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 나선 홍콩인들, 민주화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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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나선 홍콩인들, 민주화 요구

1일 오후 홍콩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민주화와 중국의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의 석방을 요구하는 대규모 군중 집회가 열렸다.  당초 부근에서 친중파 시민단체들의 행사도 열려 양측간 충돌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별다른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홍콩에서는 1997년 이후 주권반환일인 7월 1일 최대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민주화 촉구 거리 행진인 '7·1 대행진'(七一大遊行)이 매년 열려왔다.

 


이 날도 주최 측 추산 6만, 경찰 추산 최대 14,500 명의 시위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흘간 홍콩 방문 일정을 마치고 떠난 지 약 2시간 뒤인 오후 3시30분쯤 사전집회가 열린 빅토리아공원 인근 잔디밭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 참가자 수만 명은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애드미럴티 정부청사까지 3㎞ 거리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류샤오보의 사진이 담긴 플래카드를 들고 류샤오보와 2015년 7월 9일 중국 당국이 인권활동가들을 대거 연행한 '709 단속' 피해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홍콩 경찰은 이날 시위에 참여한 시민들이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고 주장했다.  아우녹힌 민진 소집인(위원장)은 지난 몇 년에 비해 이날 시위 참여도가 낮았음을 인정했으며 비가 쏟아지는 변덕스런 날씨가 시민들의 행진 참여를 저조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진에서도 시위 주최한 홍콩 시민단체들은 여러 가지 난관들을 극복해 나가야 했다.  우선 2004년 이후 매년 사전집회가 열렸던 장소인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공원 축구경기장이 올해는 친중단체 홍콩각계경전(慶典)위원회에 의해 선점 당하면서 다른 장소를 구해야만 했다. 

 

결국 빅토리아공원 인근 잔디밭에서 사전집회를 열었지만 이번에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문제였다.  사전집회 시작 전부터 폭우가 내리면서 계획됐던 사전집회는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주최 측은 사전집회가 취소되면서 상당 수 시민들이 귀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최연소 입법의원 네이선 로(羅冠聰) 데모시스토당 주석과 같은 당 소속 <우산시위>의 주역인 조슈아 웡 비서장 등 홍콩 내 범민주파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로 의원은 “홍콩 주민 대부분이 직선제 등 민주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소수의 독립 주장으로 둔갑시켜 민주화 세력을 공격하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을 이용해 중국을 파괴하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이날 발언을 그대로 반박한 셈이다. 2015년 중국 당국에 강제 구금됐던 홍콩 출판업자 람윙키(林榮基) 코즈웨이베이 서점 점장도 시위에 참석해 간암 말기인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석방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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