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부상을
이유로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프로축구 올스타팀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자 홍콩이 분노했다.
특히 해당 행사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거액의 보조금까지 대준 홍콩 정부조차 메시의 '노쇼'를 사전에
알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인터 마이애미와 홍콩 대표팀 간 친선 경기에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가 예고 없이 결장했다.
이에 홍콩 현지는 물론, 중국 본토와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메시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모여든 수만 명의 팬들이 "사기"라며 환불을 요구했고 소셜미디어에는 격분한
팬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해당 경기를 주최한 태틀러아시아는
앞서 메시를 내세워 이번 경기를 대대적으로 홍보했고, 티켓 가격은 최대 4천880홍콩달러(약 84만원)까지 치솟았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경기를 참관한 존 리
홍콩 행정장관도 메시의 출전을 확신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홍콩 정부는 경기 당일 아침에도 메시가 주장으로서 경기를 뛸 것이라 얘기 들었고 관리들이 경기 직전
출전 명단에 메시가 포함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을 때조차 어떠한 계획 변경을 통보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SCMP는 "관리들은 메시가 부상했다는 말만 들었고, 메시가 경기 종료
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최소한 그가 경기장으로 나와 트로피를 받고 몇 마디 해명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에 인터 마이애미의 구단주 데이비드 베컴이 해명과 사과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그마저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들도 주최 측이 팬들에게 티켓 가격의 절반을 환불해야 하고
정부 지원금도 일정 부분 토해내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홍콩 더스탠더드는 소식통을 인용, "주최 측과 인터 마이애미 간 계약에는 메시가 부상하지 않는 한 이번 경기에서 최소 45분을 뛰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는 전날 자정께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경기를 '주요 스포츠 행사'로 지정하고 주최
측에 1천500만홍콩달러(약 25억7천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했고, 경기장 사용 보조금으로 100만홍콩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메시의 결장과 관련해 축구 팬들을 비롯해 정부는 주최 측의 조치에 대해 극도로 실망했다"며 "당국은 메시가 출전하지 않음에 따라 지원금
삭감 가능성 등 계약 조항을 검토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틀러아시아는 성명에서 자신들도
메시와 수아레스가 출전하지 않을 것임을 경기 직전까지 몰랐다며 팬들과 마찬가지로 실망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팀 의료진은 메시와 수아레즈가 출장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고 이는 우리를 포함해 모두에게 실망을
안겨줬다"고 덧붙였다.
홍콩 명보는 메시의 결장에 분노한
팬들이 경기장에서 야유를 퍼부으며 메시가 등장한 광고판을 걷어찼다고 보도했다.
이어 "팬들은 주최 측이 메시에 초점을 맞춰 프로모션을 진행했는데 그가 결장하자 '사기'라며 분노를 표출했다"고
전했다.
메시의 3일 훈련과 4일 출전을 보기 위해
3천600홍콩달러(약 61만6천원)를 지불했다는
홍콩 거주 나이지리아인 앤서니 오사지 씨는 SCMP에 "연습하는
모습을 보러 갔다가 메시가 스트레칭하는 것만 봤다"며
"메시는 슈퍼모델이 아니다. 사람들은 그가 앉아 있는 것만 보려고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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