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행정장관 후보 캐리 람 전 정무사장을 중국 정부가 티 나게 밀어주면 이로 인해 홍콩 시민들이 1,194명의 선거인단에 의한 간접선거의 공정성을 의심하게 될 것이라고 중국의 법 전문가가 경고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베이항 대학의 법학과 티엔페이롱 교수는, 중국 정부와 홍콩주재 중국 연락사무소로부터 행정장관 선거의 도움을 받는 것은 캐리 람에게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콩 기본법 연구자이기도 한 티엔 교수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행정장관을 임명하는데 전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홍콩 시민들이 반발하지 않을지 몰라도 어떤 특정 후보를 왜 고집해서 중국 정부가 지지하는지는 홍콩 시민이 납득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왜 선거 감독의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직접 선거에 개입하느냐에 대해 홍콩 시민이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정부로서는 단지 선호하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확실하게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홍콩의 선거위원회나 홍콩 행정장관 선거 자체에 대한 합법성 또는 정당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티엔 교수는 짚었다.
“홍콩 시민의 관점에서 볼 때 선거는 경쟁적이면서도 공정하고, 민심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중국 정부의 강한 개입 때문에 홍콩 시민들이 선거에 대한 신뢰성 자체를 문제 삼게 되는 것”이라고 티엔 교수는 설명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당선되는 행정장관은 역대 최저 인기도를 기록했던 렁춘잉 행정장관보다 더 약한 행정장관이 될 수도 있다고 티엔 교수는 지적했다.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가 나서는 것은 ‘정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티엔 교수는 덧붙였다.
며칠 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전국인민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홍콩 대표단과 함께 한 자리에서 중국 정부가 홍콩의 행정장관을 임명할 ‘실제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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