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7주년 금라보 식당 “한국 전통의 맛을 홍콩 사람이 알아 줍니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립 17주년 금라보 식당 “한국 전통의 맛을 홍콩 사람이 알아 줍니다”

홍콩의 한국식당들이 '전통한식'이라는 수식어로 시작하더라도 몇년되지 않아 홍콩인의 입맛에 맞게 레시피를 수정하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한국사람에게만 맛있으면 곧 문닫을 집"이라는 농담도 들린다. 한국인에게 아무리 전통의 맛이라고 인정받는다 하더라도 밀려드는 홍콩인들의 발길이 점점 끊어지면 매출은 추락하기 때문이다.

 

 

교민 1만명보다 홍콩인 700만명이 훨씬  큰 시장이라는 건 당연한 얘기. 홍콩사람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덜 맵게, 때로는 달게, 어떤 음식은 아예 고추가루를 생략하기도 한다. 한식 요리법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통한식이라는 말을 쓰기엔 솔직히 갸우뚱하게 만드는 한식당도 많이 생겼다. 레시피만 보고 만드는 동남아 출신 주방직원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요리를 배운 홍콩인도 늘어나고 있다. 한류가 일어나기 전 2000년대 초를 생각한다면 홍콩의 한식산업 자체가 엄청나게 커진 셈이니 그래도 감사해야할 일이다.

 


코즈웨이베이에 위치한 금라보 한국식당은 이미 온라인에서 '전라도식 한식당'이라고 유명하다. 금라보 식당 어디에도 그런 표현은 없지만 주방스탭과 매니저가 전라도 출신인데다가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푸짐한 반찬 가지수에서 입이 딱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반찬이 최소 8가지, 한국 손님에게는 12가지도 나올 수 있다.

 


나희순 매니저는 금라보의 꾸준한 인기에 대해 "변함없는 맛이 아니겠나. 양념이 풍부하고 재료 자체를 워낙에 좋은 것만 쓴다. 일부러 전라도 음식이라고 생각진 않은데 반찬 무한리필에 서비스가 좋아서인지 그렇게 알려졌다. 우리 식당 맛이 최고라는 생각에 바꿀 이유가 없고 단골도 변함없는 맛을 원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금라보에서는 요새 유행하는 한식 위에 치즈를 얹거나 치즈가루를 뿌리는 퓨전 분위기 음식은 찾아 볼 수 없다. 메뉴 자체가 매우 클래식하다. 메뉴판 음식사진도 외부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직접 파는 음식 사진 그대로 보여준다. 아구찜, 족발, 전골류, 간장게장 등이 변함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큼지막한 아구찜 살덩어리에 싱싱한 콩나물과 갖가지 야채가 푸짐히 들어간 아구찜은 금라보 대표 메뉴다. 해물전골, 불낙전골 등 신선한 해산물이 식욕을 돋군다.

 


나희순 매니저는 "알란 탐, 견자단 같은 홍콩의 유명 스타들이 가족단위로 꾸준히 찾는다. 이름도 다 기억 못할 연예인들이 10년 넘게 찾아주고 갈 때마다 엄지를 척 내밀면 그 기분은 정말 표현할 수 없이 보람된다"고 말했다.

 

 

금라보 金羅寶韓國料理  2895 3986, 6/F, Island Beverley,
 1 Great George Street, Causeway Bay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