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와 더불어 전통 한식당에서 치킨, 피자, 퓨전 한식 등 다양한 식당이 홍콩에 들어섰고, 최근에는 팬더믹 상황에서 밀키트, 냉동제품, 신선과일 등 다채로운 한국의 먹거리가 홍콩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유독 제과 부문에서는 한국의 맛있는 빵을 맛보기 힘들다. 유통기간이 짧은 데다 막쪄낸 빵의 맛을 지키기가 유독 어렵기 때문이다.
여러 한식 프랜차이즈를 홍콩에 들여온 코차이나 F&B는 ‘홍콩에서도 한국의 우수한 빵을 직접 만들어서 홍콩 사람들에게도 이런 맛을 보여주자’는 취지로 4년 전 베이커리에 뛰어들었다. 이른 아침부터 한국식 빵을 만들고 있는 권성기 제과장(베이커리 셰프)을 츈완에 위치한 코차이나 F&B 센트럴 키친에서 만났다.
Q. 타르데마는 어떤 빵인지 소개해 주신다면?
타르데마는 한마디로 ‘식사대용 건강 식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반 베이커리는 빵으로 별도의 조리를 해 먹든지, 토스트기에서 구워서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다면, 타르데마 빵은 초기에 속의 내용물, 충전물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간편식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다. 별도의 조리없이 한끼 식사처럼 생각해도 된다.
Q. 일반 빵과 어떤 부분이 다른지?
반죽의 경우 일반 빵들은 밀가루, 설탕, 버터, 계란 정도만 넣어서 만들었다면, 우리는 사워도우(Sour dough 빵을 부풀리는 데 사용하는 유산균과 효모의 공생 배양물), 탕종(湯種,Water Roux Starter) 등을 넣어서 차별화를 하고 있다. 밀가루를 단순히 계량해서 반죽하는 수준이 아니라, 사전 작업을 해서 하루 정도 숙성을 시켜서 소프트한 것과 하드한 것을 구분해서 생산하고 있다.
Q. 유기농 밀가루를 사용하신다고? 무설탕 식빵도?
밀가루 자체를 유기농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객의 건강을 많이 생각해서 밀가루 재료부터 일반 회분이 많은 밀가루가 아니라 유기농으로 재배한 밀가루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빵을 좋아하시지만 설탕을 섭취해서는 안되는 분들을 위해 무설탕 빵도 생산하고 있다.
Q. 센트럴 키친에서 직접 빵을 만드시는 일정을 소개해주신다면?
홍콩에서는 첫 MTR을 타고 아침 6시 30분에 출근한다. 오자마자 발효기와 오븐을 예열한다. 재료들을 계량해서 반축을 치고, 발효과 성형을 한 뒤 오전 10시 정도 쯤에 배송할 수 있도록 작업 시간을 관리한다. 그 전에 굽고 포장까지 총 7~8 가지의 공정을 마쳐야 한다. 10시에 배송이 시작되면, 타르데마 각 지점으로 배송된다. K11 쇼핑몰, K11 MUSEA, 올림픽지점, 쩡관오 팝콘 지점, 튠문 TMT 플라자, MCP 지점, 한인홍 HOME 3군데 지점 등으로 배송된다. 또한 HKTV MALL에서도 온라인으로 주문받아 배송된다.
Q. 새로 런칭한 ‘고소고소(GOSOGOSO)’ 베이커리는 타르데마와 어떻게 다른지?
고소고소는 충전물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종류인데 소화에 큰 부담을 갖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간단하고 쉽게 맛보고 즐길 수 있는 빵이다. 하지만 모든 과정이 수공 과정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급스럽게 만든다. 타르데마와 마찬가지로 홍콩의 일반 빵보다는 가격대가 높다.
Q. 한국 빵과 홍콩 빵의 차이점이 많을 것은데 어떤 점이 다른지?
한국 빵의 특징이라면 '다품종 소량생산'이다. 고유의 한국식 빵 뿐만 아니라 여러 맛을 볼 수 있도록 유럽식, 이태리식, 일본식 빵도 있다. 한국의 제빵기술이 상당히 올라왔기 때문에 세계에서 유명하다고 하는 빵의 맛을 한국에서는 쉽게 맛볼 수 있다.
홍콩의 빵은 계속 다니면서 조사하고 있는데, 디저트 문화가 잘 발달되어서 그런지 디저트 부분은 확실히 강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빵 만큼은 한국의 옛날 개인 빵집에서 하던 스타일이라고 할까. 손이 많이 안 가는, 반죽 한 가지로 여러 개의 빵을 만드는 느낌을 받았다. 토핑물이나 충전물만 다르게 해서 적게는 5가지, 많게는 20가지 빵을 만드는 것 같다. 하지만 타르데마나 고소고소 같은 경우는 각 빵마다 반죽 방식이 다르게 해서 독특한 맛, 특별한 식감을 내려고 한다.
Q. 권성기 제과장님께서는 한국에서 최초의 베이커 출신 특급호텔 총주방장까지 역임하셨다. 다수의 대통령 관련 행사 업무와 퍼스트레이디 행사 업무도 담당하시면서 커리어의 정점을 찍으셨다. 그럼에도 상당한 노력파라고 알려지셨는데…
처음 제빵기술을 배울 때는 서울의 5성급 호텔에서 시작했다. 같이 출근한 동료들이 퇴근한 뒤에 다시 출근했다. 선배들에게 욕을 먹어가면서 독하게 열심히 배웠다. 지금도 제 마음은 마찬가지다. 젊은 친구들에게도 배울 점은 많고, 책이나 인터넷도 찾아보며 배우려고 한다. 제빵 기술은 끝이 없고, 최근 트렌드를 배우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Q. 홍콩에서도 끊임 없는 노력하시는 것 같다. 40년 넘게 베이커로 살아오신 분으로써 홍콩의 많은 젊은 세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지금까지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창피해 하지 않고 배우는 것에 두려워 하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밑에 사람없다는 것을 지론으로 생각하며 열심히 일해왔다. 저는 지금도 고객과 약속을 지키기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서비스맨이라고 자부한다. 정직하게 만들어서 고객이 다시 찾아 오신다면 거기에서 행복과 보람을 느끼기 때문이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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