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린한마디 광동어두마디] (9) 엉덩이를 때릴까? 구두를 닦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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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한마디 광동어두마디] (9) 엉덩이를 때릴까? 구두를 닦을까?

한국어사전에는 아첨이나 아부라는 말이 ‘남에게 잘 보이려고 알랑거리며 비위를 맞춤, 또는 그렇게 하는 짓’이라고 정의 되어있다. 한자로는 각각 아부(阿附), 아첨(阿諂)이라고 쓰는데 중국에서는 첨미(諂媚 chan mei)라고 하며 통용되는 말로는 만다린으로 拍馬屁(pai ma pi), 광동어로는 擦鞋(차하이)라고 한다. 拍馬屁는 말의 엉덩이를 때리다라는 뜻이다. 돼지(猪 zhu, 쥐)나 소(牛 niu, 아우)가 아니고 왜 하필 말의 엉덩이를 때일까? 어원은 이렇다. 몽고에는 일생을 말 위에서 보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 교통수단이자 생활필수품이다. 아는 사람끼리 지나가다 만날 때도 상대의 말 엉덩이를 두드리면서 인사를 대신했다. 언제부터인가 출세의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이 지위가 높은 사람의 말을 보고 마치 전문가나 된 듯이 상대의 말(馬 ma) 엉덩이(屁股 pi gu)를 툭툭 치면서(拍 pai) 무조건 好馬(hao ma)! 즉 좋은 말이라면서 추켜세웠는데 나중에는 아첨의 의미가 남아 오늘날까지 쓰이게 되었다. 광동어의 擦鞋(차하이)는 상대의 신발까지 닦아(擦 ca, 차)줄 정도로 아부한다는 말이니 拍馬屁 보다는 좀더 노골적인 표현이겠다. 사장을 老板(lao ban, 로우반), 광동어로는 영어 Boss의 음역인 波士(뽀시)라고 한다. 사장에게 아첨하다는 각각 拍老板馬屁(pai lao ban ma pi), 擦老板鞋(차로우반하이)라고 한다. 아첨꾼은 馬屁精(ma pi jing, 마페이젱), 擦鞋仔(차하이짜이)라고 한다. 홍콩에도 만다린(푸통화) 보급방송이 미온적이나마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데, 한번은 TV에서 유명인사의 만다린에 얽힌 에피소드를 모아 방송했다. 한 연기자가 어릴 때 중국(大陸 da lu, 다이록)에서 촬영을 하다가 그만 신발을 잃어버려 당황했고, 왜 뭘 잃어버렸냐는 주위 사람들에게 ‘我的孩子(wo de hai zi)-내 아이요!‘라고 말했단다. 신발은 중국어로 鞋子라고 쓰고 만다린으로 ’xie zi‘, 광동어로는 신발(鞋)와 아이(孩)가 모두 ‘하이’라고 발음이 되는데, 신발을 그만 孩子(hai zi)라고 해서 어린 나이에 아이까지 있구나 하는 엉뚱한 오해를 샀다고 한다. 물건을 잃어 버리다라는 말을 만다린으로는 不見(bu jian), [주](diu)라고 한다. 내 신발을 잃어 버렸어요는 만다린으로 我的鞋子不見了(wo de xie zi bu jian le) 혹은, 把我鞋子[주]了(ba wo xie zi diu le)라고 하고, 광동어로는 我鞋唔見左(어하이음긴조)라고 한다. 또 어떤 홍콩사람이 중국의 한 음식점에서 음식을 주문하는데 ‘새우살 두부볶음 蝦仁豆腐(xia ren dou fu,, 하얀따우푸)’을 잘못 발음해 그만 사람 죽이는 두부=殺人豆腐(sha ren dou fu, 삿얀따우푸)가 되어 웃음을 사기도 했단다. 이러한 울지도 웃지도 못할(哭笑不得 ku xiao bu de) 상황은 참으로 비일비재 하다. 글쎄, 과연 홍콩엔 아부문화=擦鞋文化(차하이만파)가 있을까 없을까? Iris Jun(iris_ju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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