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안내 - 류영하 교수의 ‘홍콩산책’ : 홍콩 한인들이 읽어야할 수준높은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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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 류영하 교수의 ‘홍콩산책’ : 홍콩 한인들이 읽어야할 수준높은 교과서

“홍콩간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단순히 홍콩 여행간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는지, 아니면 소위 성(姓)적으로 최고의 흥분상태를 상상하는지.

홍콩에서 직접 살기 전까지는 가수 故 금사향 씨가 부른 ‘홍콩아가씨(1954)’곡이나 “홍콩간다”라는 말이 전혀 부담이 없었다. 그러나 홍콩이 제2의 고향이 되고 애착심이 생기면서 아직도 한국의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거나 오래전 유행어로 여전히 표현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왔었다.

얼마 전 류영하 교수가 발간한 ‘홍콩산책’은 “홍콩간다”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 지적이면서도 명쾌한 답을 던졌다. 1960년대 홍콩이 베트남 전쟁의 특수를 누리면서 생겨난 말이었다. 

베트남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군들은 쉴 공간이 필요했고, 베트남과 가까운 홍콩이 여러가지 이유로 최적의 휴양지였다. 교통도 가깝고 영어가 통하며, 미국의 우방인 영국의 식민지였기 때문이라고 류영하 교수는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홍콩간다라는 말은 전쟁의 아픔과 고통을 잠시라도 잊기 위해 미군들이 쓰던 말이었던 것이다.

류영하 교수는 홍콩에서 중국현대문학을 전공하고 석박사를 받은 뒤 현재 백석대학교 중국어학과 교수, 동아시아학 통섭 포럼 설립, 중국 남경사범대학 중한문화연구센터 연구교수 등으로 활약하고 있는 분이다. 

오늘도 류 교수는 페이스북으로 중국과 홍콩, 대만 생활에 대해 일상을 기록하고 전달한다. 그가 아침으로 먹은 죽이나 이웃들과 나눈 이야기, 사회의 소소한 이슈도 정감있게 그려낸다. 그는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의 이야기 전달에도 충실한 해설가다.
 
‘홍콩산책’은 도시인문여행이라는 부타이틀을 붙인만큼 홍콩의 다양한 이야기를 깊이있게 전하고 있다. 홍콩을 몇번 왔다가면서 화려한 사진과 카피로 담아낸 여행서가 아니다. 역사를 알고, 시대의 흐름을 읽고, 현재 사람들의 정서를 파악한 뒤 그곳을 직접 걸으면서 쓴 감수성 깊은 인문학 책이다.

홍콩을 묘사하기 바쁜 광고들... 사진빨과 글빨에 지치고 질린 한인들에게 권장드린다. ‘홍콩산책’은 내가 살고 있는 거리를 조금이나마 깊이있게 이해하며 즐겁게 산책하도록 도와준다. 홍콩에 대해 이렇게 애정을 갖고 써주신 류영하 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

- 글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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