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이자 카톨릭 선교사로서 아프리카 수단에서 헌신했던 故 이태석 신부의 다큐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가 홍콩에서 최초로 상영돼 교민 및 홍콩인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
홍콩한인여성회(회장 김미리)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하여 20일 KIS강당, 21일 MCL JP시네마에서 개최된 이번 행사는 그동안 한국의 K-POP과 드라마, 음식 등으로 많이 알려진 것 외에 세계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또 다른 모습을 전하고자 기획됐다.
김미리 회장은 “최근 한류에 힘입어 한국의 위상이 엄청나게 높아진 것을 실감했다.
대중문화와 식문화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아직도 한국의 진면목은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한국인의 위대한 사랑을 보여준 ‘울지마 톤즈’가 홍콩에도 전해지면 좋겠다.”고 영화 개최 취지를 밝혔다.
故 이태석 신부는 1962년생으로 부산에서 태어나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 군복무를 마친 뒤 광주 가톨릭대에 입학, 2001년 사제 서품을 받은 뒤 수단 남부의 톤즈로 떠난다.
오랜 내전과 감염병에 신음하던 절망의 마을에서 사랑과 눈물로 헌신하며 사람들의 조금씩 변화시켰지만 갑작스런 암진단으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그의 삶은 짧았지만 조건없이 베푸는 부모의 사랑처럼 헌신했고 영화는 종교적 색채없이 그의 헌신하는 삶에 초첨을 맞추어 담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번 행사에는 영화를 직접 기획, 제작한 KBS 구수환 프로듀서(다큐멘터리국 부장)가 촬영을 담당했던 김성미 VJ와 함께 직접 참석해 영화 상영후 관객과 포럼을 나누며 스크린밖 이야기도 활발하게 나누었다.
구수환 프로듀서는 대표적인 고발 프로그램인 ‘추적60분’ 등 전쟁, 다큐, 르뽀 취재를 전문적으로 20년간 제작해온 베테랑 저널리스트.
이태석 신부를 생전에 만나지도 않았고 카톨릭 신자가 아닌 구수환 프로듀서가 왜 갑작스레영화를 만들었을까.
그는 “수많은 고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사회의 변화와 정화에 노력해 왔지만 왜 삶이 이럴까 고민했었는데 그 해답을 이 신부님의 생애를 통해서 얻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난한 가정에서 의대를 졸업한 그가 어떤 이유로 신부가 되었는지, 자식을 어떻게 키우는 것이 성공한 교육인지를 그의 어머니에게 물어보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울지마 톤즈’는 상영직후 카톨릭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와 한센병자, 희생과 봉사자들에 대한 이슈를 새롭게 조명하며 전국민적인 사회봉사캠페인으로 증폭되고 있다.
미국, 유럽, 호주, 바티칸 등에서도 상영되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영화 상영후 관객들과 나눈 포럼시간에는 향후 남수단 및 아프리카에 한국 정부차원에서 지원될 병원설립 추진 계획과 의료지원사업, 구체적인 교육사업지원 등에 대해서 밝히며 홍콩인들의 관심과 후원을 촉구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