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이혼이란 무엇인가요?
국제이혼은 1) 한국에서 ①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 또는 ② 외국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혼, 2) 외국에서 ① 한국인과 외국인 사이 또는 ② 한국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이혼 등과 같이 외국적 요소가 있는 이혼을 말합니다. 대한민국 법원은 이 문제를 ‘국제사법’으로 다룹니다. ‘국제사법’이란 외국적 요소가 있는 사건에 대해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과 준거법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 법입니다.
■ 국제이혼 사건을 대한민국 법원이 판단할 수 있나요?
대한민국 법원에 당해 국제이혼 사건에 관한 ‘재판관할권’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국제이혼 사건에 관한 ‘재판관할권’이란 쉽게 말해 한국 법원이 국제이혼 소송과 이와 관련한 재산분할, 위자료 청구 소송 등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느냐 여부입니다. 국제사법에 의하면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이 있는지는 ‘실질적 관련성’이라는 기준에 의하여 판단합니다(동법 제2조). ‘실질적 관련성’이란 한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 또는 분쟁대상이 한국과 관련성을 갖는 것을 의미하며, 구체적 인정여부는 법원이 개별사건 마다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국 미주리 주에 법률상 주소를 두고 있는 미국 국적의 남자(원고)가 대한민국 국적의 여자(피고)와 대한민국에서 혼인 후, 미국 국적을 취득한 피고와 거주기한을 정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에 거주하다가 피고를 상대로 이혼, 친권자 및 양육자지정 등을 청구한 경우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 관할권이 있을까요?
대법원은 위 사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원ㆍ피고 모두 대한민국에 상거소(常居所)를 가지고 있고, 혼인이 대한민국에서 성립되었으며, 그 혼인생활의 대부분이 대한민국에서 형성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청구는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국제사법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대한민국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할 수 있고, 원ㆍ피고가 ‘선택에 의한 주소’를 대한민국에 형성했고, 피고가 소장 부본을 적법하게 송달받고 적극적으로 응소한 점까지 고려하면 국제사법 제2조 제2항에 규정된 ‘국제재판관할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 행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즉 대법원은, 이혼소송의 당사자인 원고와 피고가 법원에 이혼 청구 당시 모두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이었다고 하더라도, ① 원ㆍ피고 모두 한국에서 일정기간 이상 살면서 사실상 생활의 중심지를 형성하였고(이를 ‘상거소지’라 합니다.), ② 한국에서 결혼하였으며, ③ 혼인생활 대부분의 기간을 한국에서 보냈고, ④ 원ㆍ피고는 늦어도 원고가 미군 복무를 마친 다음(원고는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의 군인이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정착한 시점부터는 선택에 의한 주소(domicile of choice)를 대한민국에 형성하였고, ⑤ 여기에 피고가 원고가 제기한 이혼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대한민국 법원의 재판관할권을 인정하였습니다.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있는지 인정 여부는 법원이 개별사건 마다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다만 위 판례는 그 인정 여부의 한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 국제이혼의 준거법
대한민국 법원에 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국제이혼의 경우에는 여러 나라의 법이 관계되어 있으므로, 관계된 여러 나라의 법 중에서 적용되는 법을 정해야 합니다. 이를 ‘준거법’의 지정이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오규백(Kyu-baek Oh)
대한민국 변호사, 법무법인 대호
E: kboh@daeho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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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 위원 / 서울특별시 공익변호사 / 대법원 국선변호인 / 대한변호사協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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