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다린한마디 광동어두마디] (7) 홍콩가는 홍콩발(香港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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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린한마디 광동어두마디] (7) 홍콩가는 홍콩발(香港脚)!

지명이 붙어서 또 다른 의미의 명사가 되는 단어가 꽤 많다. 예를 들면 안성마춤, 더치페이, 터키탕, 핀란드사우나...등이 우리 생활에서 사용 빈도수가 많은 조합 단어겠다. 홍콩도 예외는 아닌데 우리 나라에 “홍콩 간다.”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뜻을 점잖게는 환상적이다, 황홀하다라고 표현하면 맞을까? 또 하나 ‘홍콩’이 들어가는 단어로 중화권에서 오래전부터 ‘명사’로 쓰이는 말이 있는데, 香港脚(xiang gang jiao, 휑꽁궥)라는 단어로, 그 뜻은 명예롭지 못하게도 ‘무좀’이다. 홍콩 외에 싱가포르 사람들도 많이 걸리는지 新加坡脚(xin jia po jiao, 상가포궥)이라고도 하며, 영어로 Athelete's Foot, 중국어 병명으로는 足癬(zu xuan, 족씬)라고 한다. 홍콩TV에서 나오는 오래된 무좀약 광고가 하나 있다. 내용은 데이트 첫날로 보이는 남녀가 택시를 타고 밤길을 가는데, 택시 기사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아 차가 옆으로 기울어지며 급정거하게 된다. 택시기사가 무안한 듯 웃으며 “對吾住, 香港脚發作(또이음쥐, 휑꽁꿱팟쭥) 미안해요, 무좀 때문에 가려워서...”라며 말한다. 여자 쪽으로 엎어져 민망한 남자가 택시기사에 “用XXX 阿!(용XXX아) XXX약을 써!”라고 소리 지른다. 촌스러운 광고지만 볼 때 마다 웃음이 나오는데, 아마 홍콩에는 택시기사분들에게 무좀이 가장 많아서 이런 광고가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홍콩으로 관광 오시는 한국분들의 쇼핑품목으로 ‘무좀약’이 잘 팔린다고 하니 한국에서, 아니 전세계적으로 무좀은 귀찮으면서도 Sars 보다도! 무서운 피부병이라 하겠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홍콩의 불볕 여름, 홍콩여인들이 아릿다운 자태와 무좀 없는 매끈한 맨발 샌들 패션으로 거리를 누빈다. 정말이지 홍콩가는 풍경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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