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택시기사 절반 정도가 60세 이상으로 알려지면서, 기사들의 건강 검진을 더욱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택시기사 고령화가 택시사고 건수 증가로 연결되어 있다는 주장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홍콩 교통국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까지 홍콩의 택시 면허 운전사에는 210,524명이 등록되어 있는데, 이중 49.5%가 60세 이상이다.
택시기사의 평균 연령은 58.4세로 2016년 58세보다 소폭 상승했다. 30~39세 사이의 젊은 기사들은 총 9,101명으로 전체에서 4.3%에 불과했다. 최저 연령은 21세였다. 홍콩 택시기사는 정년이 없다.
택시위원회 응관싱 부회장은 '젊은 인력 부족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전했다. 그는 고령화가 계속되면 기술 활용과 서비스 개혁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고령 기사들이 네비게이션과 교통감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문대 지리자원관리학과 실비아 허잉 교수는 홍콩 내 택시기사들의 평균 연령이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젊은 사람들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꺼리기 때문에 갈수록 나이든 운전사들만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비아 교수는 능력있고 건강한 장년층이 택시 일을 계속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재 업무 규정은 근무 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할 만큼 시간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교통국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60세 이상의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07~2017년 사이의 60세 이상 운전자는 1,148명에서 3,787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60세 미만 운전자는 같은 기간 19,889명에서 18,887명으로 줄었다.
최근 통계를 바탕으로 실비아 교수와 시민당의 제레미 탐만호 입법의원은 고령 운전자들이 좀 더 자세한 건강 진단을 받아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홍콩에서 운전할 수 있는 연령의 상한 제한은 없지만, 70세를 넘어 운전 면허를 갱신할 때는 반드시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택시기사들에게 좀더 엄격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65세가 되면 건강 검진을 받고 주행 테스트를 통과해야 3년간 연장된다. 그 후 운전을 계속하려면 매년 건강검진이 필요하며 75세에는 은퇴해야 한다.
탐 의원은 홍콩도 고령 운전자들에게 비슷하게 정기 건강검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도 정년을 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홍콩의 택시기사들은 보통 오전 6시, 오후 5시에 시작하는 12시간 교대 근무를 한다. 긴 근무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사들이 은퇴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개인 택시기사들은 대부분 자영업이기 때문에 연금이 없고, 저축해둔 돈이 없을 경우 하루에 몇 백불이라도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75세의 한 택시기사는 일주일에 2~3일 전도 일하고 있는데, 일을 하지 않는다면 죽을 만큼 지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