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도 복날이 있을까?
여름의 한가운데에 있는 가장 더운 날, 즉 복날 중 초복과 중복이 지나고 말복만 남겨놓고 있다. 홍콩에도 복날이 있을까? 있긴 하지만 한국처럼 보양식을 먹는 날은 아니다. 홍콩에서 복날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며 그저 한방에서만 언급될 뿐이다. 대신 24절기는 우리와 같기에 소서, 대서는 언론이나 사람들의 화제에 종종 등장한다.
무덥고 습하며 긴 홍콩의 여름을 나기 위해 한국의 삼계탕처럼 이곳의 현지인들이 찾는 보양식은 무엇일까? 오늘 소개하는 동과탕이 바로 그것이다.
몸속의 열은 낮추고 습기를 제거해 주는 동과
홍콩의 시장이나 슈퍼마켓을 가 보면 겉모습은 호박과 닮아 있는데 훨씬 더 큰 모양의 채소가 보인다. 너무 커서 둥글고 납작하게 잘라 팔기도 한다. 겉은 녹색, 안에는 눈처럼 하얗다. 이것이 바로 동과(冬瓜)다.
동과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지방에서 자란다. 남중국 및 인도 지역에서 많이 재배된다. 최근에는 동아시아 등 온대 지역에서도 길러지고 있다. 값이 싸고 시장이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다.
동과의 영양 가치는 매우 풍부하다. 우선 몸속의 열을 낮춰준다. 홍콩 사람들은 동과가 몸속의 습기 제거에도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여름에 자주 먹는 이유다. 또한 칼륨 성분이 풍부한 반면 나트륨 함량은 낮다.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 개선에 좋고 체내의 독소도 배출한다. 그리고 동과는 수분이 많고 열량이 적다. 당분이 지방으로 변하는 것을 억제하며 지방의 생성을 예방해줌으로써 다이어트에 효과적이다.
동과씨에는 열을 내리고 가래를 삭이는 성분이 들어 있다. 식물성 기름 및 불포화 지방을 함유하고 있어 미용에도 좋다. 동과의 껍질은 잘 씻은 후 물에 넣어 끓여 먹으면 기침을 완화시켜준다. 하여 동과는 껍질과 씨를 모두 먹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도 있다. 동과 자체에는 냉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체질이 약하거나 몸이 냉한 사람들은 동과를 많이 섭취하면 설사를 할 수 있다.
좋은 동과 고르는 방법을 소개한다. 표면의 선이 균일하게 나 있고 안이 가득차 있는 것을 고른다. 이런 동과는 육질이 두껍고 맛있다. 잘라져 있는 동과를 살 때에는 안이 하얗고 육질이 두터운 것을 산다. 당일에 다 먹지 못하고 남은 것은 랩에 싸서 냉장고에 넣어 두면 3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표면에 손상이 있는 것은 내부가 썩기 쉬우니 피해야 한다.
홍콩인들의 여름 필수 보양식 동과탕
그럼 홍콩 사람들은 동과를 어떻게 요리해 먹을까? 동과와 몸에 좋은 재료를 넣어 탕으로 끓여 먹는 방법이 보편적이다. 동과탕은 체내의 더위를 식히는데 최고의 음식으로 인식되어진다. 갈증 해소에도 뛰어난 효능을 갖고 있다.
홍콩 사람들은 여름이 되면 빈도의 차이가 있을 뿐 가정마다 동과탕을 먹는다. 자주 먹는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도 먹는다. 만드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기 때문에 보통 집에서 직접 요리하여 먹는다.
동과탕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동과외에 어떤 재료를 같이 넣느냐에 따라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딱히 통일된 요리법은 없다. 그중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쉬운 조리법을 소개한다. 어렵지 않으니 우리 교민들도 도전해 보자.
우선 이미(薏米)라고 불리우는 율무쌀과 돼지갈비, 표고버섯, 말린 관자, 옥수수를 준비한다. 모두 슈퍼마켓이나 시장에 가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재료들이다.
이중 이미는 다소 생소하다. 냉한 성분이 있어 열을 낮추고 습기를 제거해준다. 슈퍼마켓에서 작은 포장으로 파는 것을 구입하면 된다.
이미를 4시간 정도 물에 불린다. 동과는 육각형 모양으로 조금 큼직하게 썬다. 표고버섯과 말린 관자 역시 부드럽게 하기 위해 물에 담가 놓는다. 생강을 납작하게 다지고 옥수수는 두툼하게 썬다.
요리를 시작한다. 먼저 돼지갈비를 삶는다. 돼지갈비는 슈퍼마켓 정육 코너에서 작게 토막내어 파는 것을 구입하면 된다. 생강과 기름을 약간 넣고 중불 이상의 세기로 2분 정도 끓인 후 고기를 건져낸다. 건져낸 고기는 따뜻한 물에서 깨끗이 씻는다.
돼지고기와 옥수수, 생강, 표고버섯, 관자를 솥에 넣는다. 그리고 깨끗한 물을 붇는다. 오랜 시간을 삶기 때문에 물은 넉넉히 넣는다. 처음에는 센 불로 끓이고 이후 약불로 한 시간 끓인다. 이어서 뚜껑을 열어 동과를 투입한다. 주의할 것은 동과를 너무 일찍 넣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대략 조리가 끝나기 10분 전에 투입하는 것이 좋다. 이래야 동과가 너무 물러 퍼지지 않는다. 약불로 10분 정도 끓이다가 소금을 약간 넣는다. 이제 그릇에 담아 먹으면 된다.
요리가 귀찮다면 식당에서 동과쫑을
직접 해 먹는 것이 번거롭다면 식당에서 편하게 즐길 수도 있다. 중식당에 동과쫑(冬瓜盅)이라는 요리가 있다. 동과쫑은 속을 들어내고 동과 자체를 하나의 솥처럼 만들어 그 안에 각종 재료를 넣어 탕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동과쫑도 홍콩 사람들이 즐겨 먹는 여름 보양식이다.
외국에 살면서 몇 가지 현지 요리법을 배워 보는 것도 해외 생활의 즐거움 중 하나다. 동과탕은 만드는 방법이 쉽고 홍콩의 긴 여름을 나기에 좋은 음식인지라 시도해 볼 만하다.
참고 자료:
<冬瓜一身都是寶!冬瓜不只是減肥聖品還止咳防癌>https://www.edh.tw/article/9465
만드는 법 https://www.youtube.com/watch?v=Wu6EZ5nOGSc
https://www.youtube.com/watch?v=K2ped7Y8knM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