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홍(대표 임재화)이 코로나 시국에도 무서운 확대를 하고 있다. 2년만에 20곳을 열었다. 인삼전문 도매점에서 생활용품으로 확대했으며, 올해 외식산업까지 진출을 선언했다. 해외 출장으로 격리를 계속 반복하고 있는 임재화 대표를 어렵게 만났다.
임재화 대표는 한국에서 공직생활을 접고 2009년부터 중국, 홍콩을 중심으로 인삼도매사업을 시작했다. 도매를 하면서 자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2011년부터 '한인홍'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2012년부터 매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인삼매장을 8개까지 열어 운영했는데 2014년경이 가장 힘든 시기였다고 한다. 한국의 메르스 발생이 홍콩에서 인삼 판매에 직격탄을 주었고 같은 해에 우산시위가 있었다. 중국 손님이 뚝 끊겨 매장 손님이 없었다.
그래서 주력 제품을 인삼에서 신선 농산물까지 넓혀 나가게 됐다. 초기 인삼 매장에는 냉장고도 없어서 신선과일을 보관할 수가 없었다. 매일 아침마다 셩환 길가에서 과일 상자들을 뜯고 지점별로 배송했다. 매장 14개를 열 때까지 그렇게 했다. 아침마다 주차 자리 잡느라 전쟁이었다. 4년 전 츈완으로 사무실을 이사오면서 제대로 된 창고를 마련했다고 한다.
매년 매장을 5~6개씩 열겠다고 다짐했었지만 쉽지 않았다. 2019년도에 송환법 반대 시위가 일어나니 매장을 열 염두가 나지 않았다. 그해는 한 곳도 오픈하지 못했다. 당시 매장이 17~18개 정도였는데 연이어 코로나19가 터졌다. 하지만 그때가 임 대표에게는 기회로 다가 왔다. 홍콩 정부가 지원하는 실업방지 고용유지금(1인당 9,000홍콩달러. 6개월간)이 큰 도움이 됐다. 또한 매장 한 곳당 80,000홍콩달러씩 지원되는 금액도 매우 컸다. 뿐만 아니라 경기가 나빠지면서 좋은 곳에 임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싸게 나온 곳도 많아져 협의하기도 유리해졌다. 매출도 늘어났다.
임 대표는 부동산을 살 수도 있었겠지만 매장을 확대하고 싶었다. 당시 홍콩 정부가 주는 지원금을 목적 그대로 사용하는게 더욱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매장을 더 열면 직원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으며, 바잉파워로 인해 더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장을 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엄청 공격적으로 오픈했다. 지금 (준비 중인 지점 포함) 거의 37곳에 이르렀으니 매년 10곳을 연 셈이다. 초기에 오픈했던 가게는 인삼판매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신선과일이나 냉장냉동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인테리어 리모델링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임 대표는 나중에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다면 홍콩 정부에서 지원한 것들을 잘 활용해서 성장했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한편으로는 위기 대처도 해야 했다. 재작년 한국 날씨가 너무 나빠서 과일, 농산물의 결과가 좋지 않았다. 농촌 인건비도 올라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매출 기준으로 한국 농산물이 50%, 인삼포함시 70%까지 육박하기 때문에 한국 날씨가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한국산 생활용품을 테마로 ‘한인홍 홈(home)’을 새롭개 오픈했다. 한인홍 전 매장 중 매출 1위인 마온산에서 시작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고 한다.
생활용품을 다루다 보니 규격도 복잡하고 품목이 많아져 재고관리 시스템이 부족했다. 작년부터 경영정보 시스템 ERP 시범운영을 하고 있는데 이것도 홍콩정부로부터 75% (최고 80만 홍콩달러) 지원받을 수 있었다. 홍콩이 이렇게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강조했다.
한인홍에 이어서 ‘한인홍 HOME’이 정착하고 있는데, 이후에는 ‘한인홍 WORLD’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산 제품뿐만 아니라 가까운 대만, 동남아시아권의 제품들을 중심으로 테마 샵을 구상하고 있다. 일본 제품은 이미 충분하기에 포함하지 않을 생각이다.
임재화 대표는 “100개의 매장을 열고 싶은데 한인홍 단독 브랜드로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크게 세가지 컨셉으로 성장시킬 구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외식산업을 크게 발전되어 있는 점을 감안해 그도 외식산업으로 도전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한인홍은 이미 마케팅, 물류창고 등 제반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다 식자재를 한국에서 쉽게 공수할 수 있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한인홍의 주요 고객층은 중년 주부들이다. 10~20대들과는 거리가 멀다. 미래 산업은 젊은 층을 타켓으로 해야 회사의 미래가 보인다고 판단했다. 20대와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나 품목을 고민하다 보니 치킨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사랑하는 외동 아들이 준 힌트다. 한국의 유명 치킨 브랜드를 홍콩으로 가져와 운영할 생각이었는데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자체 브랜드로 나갈 예정이다. 한국 프랜차이즈 점을 홍콩에서 운영하려다 보니 평생 끌려 다닐 것만 같았다고 한다.
임재화 대표는 사실 신혼 초기에 삼계탕과 삼겹살 전문 식당을 3년 반 동안 운영해본 적이 있다. 1995~1996년 쯤이다. 나름대로 엄청 잘 되는 곳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식당 운영의 제일 중요한 점은 푸짐하게 주는 것이라고. 홍콩의 한국 식당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양이었다. 야채나 주전부리 등에서 인심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색다른 것도 중요하다. 그는 옛날에 손님에게 다슬기를 먼저 제공해 기다리는 동안 즐겁게 했고, 삼겹살 손님에게는 오이피클을 제공해 인기를 끌었다. 30년 전에 오이피클이었으니 반응이 뜨거웠다고 회상했다. 삼계탕 손님에게는 똥집을 볶아서 특별하게 제공했다. 다른 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것이다.
그는 ‘막걸리와 전’을 찬양했다. “한국의 전이 사실 얼마나 다양한가! 지역별로 유명한 전들을 푸짐하게 소개하고 싶다. 또한 지역 막걸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싶다. 홍콩에서는 막걸리가 비싼데, 저희는 저렴한 가격으로 가져올 수 있다. 매일 지역별로, 테마를 정해서 막걸리와 지역 음식을 소개할 수 있는 식당을 홍콩에서 오픈해 보려고 한다. 이런 것이 한국의 지역, 지방 특산물을 홍콩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홍콩의 젊은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대학가 주점 같은 분위기가 될 것 같다. 젊은 친구들과 계속 소통하기 위해 경연대회, 콘테스트, 영상컨텐츠 활용 등을 다양하게 시도해 볼 생각이다.”
임 대표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 ‘신속한 결정, 안될 때는 과감한 포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문 능력을 갖춘 직원에게 맡기는 것이라고 했다. 담당 직원이 제일 잘 알텐데 사장이 이리저리 귀찮게 해서는 방해만 될 뿐이라는 것이다.
그가 지금 가장 기대하는 것은 ‘인심이 넘치는 점심’이다. 외식산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첫번째 미션이 한인홍 전매장의 직원들을 위한 무료 점심 제공이라고 말했다. 츈안 센트럴키친에서 직접 만든 도시락을 37개 매장 직원들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설렌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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