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종 대 왕 임 금 님 이 한 글 을 안 만 들 면 정 말 좋 겠 어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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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종 대 왕 임 금 님 이 한 글 을 안 만 들 면 정 말 좋 겠 어 요"

"세 종 대 왕 임 금 님 이 한 글 을 안 만 들 면 정 말 좋 겠 어 요"




다소 충격적인 제목이지만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은 말을 누가 했을까.

바로 토요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어렵게 배우는 저학년 어린 아이들의 볼멘소리다. 해외에서 자녀를 기르는 학부모라면 모두가 동감할 난제중의 난제가 한글 가르치기가 아닌가 싶다.

11일 토요일 오전, 졸업시즌을 맞아 한국국제학교 앞마당에서 토요학교 졸업사진을 촬영하기 모인 자모회 회원들의 이야기가 단순한 아줌마들의 수다는 아니었다.

"우리 아이는 아직도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다'수준이에요."

"자식이 외국인을 만나서 결혼하는 것까진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손주하고는 한국말로 얘기하고 싶어요."

"해외에서 자라니까 문법이나 어법이 틀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한글을 더디 배우는 것을 관망하는 부모들은 이해할 수 없어요."

한글에 대한 학부모입장은 제 각각이지만 그래도 자모회 회원들의 취지는 동일했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어는 제일 잘해야 한다는 것.

토요학교 자모회 회장을 맡아 2년째 봉사중인 박준선 씨는 자모회는 어떻게 참여했냐는 질문에 "도대체 토요학교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서요"라고 말문을 열였다.

"아이를 보내기만하던 학부모 입장에서 궁금했던 거에요. 관리가 허술한게 아닐까, 경비지출은 새는게 아닐까 하면서 불평불만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자모회에 참여하면서 들여다보니 이렇게 적은 인원으로 530여명의 학생들을 다 가르치고 있었어요. 정말 수고 많으시구나 생각했죠."

자모회 회원들은 단순히 학교운영에 봉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전달하고 아이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배우게되는 변화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유치부반을 만들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좀 더 쉽게 한글을 배울거라는 의견이 많아서 학교에 건의했는데 올해 유치부에 3개씩이나 반이 생겼어요."

자모회 의견이 반영됐다는 것에 보람을 느낄 뿐만 아니라 학교측에서도 더 많은 학생들을 확보하게 일석이조가 된 경우다.

토요한글학교의 문익생 교장은 "교민 자녀 530여명이 공부를 마치고 즐겁게 돌아가는 하교길을 보고 있으면 말할 수 없는 보람을 느낀다"며 "거의 모든 홍콩 교민 자녀가 등교하는 학교이니만큼 모든 교민분들의 진심어린 사랑과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전직, 현직 교사들이 대부분인 토요학교 선생님들의 단체사진 차례가 됐다. 몇몇 학생들의 엄마이기도하고 이웃 아줌마이기도한 관계가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우리 손으로 우리 힘으로 일궈가는 홍콩토요학교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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