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톈안먼 추모집회' 금지 시사…"모이면 '불법선동'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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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톈안먼 추모집회' 금지 시사…"모이면 '불법선동' 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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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발생한 중국 6·4 톈안먼(天安門) 사건 기념행사가 매년 열렸던 홍콩에서 최근 통과된 국가보안법 등 영향으로 앞으로는 촛불집회 같은 공개 추모 활동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행정장관 자문기구인 행정회의 레지나 입 의장은 "(국가보안법이 금지하는) '불만 조장'과 '선동 의도를 가진 행동'은 모두 체제(the establishment)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것과 관련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만약 누군가가 개인적으로 국가나 홍콩에 설치된 기관에 대한 증오를 불러일으킬 의도 없이 어느 날짜든 기념한다면 나는 그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레지나 입 의장의 언급은 톈안먼 사건 35주년을 며칠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사실상 공개 추모 행사를 불법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SCMP는 그의 말이 "개인이 '대중의 눈'에서 벗어난 채 사건들을 기념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다"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홍콩에선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공원에서 수만 명이 모인 톈안먼 사건 추모 행사가 열렸다.

 

2020년부터 홍콩 당국이 코로나19 대유행 등을 이유로 집회 개최를 불허하고, 2021년에는 추모 집회를 주도해온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불법 단체가 되면서 홍콩 톈안먼 집회는 공식적인 구심점을 잃은 상태다.

 

그러나 톈안먼 희생자를 추모하려는 홍콩인의 목소리는 끊어지지 않았고 34주년이던 작년에도 경찰의 삼엄한 경비와 불심검문 속에 꽃을 든 시민과 야당 지도자, 민주 활동가들이 잇따라 체포되기도 했다.

 

홍콩 당국은 국가보안법 체계가 완성된 올해 6월 4일을 앞두고 더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8일 국가보안법상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증오 조장 혐의로 홍콩인 6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 중 홍콩 당국이 유일하게 이름을 공개한 변호사 겸 민주 활동가 차우항퉁은 지련회 부의장을 지낸 인물로, 2021년 9월부터 이미 교도소에 구금 중인 상태였다.

 

이번 체포는 올해 3월 발효된 홍콩판 국가보안법이 처음으로 적용된 사례다. 일각에선 체포 시점과 차우 변호사 등이 공개 거명됐다는 점을 들어 홍콩 당국이 '톈안먼 35주년'을 앞두고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로니 통 홍콩 행정위원(변호사)은 선동죄 문턱이 높아 '법을 준수하는' 사람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면서 "당신이 공개적으로 그런 행동(집회)에 참여하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도록 지지한다면, 그것은 선동 의도가 있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다만 집에서 개인적인 행위로서 다른 사람들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수용 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 크든 작든 (추모를 위한) 모임이 열리지는 않을 것 같다"며 "정부가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있었던) 2019년 이후 몇몇 개인이 소란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우려를 점점 더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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