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열어두겠습니다 - 홍콩우리교회 서현 목사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 홍콩우리교회 서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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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이번 주 토요일 몇 시부터예요?” 지난 주일 예배를 마치고, 한 성도님이 다가와 물었습니다. 여러 분에게 여러 번 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두 달 동안 준비한 바자회가 마무리 단계에 이르며 더욱 분주합니다. 월병 선물이 오가던 9월이 지나고 10월이 시작되는 첫 주 토요일. 한국에서는 하늘이 열렸다는 개천절 휴일인 그 날. 홍콩우리교회 문이 활짝 열리며 바자회를 합니다. 


준비는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심천까지 가서 답사하고, 물건을 고르며 실어왔습니다. 교회 창고와 제 사무실에는 하나둘 물건이 쌓였습니다. 상품권 약관까지 꼼꼼히 확인하며 디자인을 만들었습니다. 칼럼을 쓰고 있는 이 시간에도 교회 중고등부실에서는 우리문화원 만다린 교실이 진행되고, 유초등부실에서는 수제 오란다를 만들고 있습니다. 밤늦은 시간까지 카톡을 주고받으며 놓친 것이 없나 체크합니다. 물건에 가격표를 붙이며 구매하시는 분들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는 않을지, 불편한 마음이 드는 부분은 없는지 세심히 마음을 씁니다. 서로 조율할 것이 많았지만, 오고가는 카톡과 준비하는 과정에 웃음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상합니다. 바자회로 큰 이익을 얻는 것도 아니고, 그 이익이 나를 위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모두 즐거워합니다. 집에 방치해두었던 물건과 옷, 신발을 기부합니다. 추억이 어린 물건을 내놓으며 좋은 주인을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교회 새로 등록하신 분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합니다. 바자회를 함께 준비하며 더 가까워집니다. 어떤 분이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왜 이렇게까지 준비해야 하는 거예요?” 


저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준비하는 얼굴들을 보며 답을 찾았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 준비하는 일은, 그 사람을 이미 마음에 품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우리가 이 자리를 준비하는 것은, 홍콩에 사는 이웃을 마음에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의 레위기는 이 마음을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너희와 함께 있는 거류민을 너희 중에서 낳은 자 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 땅에서 거류민이 되었었느니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9:34 개역개정성경)


이스라엘 백성은 오랫동안 이방인으로 살았습니다. 낯선 땅에서 살아본 사람은 낯선 땅에 온 사람의 마음을 잘 압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그네로 살았던 시절을 잊지 않기를 원하셨습니다. 그래서 서로를 대접하고 친절하게 대하라고 하셨습니다. 신약의 초대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도행전은 초대교회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나누고”(사도행전 2:44-46) 히브리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 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브리서 13:2) 몇몇 특별한 사람만 손님을 대접하고 나그네를 환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문 앞에 선 한 사람을 반겨야 한다고 성경이 말합니다. 


바자회는 결국 환대의 자리입니다. 값싸고 좋은 물건을 나누고, 함께 먹고 웃으며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입니다. 특별한 종교적 색채 없이, 편하게 들러 인사 나누는 동네 장터. 홍콩이라는 도시에서 교회가 한인 커뮤니티의 좋은 이웃이 되는 일. 그것이 바자회를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이고 이유입니다. 이웃을 섬기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를 움직이는 힘입니다. 지치고 힘든 홍콩의 삶에서 잠깐 여유를 갖고 따뜻하게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원하는 마음이 우리를 하나 되게 합니다. 


몇 주 전 시작한 우리문화원도 이 마음으로 준비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하며, 교회에 활기가 넘치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앙에 관계 없이, 더 많은 분들이 우리 교회를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배움의 자리와 나눔의 자리가 함께 채워지며, 우리 모두가 풍성하게 채워지는 가을이 되면 좋겠습니다. 


10월 3일 10시-오후 3시까지 바자회를 합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 기뻐하실 수 있도록 물건도 다양하게 마련하려고 힘쓰고 있습니다. 인형도 있고, 좋아하실 여러 물품이 있습니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잠깐 들러 구경해보시고, 먹거리를 즐기셔도 좋습니다. 


자세한 안내는 홍콩우리교회 홈페이지(hkwoorichurch.org)와 수요저널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문의는 카톡 아이디 sweetie106으로 연락 주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직 낮은 덥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조금씩 시원한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다가옵니다. 새로운 달 10월을 맞이하여, 여러분의 삶에 풍성한 결실이 가득하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좋은 이웃으로, 한인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홍콩우리교회는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번 주 토요일, 문을 열어두겠습니다. 오시는 모든 분들을 환영합니다. 이 칼럼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이 이번 한 주도 건강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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