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인터뷰] 홍콩청소년대표팀 김판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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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인터뷰] 홍콩청소년대표팀 김판곤 감독




세번째다. 그가 홍콩에 돌아온지.

이번에는 홍콩 청소년 대표팀 총감독(ACADEMY COACH)으로 돌아왔다.

작년 가을까지만 하더라도 경남FC 수석코치였던 그는 홍콩팬들의 적극적인 구애로 홍콩청소년대표팀 총감독에 해당하는 아카데미코치직을 결국 수락했다.

이미 2009 홍콩 구정대회 우승, 08-09시즌 홍콩 리그우승, 홍콩 클럽으로는 최초로 2009 AFC컵 준결승 진출, 홍콩 대표팀과 23세 이하 대표팀 감독까지 겸임하고 2009년 홍콩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 홍콩 축구 사상 최초로 국제무대 첫 우승컵을 따냈던 그다.

김판곤 감독은 홍콩축구역사에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전설이 되어 돌아왔다.




나에게 홍콩이란?

나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여기와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선수로서) 평범하게 끝날 수 있었는데 여기와서 도전했고, 도전이 또 성취되고, 다음 단계로 또 도전하고.. 축복의 땅이라고 생각한다.


홍콩에서 꿈이 성취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론 처음부터 잘 풀린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은퇴후) 다시 뒤늦게 코칭플레이어로 홍콩에서 재기했을 때만 해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2003~2004년) 가르쳤던 어린 선수들이 훗날 '사우스차이나'라는 강팀의 주전선수들이 되었고 그들이 김판곤 감독을 영입해달라는 요구를 구단주에게 했다고 들었다. 힘들때 뿌린 씨앗이 열매가 된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씨앗을 뿌릴 때는 곧바로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좌절하고 절망하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이면에 또 다른 것이 자라고 있었다. 그것을 깨달았을 때 정말 보람이 있었다.


▲ 금메달딴 파티에서 스티븐 로와



홍콩 클럽팀과 대표팀 모두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는데 얼마나 실감했었나요?
그때보다 지금 더 큰 인기를 느낀다.

 

사실 (2009년 동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당시 처우에 만족하진 못했었다. (홍콩에서는) 역사적인 기록이었는데 언론이나 여러면에서 선수쪽에 코커스를 많이 모았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그때를 기억하고 지금도 내게 큰 응원을 한다.


원래 아카데미코치에 유럽출신이 유력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 유럽출신 감독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었고 경영핵심인사도 스코틀랜드 출신이어서 그쪽이 가장 유력했다고 들었다.

이번에 홍콩으로 다시 부임하면서 그때의 경험조차도 씨앗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동아시아대회 때의 성과를 기억하는 팬들과 구단주들이 나를 기억하고 있었고, 아카데미코치(청소년대표팀 총감독직)로 돌아오는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 같다.



그만큼 홍콩인들은 홍콩리그에서 직접 뛰고 지도자로서 신임을 다져온데다 동아시아대회 기적을 이룬 김판곤 감독의 향수를 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카데미 코치는 어떤 역할인가요?

한국의 청소년대표팀 감독에 해당한다고 보면 된다. 18세 이하 모든 연령층의 선수를 총 책임하는 역할이다. 18세부터 유소년 12세까지 각 연령별 코치가 각각 있으며, 미래의 홍콩 축구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워나가고 있다.


인생이 '도전의 연속' 같습니다.


한국에서 지도자로서 단기간 성과를 냈을 때도 또 다른 벽을 느껴서 (홍콩에서) 다시 도전해야했다. 부산(아이파크 수석코치, 감독대행)에 갔을 때도 또 다른 벽을 느꼈다. 국가대표 출신이 아닌 것 말고도 CEO와 동문이어야 하거나, 지역내에서도 또 지역을 가르는 모습을 보면서 내겐 '결과'를 얻기 위한 도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한국에서는 보기드문 롤모델입니다

한국의 축구인들은 국가대표 선수출신이 아닌 사람이 90%이상인데, 그 사람들이 어떤 꿈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한국에 있을때 축구 코칭코스 지도자 강습회에서 자신감을 주려는 강의를 많이 했다.

 

그들 대부분이 대표선수출신이 아니더라도 여러분이 노력하고 꿈을 가지고 도전하면 안 열릴 게 없다고. 김판곤도 해 냈는데 당신이라고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 나는 선수시절 6년간 50여 경기 밖에 못 뛰었다.

그런데 강습회에 참석한 수강자중에는 100경기 이상 뛴 사람도 많았지만 화려하게 꽃을 피워보지 못하고 사라진 사람이 많다.

도전해보라. 제발.


꿈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꿈은 작아지는 것 같다. (웃음) 자꾸 현실에 부딪히니까. 하지만 폭은 더욱 넓어지고 있다.

지금은 홍콩에서 청소년을 키우면서 잘 성장시켜야 하고, 홍콩대표팀도 다시 맡아야 할 것 같고,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프로팀도 맡고 싶고, 잘 성취되면 한국 대표팀까지 도전해보고 싶다.

나 혼자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면을 채우고 좋은 지도, 결과에 충실하면서 성장하겠다.


글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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