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론 한국 관련 편향보도 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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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언론 한국 관련 편향보도 자성

CCTV 등 악의적 보도 이어 인민일보 한국축구 극찬 ‘中韓관계 악화 우려’ 당 지도부 시각 반영한 듯 홍콩을 비롯한 세계 언론 대다수가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룩한 한국 축구대표팀을 극찬하던 순간 편파 판정을 들먹이며 ‘한국 때리기'에 광분했던 CCTV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의 태도가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우호적인 논평을 계기로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민일보는 한국이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등을 차례로 꺾고 승승장구하는 동안 CCTV, 중국청년보 등 언론들이 한국축구의 선전(善戰)을 비하하는 보도로 일관, 한국인들의 분노를 자아낸 가운데 10일 논평에서 “한국은 월드컵에서 강인한 승부욕과 체력, 수준 높은 실력을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퍼부어 눈길을 끌었다. 일부 언론들은 월드컵 및 한국 공관내 탈북자 연행 사태 등을 둘러싸고 한국 편향 보도가 이어져 양국 관계 악화 조짐을 보인 것을 지적하며 자성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월드컵 당시 중국 최대 TV인 CCTV와 상당수의 중국 신문.방송들은 “한국의 심판 덕” 운운하며 이른바 '심판 음모론'과 한국팀과 한국을 조롱하는 듯한 기사들을 게재해 한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중국 언론들의 일련의 편중된 보도 결과로 중국인들은 당연히 한국팀의 실력을 평가 절하했으며 양국 국민들간 감정 대립까지 초래하게 됐다. 서방 언론들만해도 심판 판정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한국팀이 투지와 정신과 기술에서 상대팀보다 뛰어난 점도 함께 인정해 준 터였다. 이처럼 중국 언론들의 시샘성 논평이 잇따르자 중국 정부와 언론의 태도 뒤에 불순한 동기가 있을 것으로 풀이한 한국인들도 적지 않았다. 일부 관측통들은 특히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이 월드컵 개막식 등에 참석하지 않은데 이어 중국 관리들조차 월드컵 관람을 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막았다고 주장, 중국의 의도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졌다. 중국 언론과 정부의 월드컵에 대한 태도는 한국이 월드컵으로 인해 국제무대에서 부각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분석까지도 나왔다. 중국 관측통들은 월드컵 대회 중이던 지난 6월 중국 공안이 베이징 주재 한국 공관에 무단 진입해 탈북자들을 강제 연행하는 한편 외교관들까지 폭행, 양국 국민들 사이에 반한.반중 감정이 깊어진 상황에서 ‘축구 판정’ 문제까지 불거져 나온 것에 주목했다. 베이징 소식통들은 중국 대표팀이 C조 조별 리그전 3경기에서 한 골도 못 넣고 전패한 반면 한국이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입하자 감정의 골짜기는 더 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의 한 대학에서는 중국 학생 대부분이 한국과 스페인간의 8강전과 독일과의 4강전 당시 각각 스페인과 독일을 응원, 한국 유학생들과 감정 대립 및 충돌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중 한국대사관 인터넷 사이트(http://www.koreaemb.org.cn/)의 '열린 마당'에는 공안의 한국 외교관 폭행과 한국 축구팀을 비하한 중국 언론 보도와 한국 대사관의 소극적인 대응에 대해 분노를 표시하는 메일 수 백 여개가 빗발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는 올해 월드컵과 탈북자 문제 등을 둘러싸고 양국 국민간 감정적 대립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인민일보 등이 한국 치켜세우기에 나서고 일부 언론들도 한국 관련 보도 내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자성 조짐을 보임으로써 한중간의 감정적 싸움은 일단락 된 느낌이다. 그러나 서울이나 베이징, 홍콩 거주 교민들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의 참모습을 재인식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또한 중국 언론들이 뒤늦게 자성 움직임을 보이게 된 것은 스스로의 반성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당 지도부의 지시와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의 중국 언론에 대한 훈수성 논평 등에 뒤 이어 나왔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명보는 지난 11일 인민일보의 한국 축구 극찬 논평이 나온 뒤 “중국사회가 한국축구 수준을 이제야 바로 보기 시작했다”면서 “중국축구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 때리기'에 앞서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봐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명보는 이날 중국 전문가 친셩(秦勝)이 쓴 '수준 차 직시해야 발전 가능' 제하 칼럼에서 중국 언론인들을 비롯한 중국인들이 이제야 한국 축구의 진면목을 알게 됐다고 꼬집었다. 칼럼은 한국축구가 4강 진출 위업으로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도 C조 리그전 3경기 모두 완패한 중국 선수단과 언론들은 한국 공포증(恐韓症) 때문인지 한국이 편파 판정에 힘입어 승승장구를 하게 된 것으로 선전해왔다고 비평했다. 아울러 CCTV 등 주요 언론들이 보여준 시샘성 보도와 논평 등 좁은 소견으로 한국인들의 반감만 초래했을 뿐 중국축구 발전에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비난한 뒤 한국축구 수준이 중국보다 높다는 데 누가 이의를 제기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대외개방이라는 역류할 수 없는 추세에도 불구, 여전히 폐쇄되고 편협한 심리 상태를 갖고 있다면 중국 축구가 세계 축구에 끼어들 수 없는 만큼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모자람을 부끄러워 말고 남의 가르침을 받으며, 더욱 발분해 한국과 중국간의 거리를 좁혀나가야 한다고 칼럼은 훈시했다. 홍콩 지식층을 대표하는 경제지 신보(信報)는 한 술 더 떠서 “중국인들은 서방축구팀들을 위해 눈물까지 흘려주는 등 서양의 노예 노릇을 했다”고 비난했다. 신보는 6월28일 '오호 애재라! 서방 축구팀 위해 훌쩍이는 중국인' 제하 칼럼에서 포르투갈에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을 차례로 격파한 한국팀에 대해 국제사회가 찬탄과 경이로운 반응을 보였지만 유독 이웃 국가인 중국인들의 반응과 매너는 뭇 사람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였다고 논평했다. 신보는 "신문,방송과 네티즌 할 것 없이 대부분이 서방 국가 입장을 대변하며 현대적 의미의 '서양 노예'들의 역할을 했다고 혹평했다. 홍콩의 중국계 신문인 따쿵바오(大公報)도 지난 11일 한국은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4강 위업'을 달성, 아시아는 물론 서방 국가들을 경악시켰으며 경제 역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상당한 성과를 거두어 과거의 '작은 용'의 위세를 재현했다고 찬사를 던졌다. 중국 언론들의 ‘한국 때리기’가 계속되는 동안 따쿵바오나 원후이바오(文匯報) 등 중국계 신문들도 이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원후이바오는 ‘2002 한일 월드컵’이라는 대회 공식 명칭을 ‘2002 일한 월드컵’으로 까지 바꿔가면서 편파 판정 논란 등을 자세히 부각시키기도 했다. 따쿵바오는 이날 논평에서 “최근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커다란 위세를 떨치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4강 진출은 아시아인들도 들뜨게 만들었으며, 서방 국가들도 이에 깜짝 놀랐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도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둬 예전의 '작은 용'의 위세를 다시 나타내고 있다. 한국이 축구와 경제 부문에서 보여준 이같은 선전에 대해 서방 간행물들은 과분할 정도의 찬사를 퍼붓고 있다”고 호의적인 기사를 실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월드컵 당시 현장을 지켰던 언론인들도 중국 언론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 변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여진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2일 ‘중국 월드컵 취재단 기사 조작 비난 직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체육기자협회가 11일 월드컵을 현장에서 지켜 본 기자들을 모아 보도 평가회를 연 결과 일부 언론들이 뉴스를 왜곡 보도한 점이 지적됐다고 보도했다. 체육기자협회의 허후이시앤 회장 등 참석자들은 일부 언론이 불공정하게 월드컵 소식을 전하는 바람에 중국 사회 전체가 손가락질 당하게 됐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도 11일 ‘언론사들, 상당한 윤리 요망’ 제하의 사설에서 월드컵 보도진들을 스캔들의 주범으로 규정하는 한편 “이들 중 일부는 기사 표절은 물론 허위 날조, 악소문 유포 등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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