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한국국제학교 한국부 서재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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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한국국제학교 한국부 서재철 교장

“건강한 자기 정체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

 


홍콩에 오신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가는데 홍콩생활은 어떠신지?


세계 한국 학교 중에서 역사가 오래되고 전임 교장 선생님들이 많이 노력해주셔서 매우 안정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국 및 아시아의 신생 학교들은 어수선한 점이 많은데 거기에 비하면 안정적인 것 같다. 자녀 둘은 한국에서 직장생활하고 아내와 홍콩에 왔다. 아내와 단 둘이 생활한지가 꽤 오랜만 인 것 같다. 홍콩 생활을 즐기면서 잘 지내고 있다.

 


30년 넘게 교육직에 계셨는데 홍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철학이 있다면?


고향은 강원도 원주이며 교직생활은 춘천에서 계속 해왔다. 30여년 이상 교육직에 일하면서도 강원도를 벗어나 본적이 없는 ‘촌사람’이다. ‘촌사람’이긴 하지만 사람을 교육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름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다. 인성교육과 도덕성을 갖추는 요건에는 자연과의 교감이 가장 중요한 것을 느꼈다. 홍콩에 오면서 나름대로 정한 슬로건은 ‘건강한 자기 정체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이다.


체험활동, 봉사활동 중요한데 가까운 산과 자연을 자주 접하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전임 교장선생님의 기존 계획을 바탕으로 잘 연구해서 창의적 체험활동을 방과후 활동이 아닌 기본 교육과정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겠다. 검도나 태권도 같은 과목을 정규과목으로 늘여 몸과 마음이 함께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

 


홍콩에서도 영어교육 때문에 학부모들이 걱정이 많은데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

 

KIS 내에서도 한국부에서 국제부로 영어교육을 목적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효율성을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영어습득은 언어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음성언어보다 문자언어가 더 오래 기억되고 쓰여진다. 어린 아이가 쉽게 영어를 배웠다가 빨리 잊어버리는 것과 같다.

 

그러나 더 오래 기억되기 위해서는 영어 읽기와 쓰기를 반드시 먼저 수행되어야 한다. 유아, 유치, 초등부 저학년은 회화를 주력하고, 초3학년부터는 읽기 쓰기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 그렇게 배운 영어는 대학까지 이어진다. KIS가 다른 학교와 동일한 교육과정으로 대응하기 보다 읽기와 쓰기를 강조한 교육과정으로 영어를 정복해야 좀더 경쟁력있는 인재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KIS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고등부 2, 3학년은 정원 25명이 모두 찬 상태다. KIS가 한국 대학진학률이 매우 높다 보니 한국  대학 진학을 위해 다시 모여든 셈이다. 거기에 반해 KIS는 허리가 약하다. 유아, 유치부는 대기자가 10명이나 될 정도로 많고, 고등부도 가득 찼다. 중간 학생들이 (영어교육 때문에) 이동이 많지만 다시 고등부가 되면 대학 입시를 위해 다시 KIS로 돌아온다. 중등부는 장학금도 많고 한국 교육부의 지원도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다. 초등부 고학년과 중등부 강화를 위해 학교측에서는 더욱 열심히 연구하고 있다.

 


KIS가 한국 대학진학률은 경이로울 정도로 높은 반면 홍콩 현지대학은 초라할 정도인데?


한국이나 홍콩 내 한인사회를 위해서도 홍콩 현지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 대학의 특례 입학 조건도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홍콩 현지 대학 입시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도리어 홍콩 한인 학생들이 불리한 점을 갖고 있다.


홍콩에서 한국으로 대학 진학할 경우 대학입시 관계자들은 영어를 공식언어로 쓰는 홍콩 출신 학생들의 영어 성적이 좀 더 높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교민 학생과 홍콩 교민 학생과 동일한 영어 성적일 경우 영어권이 아닌 중국 학생이 좀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 설립된 중국 대도시와 인도네시아 등의 한국국제학교들은 학생수가 천명이 넘어 전 교과 과정 및 재정이 잘 되어 있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에 반해 홍콩 KIS는 학생수가 적어 교원확충이 쉽지 않다.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우리 아이들이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적 마인드와 국제적인 마인드 두가지 모두를 잡아야만 글로벌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우리가 국가적인 마인드 없이 일반적인 글로벌 마인드만 갖출 경우는 한국에 대한 역사인식과 한국어에 대해 소홀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취업뿐만 아니라 본인의 인생에도 득이 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뿌리가 없는 한국인, 정체성 없는 한국인이 될 수 있기에 우리의 역사와 문화 등을 깊이 있게 배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린다.


홍콩한국국제학교는 교민들의 애정과 노력으로 세워진 학교인 만큼 홍콩 한인사회의 자랑과 열매로 발전하고 있다. 20여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지만 홍콩에서 이방인으로서 교육해야 할 많은 어려움과 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스라엘이 교육의 힘을 통해 국가관과 민족의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처럼, 우리도 건강한 자기 정체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에 힘쓸 수 있도록 교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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