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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나눔,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HKGNA Stars of Tomorrow 8일 공연
기사입력 2024.10.30 08:39
"자폐증 아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친다는 건 기적같은 일이었죠. 소리를 지르고 가만히 앉아 있질 못하거든요. 공연을 앞두고 한 곡을 연습시키려면 제가 완전히 녹초가 되고 말아요."
비영리 자선단체인 홍콩차세대예술협회(HKGNA)의 대표이자 예술감동인 미셸 김은 말콤 목(Malcolm Mok)을 만나 레슨하던 기억을 떠올렸다. "말콤은 유아기 때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에요. 일반적인 언어 구사와 의사소통 능력이 어려웠어요. 고함을 치거나 다음 행동을 예상할 수 없었어요."
미셸 김은 말콤 옆에 나란히 앉아 음악을 들려주고, 아이의 손을 잡고 일일히 누르면서 악보 한마디 씩 가르쳤다. 말로 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때로는 안아주고, 어깨를 맞닿아 온 몸의 힘을 전하면서 감정 싣는 것까지 세세하게 알려주어야 했다. 말콤과의 레슨이 마치면 미셸은 그날 하루 완전히 녹다운이 됐다.
그렇게 어려운 공연준비를 마치고 나면 말콤은 무대 위에서 천진난만한 천사가 된다. 전혀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어려운 곡을 훌륭하게 연주한다. 말콤의 어머니와 가족들, 말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감동의 눈물이 터지고 만다. 이미 홍콩에서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말콤의 피아노 연주는 인정받고 있다.
미셸 김은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워오면서 미국 줄리어드에 입학해 정통 엘리트 음악인으로 성장한 인물이다. 국제 콩쿠르에서 1등을 위해 전념해오던 그녀가 음악을 통해 낮은 곳의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된 건 시어머니의 권유 때문이었다. 해외 미개척 선교지에서 선교활동을 하시던 시어머니가 전기도 없는 오지에서 미셸에게 피아노 연주를 부탁했는데, 그곳에서 음악이 정말 아름답게 사용되는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아들을 출산할 때 난산을 경험하고 삶의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음악을 통해 사회 낮은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기로 하나님께 약속했다.
HKGNA는 음악을 통해 사회 낮은 곳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목표이다. 차세대를 위해 더욱 낮아진 음악이다. 음악치료, 음악세미나와 함께 불우 청소년, 장애우를 위한 음악교육이 차세대 음악 발전에 밑거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미셸 김이 대형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음악인을 홍콩으로 초대하고, 홍콩의 국제적인 무대에 오르는 기간동안 음악 전공학생들, 장애우, 소외된 음악인에게 마스터 클래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셸 김의 열정에 동감한 수많은 음악인들이 기꺼이 HKGNA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수미, 백건우 등 정말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분들이 저희 무대에 참여해 주셨어요. 사실 저희 같은 작은 NGO 단체가 그런 유명한 분들을 모실 수 있는 건 기적이죠. 음악을 통해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요. 물질적 후원도 정말 감사한 일이죠. 한인회, 한인여성회 등 한인 단체들이 진심으로 많이 도와 주고 있어요. 한국영사관과 한국문화원 등도 체계적인 지원으로 큰 힘이 되지요.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려요."
11월 8일 개최되는 Stars of Tomorrow는 홍콩의 촉망받는 차세대 뮤지션과 장애를 극복하고 큰 반응을 받고 있는 연주가들이 함께 오른다. 미셸 김은 음악을 전공하는 엘리트 학생들이 불우한 주변 환경의 친구들, 장애우들과 눈높이를 같이하고 서로 섬김의 감동을 배워야만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미셸 김은 HKGNA 콩쿠르를 통해 찾아낸 인재들을 HKGNA Young Virtuosi(젊은 거장)으로 명명하고 세계적인 연주가들의 마스터클래스 수업과 협연도 마련하고 있다. 카네기홀 연주를 비롯해 작년에는 서울에서 협연 공연도 개최해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다음주 8일 Stars of Tomorrow 공연을 마치고 나면 11월 19일부터 30일까지 HKGNA 뮤직페스티벌을 잇달아 개최한다. 한국 발라드의 킹 성시경과 홍콩 탑 가수 힌스 정이 한 무대에 오르고 천진 줄리어드 오케스트라 80여명이 홍콩으로 날아와 수준 높은 향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글 손정호 편집장
사진 HKGN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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