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다른 곳에 많은 이것, 왜 홍콩에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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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다른 곳에 많은 이것, 왜 홍콩에는 없지?

“홍콩 생활이 편리하세요, 불편하세요?”우리 학원의 중국어 수업 시간 때 교민들에게 종종 하는 질문이다. 

 

홍콩만의 장점으로 편리함을 제공하는 것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존재한다. 

 

그런데 한국을 비롯하여 다른 나라에는 흔한데, 유독 홍콩에서 보기 힘든 것들도 있다. 왜일까? 왜 홍콩에는 없는 거지?

 

 

쇼핑 - 대형 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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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까르푸, 이마트 등 대형 마트는 홍콩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홍콩 사람들이 장을 보러 찾는 곳은 동네마다 있는 웰컴, 파킨샵 등의 슈퍼마켓이나 재래 시장이다. 

 

대형 마트가 없는 이유? 홍콩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바로 알 수 있다. 

 

좁은 집과 임대료 때문이다. 홍콩의 집은 좁고 작기로 유명하다. 

 

대량으로 물건을 사서 쟁여놓는 대신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을 자주 가서 조금씩 사는 문화이다. 

 

또 하나는 말그대로 ‘대형’ 마트는 넓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홍콩의 악명 높은 임대료를 감당해야 한다.


홍콩에 대형 마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까르푸가 영업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1996년 당당히 입성하였지만 불과 4년이라는 짧은 역사와 함께 홍콩에서 철수하였다. 

 

당시 헝파췬, 췬완, 윈롱, 튄문, 침사추이에 매장이 있었다. 참고로 까르푸 글로벌 소싱 아시아 리미티드는 홍콩에 남아 있다.


 

음식 - 도넛 브랜드, 배스킨라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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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홍콩에 살면서 아쉬운 점 중 하나이다. 도넛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 열 손가락 안에 든다. 

 

던킨 도너츠와 크리스피 크림은 한국에 가면 꼭 먹고 와야 직성이 풀린다. 

 

귀가 따갑게 듣는 ‘미식의 천국 홍콩’인데 도넛 브랜드가 없다? 그 이유가 참 궁금해서 홍콩인들에게 질문했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도넛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유는 너무 달아서. 

 

그런데 홍콩의 디저트를 보면 단 음식이 많은데 무슨 소리지? 한마디로 도넛은 설탕 덩어리라는 것이다.

 

달다고 다 맛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처럼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극소수인 것 같다.


이중 크리스피 크림은 홍콩에서 2006~2008년 영업을 했었다. 결국 2년을 버티지 못하고 퇴장해야 했다. 

 

도넛이 그리운 이들은 베이크 하우스, 도우 브로 혹은 현지 제빵점에서 사 먹을 수는 있다. 

 

그런데! 올해 일본의 미스터 도넛이 입성한다는 뉴스가 떴다. 과연 그들은 도넛의 무덤 홍콩에서 롱런할 수 있을까?


아이스크림의 경우는 배스킨라빈스가 그립다. 

 

홍콩을 포위하고 있는 한국, 일본, 대만, 심지어 중국에도 있는 배라가 홍콩만 빗겨 나간 것이다. 

 

50여개국에 7,800개가 넘는 매장을 소유한 글로벌 브랜드가, 그것도 더운 기후의 홍콩에는 없다? 

 

사실 배스킨라빈스와 던킨 도너츠는 자매 회사이다. 아마 이들 자매는 홍콩에 안 좋은 추억이 있는 것 같다. 

 

창업주인 배스킨과 라빈스가 홍콩에서 식중독이라도 걸렸던 걸까? 

 

대신 슈퍼마켓에는 하겐 다즈가 거만한 가격표를 달고 아이스크림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다.



결혼, 출산 – 전문 예식장, 산후 조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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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OO 예식장, OOO 웨딩홀은 홍콩에서 찾기 힘들다. 

 

이곳 사람들의 결혼식은 주로 호텔이나 중식당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차이는 결혼식 문화와도 관계가 있는 것 같다. 

 

한국의 결혼식은 속전속결이다. 예식장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주로 주말에 몰리는 혼례를 하루에 몇 건씩 유치해야 할 것이다. 

 

하나 홍콩의 결혼식은 한 커플이 아예 하루 날 잡아서 반나절 이상 진행된다. 

 

이렇게 긴 혼례 시간은 전문 예식장 입장에서 회전율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참고로 예식을 진행하는 곳으로 홍콩에 클럽 원이라는 업체가 있긴 하나, 혼례뿐만 아니라 각종 연회, 행사도 열린다.


한국에서 인기 많은 산후 조리원은 어떨까? 

 

얼마전 뉴스를 통해 한국의 산후 조리원이 미국에 진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뉴스를 봤다. 

 

하루에 백만 원이 훌쩍 넘는데도 대기자가 수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홍콩에는 산후 조리원 문화가 없다. 바다 건너 같은 중화권인 대만의 경우 산후 조리원이 일반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아마도 가사 도우미 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소위 집집마다 ‘헬퍼’들이 있는 홍콩은 굳이 시설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홍콩에는 산후 전문 도우미들도 있다. 

 

가정을 방문해 산모와 아기를 돌보는 도우미들로 이중에는 홍콩인들도 있으며 보수도 꽤 높다. 

 

그리고 소수의 부유층을 위해 고급 호텔에서 산모와 아기 돌보미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있긴 하다. 

 

하나 대부분의 경우 홍콩에서 강세를 보이는 도우미 문화가 현지인들의 출산 가정을 돌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간!


그렇다! 이것은 한 포룸에 올라온 캘빈이라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의 의견이다.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다. 홍콩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는 협소 공간 아니겠는가? 

 

그는 터질듯한 인파로 북적이는 지하철, 협소한 집과 함께 빽빽한 묘비로 가득한 무덤가의 사진을 올렸다. 

 

홍콩은 죽어서도 만원인 곳이다.


생각나는 대로 유독 홍콩에 없는 것들을 정리해 보았다. 이외에 또 무엇이 있을까?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은 어떤 것들을 떠올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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