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이민 후 자녀 세대로 갈수록 한인으로서 정체성 및 모국과의 연대감이 점차 희박해진다는 미국 한인사회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주뉴욕총영사관 의뢰로 나종민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가 뉴욕, 뉴저지, 펜실베이니아, 코네티컷, 델라웨어 등 미국 동북부 5개 주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 1천251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민 1세대 응답자의 66%는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국인이기도 하고 한국인이기도 하다'라고 답한 이민 1세대는 32%였다.
이민 1.5세대 이후 세대에선 이 같은 응답 비중이 뒤집혔다.
1.5세대 이후 응답자는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답한 비중이 37%인 반면, 미국인이기도 하고 한국인이기도 하다는 응답(57%)은 과반을 차지했다.
차세대가 한인 정체성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선 40대 이상 연령대는 '매우 필요하다'라는 응답 비중이 70∼80% 이상으로 높았지만, 30대는 58%, 20대 이하는 46%로 떨어졌다.
한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지에 관해서도 40대 이상 연령대는 '매우 자랑스럽다'라는 응답 비중이 70∼80% 이상으로 높았지만, 30대는 66%, 20대 이하는 57%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인 동포가 모국에 대해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는 문항에도 이민 1세대는 76%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답한 반면, 1.5세대 이후 세대는 같은 답변 비중이 57%로 적었다.
나 교수는 "세대가 거듭되고 연령이 낮아질수록 한인 정체성 및 모국과의 연대감이 점차 희박해지고 한국어 사용 및 한국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가 떨어지면서 미국 사회·문화에 더욱 동화되는 경향이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차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업 및 취업 지원을 통해 미국 내 주류사회 진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차세대 동포 네트워크 강화와 연계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그는 "재외동포청이 발족하고 민족 정체성 제고를 정책 목표로 삼고 있지만 정체성 인식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가 그동안 거의 없었다"며 "이번 조사 결과가 관련 정책 수립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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