡하게 주인품으로 돌아온다. 현재 이 점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은 ‘와이꼬(威哥)’라 불리는 점주이다. 그의 야우(邱)씨 조상은 광저우 출신이...
하나씩 공략해 보자~! 코코파크의 맛집들 약 20년 전 선전(深圳)에서 택시를 탔을 때는 기사에게 홍콩달러를 주면 무척이나 반겼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에는 홍콩 달러가 인민폐보다 환율이 좋았기 때문이다. 강산이 두 번 바뀐 지금은 홍콩달러건 인민폐건 현금 흐름 없이 이렇게 큐알 코드로 온라인 결제가 이루어진다. 코코파크(COCO PARK) 앞에서 내려 입구로 들어간다. 홍콩 교민이 선전에 가면 꼭 들른다는 코코파크. 첫인상은 서울의 코엑스몰 확장 버전 같은 느낌이었다. 가운데 야외 마당을 쇼핑몰이 둘러싸...
홍콩인들과 교민들의 놀이터가 선전 노동절과 부처님오신날의 징검다리 연휴가 끝난 후 우리 학원의 중국어 수업 시간. 수강생들에게 휴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물어봤다. 다소 놀랄만한 대답이 돌아왔는데, 반 5명 중 4명이 선전을 다녀왔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들의 방문지다. 다녀온 곳이 모두 다 달랐던 것이다. 이제 홍콩 현지인들 및 교민들에게 선전행은 대세가 되었다. 교민 채팅방의 내용들을 봐도 이에 대한 문의 및 경험 공유가 부쩍 많아졌다. 물론 예전에도 홍콩-선전을 왕래하는 이들의 수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칼럼에서 ‘홍콩의 중국화’에 장점도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중 하나가 고속철을 이용한 중국 여행이다. 서구룡에서 출발하는 고속철은 몸의 혈관처럼 곳곳으로 연결되어 마음만 먹으면 중국 전역을 누빌 수 있게 되었다. 홍콩 생활 2년이 넘은 금융인 남광우 씨는 가족과의 중국 여행을 통해 이러한 이점을 최대한 누리고 있다. 그의 가족들은 이를 위해 중국어 공부에도 열성적이다. 남 씨는 저녁반, 아내 이주란 씨는 오전반, 자녀 연우 양은 방문 수업으로 모두 우리 학원에서 중국어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주말과 연휴가 되면 그들의...
새로운 인프라, 돌아온 여행객 - 활기를 찾은 홍콩 나는 요즘 주말이면 바닷가 산책로를 뛰고 있다. 코스는 최근 새로 뚫린 포트리스 - 노스포인트 연결 구간으로 빅토리아 하버가 한눈에 들어온다. 아름다운 야경을 즐기며 조깅한 후, 이곳의 사진을 ‘홍콩 정부,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SNS에 올리기도 했다. 홍콩에는 바닷가 공원이 곳곳에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들과 휴가를 즐기는 시민들로 활력을 느낄 수 있다. 아울러 여행객들도 증가하여 홍콩 주요 여행지는 북적북적하다. 올 1/4분기 홍콩을 찾...
5월이 되면, 가족을 생각합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다양한 날이 있어 자연스레 가족을 생각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5월에 아버지께서 별세하셨고, 저의 생일도 5월이기에 더욱 가족 생각이 많이 납니다. 성경은, 가족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공동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드시며 남자와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두 사람이 따로 살지 않고, 하나 되게 하셨습니다. 한 가정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즉, 가족은 하나님이 디자인하신 모임이며 우리에게 주신 가장 소중한 공동체입니다....
오늘은 홍콩 제조업 역사에 이정표를 새긴 브랜드를 소개한다. 제조업 기반의 홍콩 산업이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며 물건을 만들어 파는 ‘메이드인 홍콩’의 수 또한 대폭 감소하였다. 하나 여전히 명맥을 유지해 오며 오랫동안 홍콩인들의 사랑을 받는 제조업체들 또한 없지 않다. 바로 다음과 같은 브랜드들이다. 복고풍의 유행으로 다시 사랑받는 ‘카멜’ 홍콩인들에게 낙타가 그려져 있는 물병이나 보온병은 추억의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예전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가면 종종 눈에 띄었던 카멜(CAMEL) 브랜드이다. 카멜은 낙...
홍콩 공영 아파트 역사는 195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같은 해 12월 25일, 구룡의 셰킵메이 판자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 당시 화재로 집단 거주하던 지역민 약 5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는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해 탄생한 공영 주택 제1호가 메이호 하우스이다. 이를 기점으로 홍콩에는 아파트 형태의 공영 주택이 속속 들어선다. 통계에 의하면 2022년 기준, 홍콩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224만 명이 공영 주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정부에 의해 지어졌지만, 이 중에는 소위 ‘홍콩 유명 공영 주택’으로 ...
홍콩에서 태국의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곳이 있다. 카우룬시티 사우스월로드(South Wall Road)에 있는 태국촌이다. 튄마선의 송웡토이 (Song Wong Toi)역 B3 출구로 나가 우측으로 몇 걸음이면 다다른다. 이 도로를 중심으로 태국 식당과 상점들이 줄지어 자리 잡고 있다. 비단 사우스월로드뿐만 아니라 주변 곳곳에 태국어 간판들이 보인다. 그 아래에는 태국의 음식, 과일, 분식, 향료, 수공예품 등이 진열되어 있다. 소위 ‘작은 태국’이라 부를 만하다. 태국인들이 카우룬시티에 정착한 이유는? 정부 ...
사이완은 홍콩섬의 북서부 지역을 말한다. 사이잉푼에서 케네디타운에 이르는 지역이다. 영국 식민지 시기의 행정 단위는 사이완구였는데,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구역이다. 사이완은 예전에 소위 ‘혐오 업종’이 집중되어 있는 곳이기도 했다. ‘혐오 업종’이란 기생집, 매춘 등을 의미한다. 특히 섹통추이(지금의 홍콩대학 인근)는 유명한 사창가였다. 하나 1935년 정부에 의해 매춘이 금지되면서 지금은 평범한 주택가로 변모되었다. 사이완 일대에는 대영 제국이 홍콩을 식민지화한 이후 많은 영국인들이 거주하였다. 사이잉푼에는 군대도 주둔했었...
먹을 복을 갖고 태어난 홍콩인들 홍콩 사람들은 먹을 복을 갖고 태어난 거 같다. 중국 최고 요리 중 하나인 광동 요리의 본 고장이며 아시아 으뜸이라는 중국 음식, 더 나아가 세계의 미식들도 만나볼 수 있다. 사람들을 뚱보로 만들 위협 요소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건만, 그에 비해 날씬한 홍콩인들을 보면 신기할 정도이다. 이것도 또 하나의 복이라면 복일 것 같다. 어쨌든 홍콩의 먹거리는 실로 다양하고 풍부하다. 오늘 소개하는 음식은 홍콩의 전통 길거리 베이커리이다. 60, 70년대에 홍콩에 이민 온 중국인들이 길거리와 골...
토요일 오후, 우리 학원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홍콩 수강생들과 한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식사 후 나는 식당 뒤 한국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 먹자고 제의했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고른 후 나가려는데 학생들이 여기저기 둘러보며 떠날 생각을 안 하는 것이었다. “안 가요?”, “아이, 선생님 잠깐만요. 한국 간 지가 오래돼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구요!” 이때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홍콩 사람들이 한국 슈퍼에서 가장 많이 사 가는 물건은 무엇일까? 알아두면 이들에게 한국 제품을 선물할 시 참고가 되지 않을까? 현지...
홍콩의 고적문물자문위원회는 이달 13일에 회의를 열어 새로 법정 고적에 등재될 역사적 유산을 심의했다. 이날 선정된 두 곳은 홍콩섬에 위치한 사이잉푼의 구찬육(舊贊育)병원 본관, 셩완의 광복사(廣福祠)이다. 최초의 중국인 전용 산부인과 구찬육병원 위원회의 양와이싱은 “구찬육병원이 법정 고적에 등재된 이후 주변의 관련 건축물들은 새로운 역사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 자신한다”고 밝혔다. 2009년, 이 건물은 홍콩 1급 역사 건축물로 지정된 바 있다. 런던 선교사회에서1922년 건립하였으니 10...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것을 보아도, 그것에 대해 깊이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WING이라는 비트박서의 이름을 들어보셨나요? 그가 ‘도파민’이라는 곡을 유튜브에 올렸습니다. 들으면서도 믿을 수 없습니다. 입에서 다양한 악기 소리가 나옵니다. 마법 같습니다. 그의 연주에 놀란 사람들이 유튜브에 수많은 리액션 영상을 만들어 올립니다. 그 인기가 공중파 방송까지 퍼져나갑니다. 그의 이름 그대로 WING이 날개를 달았습니다. 비트박스가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르는 사람들이 비...
“한국 올 때 금목걸이 하나 걸치고 와!” 기러기 아빠 생활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이달 한국에 다녀올 예정이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에 있는 아내로부터 지령이 떨어졌다. “한국은 지금 금값 폭등이라 금이 귀해. 올 때 금 목걸이 하나 사서 걸치고 오시게!” 평소 금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우리집 내무부 장관이 최근 ‘김치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금시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당연했다. 2월 17일 기준 한국의 금값은 1g당 15만 8천원으로 국제 시세보다 2만 4천원이 비쌌다. 당시 한국의 금 시세가 국제 기...
얼마 전, 우리 학원의 중국어반 수강생 김경희 씨는 주말을 이용해 광저우를 방문하였다. 다녀온 후 꼭 한 번 가 볼 만한 곳이라며 추천하였다. 관광지뿐만 아니라 호텔도 매우 싸서 대만족이었다고. 광저우는 중국 5대 도시 중 하나이다. 또한 ‘식재광저우(食在廣州)’, 즉 ‘식사는 광저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맛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오래전부터 광동의 문화 및 음식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으며 19세기와 20세기에 걸쳐 많은 인구가 홍콩으로 건너왔다. 고속철도 개통 후 홍콩-광저우의 시간적 거리는 더욱 가까워졌다. 예...
6번째 이사에 대한 소회 얼마 전, 홍콩에서 10년만에 이사를 했다. 21년 동안 이번이 6번째였다. 3.5년에 한 번씩 이사를 한 셈이다. 그래도 이 집에서 10년을 살았으니 최장 기간 거주였다. 그만큼 살기 좋았던 곳이었기에 정이 들어 떠나고 싶지 않았다. 내 아들의 경우 초, 중, 고등학교의 학창 시절을 보냈고 한국의 대학에도 진학하게 되었으니 이 집에 대한 소회도 남달랐다. 이사를 하게 된 이유는 한국 생활 환경의 변화 때문이었다. 아들이 이달에 제대를 하고 3월 복학을 앞두게 되었다. 예전에는 원룸 ...
상하이 스트리트(Shanghai Street)는 구룡의 조던, 야우마테이, 몽콕으로 연결되는 2.3km의 거리이다. 상하이가(街) 600-626번지에 자리잡은 618 상하이 스트리트는 고풍스러운 옛 모습을 살리며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한, 신구의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다. 도시재건국의 기획하에 100년이 넘는 역사적 건물이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탄생되었다. 618 상하이 스트리트는 총 14개 건축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들은 각각 3~6층 높이의 벽돌, 컨크리트, 목재로 지어졌다. 이중 10개 동은 ...
이곳을 주목하라! - 북환선 프로젝트 얼마 전 ‘2025 세계대전망’이라는 책을 읽었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출판한 것을 한국경제신문사에서 번역하여 한국 독자들에 선보였다. 책 뒷부분에 주요 국가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는데, 그중 홍콩에 관한 부분도 있었다.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GDP 성장률: 2.2% -1인당 GDP: 56,880USD / PPP(구매력 평가 기준): 78,960USD -인플레이션: 1.9% -재정수지(GDP 대비, %): -1.4% - 인구: 750만 명 민주화 운동이 대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