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화가’ 오세열, 홍콩 솔루나파인아트 갤러리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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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화가’ 오세열, 홍콩 솔루나파인아트 갤러리서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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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화가로 알려진 오세열 작가가 홍콩 솔루나 파인아트 갤러리(대표 이은주)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3월 14일 홍콩섬 셩환에 위치한 솔루나 갤러리에서 오세열 작가를 직접 만나 화려하면서도 단순한, 낙서같기도 하지만 많은 스토리가 담긴 작품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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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림이 다가갈 수록 약간씩 다르게 보입니다. 겹겹이 여러번 덧칠한 것이나 작은 글씨들, 지웠다 다시 쓴 흔적들에서 다른 느낌이 듭니다.


A. 그렇죠. 그것은 제가 밀도를 중요시 해요. 한 번 바른 거와 두 번 바른 거는 차이가 있죠. 저도 편하게 하고 싶죠. 근데 그림이는 것은 상대자가 보면 볼 수록 뭔가 처음에 봤을 때와 다르게, 두 번째 봤을 때 '또 이런 맛이 있구나' 알게 하는 거죠. 저는 관객이 그림 앞에 오래 서 있게 하느냐, 그걸 중요시 생각하거든요. 어떤 사람은 휙 한 번 보고 5분 안에 나가는 사람도 있죠. 그런을 작가가 보면 마음이 착찹하죠. 그림을 오래 보게 만드는 건 작가의 의무이기도 하죠.


Q. 그림 속에 숫자의 의미가 많을 것 같습니다.


A. 오세열 숫자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질문을 던져요. 그런데 큰 의미는 없어요. 숫자는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태어나서부터 살다가 죽을 때까지 숫자와 떨어져 살 수 없잖아요. 어떤 사람은 숫자에 울기도 하고 행복해하고, 희노애락처럼 숫자에 지배받으면서 살잖아요. 어떤 사람은 목숨을 걸기도 하지요. 하지만 저에게 동기 부여를 한 것은 어릴 적 몽땅연필 쓰다 남은 것을 갖고 1, 2, 3, 4 처음 연습하던게 생각 났어요. 어릴 적 조그만 손으로 쓰던 기억들. 그런 추억이 떠올랐어요.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가보자, 어린이같은 초심으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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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림 속에서 곱하기, 아리랑, 과자이름도 발견했습니다.


A. 하나의 제스처죠. 아이랑이라는 단어에는 한국인들이 느끼는 애환이 있잖아요. 삶의 어떤 느낌이랄까, 보는 사람들이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거죠. 과자 이름이나 '김' 등이 갑작스레 등장하는 것도 제가 좋아해서 넣은 거에요. 재미있으라구요. 저는 상품 포장지를 버리지 않고 제 작업실에 보관해요. 쓰레기장 처럼 보이기도 하는 제 작업실의 모든 게 다 꼴라주(collage)에요. (웃음)


Q. 작품 모두 무제이지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처럼 느껴집니다.


A. 그림을 통해 즐거움을 주는 것이 제 목적이에요. 저는 6.25 전쟁을 겪고 4.19뿐만 아니라 5.16도 겪은 세대에요. 우리나라의 여러가지 사회 사건을 겪고 인간의 어두운 면도 많이 겪었지요. 그래서 그런 것을 은연중에 그림 속에 표현하면서 한편으로는 즐거움을 주고 싶은 거죠. 지금 제 나이에는 밝고 희망적인 힘을 전하고 싶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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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색상이 매우 밝고 화려해요. 어떤 마음을 담아서 그리셨는지요.


사람들은 글씨를 더 잘 쓰려고 하지만, 저는 거꾸로 더 못쓰려고 노력해요. 저는 이유가 있어요. 잘 하다보면 자꾸 요령이 생기잖아요. 테크닉이 생기고. 그런데 그 테크닉이 그 사람의 순수성을 자꾸 지워버려요. 그 사람의 내면이 테크닉에 의해서 자꾸 감춰져 버리는 거에요. 그래서 저는 그림을 못 그릴려고 애를 써요. 얼마나 역설적이고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죠. 개성이 지워지거든요. 순수한 자아가 끄집어 낼 수 있어야 해요. 멋을 부리고 덧칠하면 진작 본인이 표현할 것이 사라지니까요.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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