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회 전국체전- 축구, 테니스, 볼링, 골프 참가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85회 전국체전- 축구, 테니스, 볼링, 골프 참가

(지난주에 이어 계속) ]]1]] 올해로써 85번째를 맞는 전국체전이 이미 국내에서도 한물 간 스포츠 행사임은 누구나 아는 바다. 전 세계가 열광하는 대형 스포츠 게임을 비롯해 이름 있는 국제경기가 일년에 한 두 번은 치러지고 있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 전국체전 같은 동네 스포츠는 이제 더 이상 인기행사가 아닌 지도 모른다. 매스컴도 시큰둥하다. 그러나 아직도 어린 싹들은 전국체전을 통해 싹수를 드러내고, 아직도 해외 동포팀들은 전국체전을 연중 계획표에 잡아놓고 최선을 다해 참석한다. 그래서인지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응과는 상관없이 우리만의 전국체전 무드가 있다. 이번 전국체전에 참가한 홍콩축구팀 감독은 KOFA 회장으로 있는 이원욱씨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했다. 오래 전, 그러니까 약 13년 전쯤에 축구선수들이 참가한 이래 최근 들어 두 해 연속 참가한 것이다.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은 선수들이 시간을 내고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모두 직장을 가진 홍콩교민사회 환경에서는 쉽지 않다. 선수들이 어떻게 시간을 냈느냐고 이원욱 감독에게 묻자, 더러는 휴가를 내고 더러는 회사에 양해를 구해 출장 형식을 취했고, 또 더러는 개인사업을 며칠 접었다고 한다. 재캐나다 선수들과 축구시합이 있던 지난 9일 오후 1시, 청주시내에 있는 대농구장에는 홍콩과 자매결연을 맺은 청주시 모충동 주민 20여명이 북과 괭과리를 들고 “홍콩 이겨라 홍콩 이겨라!”를 외치며 응원했다. 각처에 흩어져 있던 다른 종목의 재홍콩 선수단들도 응원을 하기 위해 시간을 내서 모였다. 재캐나다 선수들은 비교적 어린 선수들이었고, 한국말이 안돼 영어로 소리를 지르는 선수들도 많았다. 전반경기 30분 동안 우리 선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으나 초반에 먹은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휴식시간을 가졌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가진 경기에서 온 몸이 땀으로 범벅됐지만 후반전에 대한 기대로 휴식은 흥분의 연속이었다. 이어서 시작된 후반전에서 경민수 골키퍼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또 한 골을 내주었으며 결국 2:0으로 패했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보여준 멋진 패스와 호흡은 지난해 보다 월등했다. 졌지만 아깝지 않은 게임이었고 응원자들에게 재미를 안겨준 게임이었다. 프로게임을 방불케하는 태클과 거친 몸싸움에도 불구하고 크게 다친 선수들이 없었다. 테니스 경기 역시 9일 오전부터 국제테니스장에서 하루종일 열렸다. 구태용 선수는 오전에 있었던 단식 경기에서 이미 동메달을 확보했으며, 구태용, 김철우 복식조의 첫 경기는 재호주 선수들과 있었다. 지난해 우승팀이었던 재호주 선수들은 단식 경기에서 얻은 좋지않은 결과 때문에 지친듯한 얼굴이었고 내심 긴장하고 있었다. 여러 해 동안 전국체전 단골 선수였던 김종문씨가 코치를 자청하고 코트에서 소리를 질러대는 동안 경기가 시작됐다. 초반에 열세로 밀리던 우리 선수들은 재호주 선수들에게 4세트를 내주고부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팽팽한 경기로 접어들었다. 듀스와 듀스가 이어지고 급기야 연장경기까지 끈 후에 김철우 구태용 선수조는 재호주 선수들을 이겼다. 동메달을 확보한 것이다. 오후에 있었던 단식 경기에서 구태용 선수는 재필리핀 선수를 꺽고 은메달을 획득했고, 복식조는 동메달에 머물렀다. 볼링경기는 10일부터 시작됐다. 개인과 단체전이 며칠동안 계속됐는데, 첫 경기를 마치고 나온 최달섭 선수는 경기장 바닥이 미끄러워서 적응이 안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재홍콩 볼링 선수의 터줏대감인 이희준과 정상진 선수의 표정 역시 밝지 않았다. 다른나라 교포선수들은 젊음과 패기를 자랑하는 듯 했고 우리 선수들은 구력과 연륜으로 버티는 듯 했다. 세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공을 굴렸지만 아깝게도 메달권 안에 진입하지 못했고, 개인 마스터전까지 올라갔던 이희준 선수 역시 노메달을 기록했다. 재홍콩 볼링선수단은 몇 년 전만해도 전국체전 해외경기 메달을 모두 휩쓸어 ‘공포의 홍콩팀’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충주 임페리얼 골프장에서 진행된 골프경기에는 국내선수단 및 해외선수단 200여명이 그린을 누비며 실력을 겨뤘다. 재홍콩선수단은 10일 오전 11시에 연습경기를 가졌고 11일부터 본격적인 경기에 들어갔다. 골프선수로 참가한 재홍콩 천재영 선수는 이번 체전에 참가한 전체 골프선수들 중에서 최고령자였다. 나이라면, 이갑수 선수와 김석걸 선수도 만만치 않았다. 젊은이들에게 한 수 가르치며 그린을 누볐을 법도 한데, 그들과 예민하게 실력을 겨뤄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되었던지 재홍콩 골프 선수 역시 노메달의 전통을 고수했다. 서병길 홍콩한인체육회장이 단장으로, 그리고 김석걸 부회장이 부단장으로 앞장섰던 재홍콩선수단은 일주일간의 체전 참가를 마치고 무사히 귀홍했다. 문명곤 총감독의 고수다운 지휘와 정연규 총무의 말없는 수고가 뒷받침 되었다. 뒤에서 관심과 격려로 혹은, 물질로 후원해준 우리 교민 단체들과 어른들의 사랑을 일일이 짚어낼 수는 없지만, 후에 <전국체전 결산공고>를 참조해도 된다.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도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는 분들로 인해 홍콩교민사회 사절단의 행보가 더욱 힘 있고 즐거웠음은 말 할 나위도 없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