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인터뷰]
CJ E&M 김도현 부장, “Channel M은 한류 방송 올스타”
중화권에서 한류의 진원지 중에 하나로 빠지지 않는 곳은 바로 이곳 홍콩이다. 홍콩은 홍콩한인상공회가 20년 전부터 홍콩 지상파 채널인 ATV에 한국 드라마와 K팝을 소개하는 사업을 시작하면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데 일조했고 2000년대 중반 이후로는 TVB와 유선케이블 방송 i-Cable 등에서도 경쟁적으로 한류 컨텐츠를 방영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류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논쟁이 많은 가운데 CJ E&M은 한국 방송업계 최초로 현지화 전락을 펼쳐 한류의 불씨를 새롭게 키워나가고 있어 제작현장을 직접 찾았다.
홍콩 구룡반도 끝자락 홍함에 위치한 채널M은 네셔널지오그래픽으로 유명한 폭스인터네셔널 방송시설을 함께 파트너로 사용하고 있었다. 다음달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K팝 소개 프로그램 ‘K-pop 101’을 녹화하고 있었다.
동남아 사업담당을 맡고 있는 김도현 부장은 “‘K-pop 101’은 대학 새내기들의 강의 제목 ‘000개론’ 처럼 어렵지 않고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K-pop을 배우자는 취지의 가벼운 오락프로다. 출연진은 대만의 유명 모델과 홍콩에서 캐스팅한 한국인, 홍콩인 등이 출연해 게임과 퀴즈 등을 펼친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부장은 광고회사 출신으로 2007년 홍콩 과기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방송사업을 맡게 됐다. 올해 초 홍콩에서 싸이를 비롯한 초대형 가수들을 불러모아 화제를 모았던 MAMA2012가 바로 이곳의 스탭들이 밤을 새고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기에 가능했었다.
홍콩 현지에서 한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상당히 관심 있게 볼 것 같다…
물론이다. 열심히 본다. 홍콩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자주 언급되는지 분석한다. 더 정확히는 시청률을 본다. 일일 시청률을 매일 체크한다. 요리관련 프로그램 중에서도 경쟁을 통해 승패를 갖는 프로그램 ‘키친 파이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홍콩의 채널V와 같은 프로그램이 아시아의 문화 컨텐츠를 공급했다. 이제 한국 드라마나 K팝이 수출되어 홍콩현지에서 방영될 정도니 정말 새롭게 보인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홍콩은 아시아 최고의 상업도시로 다이나믹한 패션과 문화를 보여주었지만, 공중파 만큼은 최근 TVB가 95%의 인기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어 경쟁사가 없었다. 때문에 결과적으로 글로벌 수준에 맞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항상 부족했다.
이에 반해 한국은 지상파와 케이블방송, 작년에는 종편까지 가세해서 방송시장이 굉장히 치열하다. 또한 디지털방송을 시작해 모든 방송이 고화질로 제작돼 시청각적으로도 우수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이에 CJ 그룹의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인 CJ E&M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에 나섰다.
한국 컨텐츠를 홍콩인의 입맛에게 바꿔서 보여주면 호응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2009년 11월에 시작했다. 현재 3년을 넘겼다. 제일 처음에는 나우브로드밴드(Now broadband) TV의 프리미엄채널(신청옵션)으로 시작했으나 더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기 위해 i-Cable에 기본채널로 계약했다. 나우TV 채널도 올해 4월부터 가장 인기가 높은 영국축구채널 패키지에 포함되어 더 쉽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기본언어가 보통어(북경어)와 영어다. 시청범위가 어디인가?
시청범위가 홍콩만은 아니다. 홍콩, 대만, 싱가폴, 방콕 등 동남아시아의 중화권 전체를 보면된다. 실제 시청률 확인은 싱가폴 자료를 활용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을 통해 바로바로 피드백을 받는다.
CJ E&M은 방송, 영화, 음악, 공연, 게임 등의 전문 채널인 tvN, Mnet, OCN 등 국내의 장르별 1위 채널을 가장 많이 보유한 미디어 그룹으로 알려져 있다. 인기 프로그램을 현지 방송국에 판매하지 않고 직접 채널을 개설하게 되었나?
2004년 홍콩 지상파 역사상 가장 높은 시청률 47%를 기록했던 ‘대장금’의 인기 이후 그렇다할 만한 프로그램이 이어지지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인기프로그램만 현지 방송사에 판매하다 보면 한류의 연속성이나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한 채 흐림이 끊어지게 된다. 한류 컨텐츠의 일정한 퀄리티와 안정된 지속을 위해서는 한류 전문 채널이 현지로 직접 가야 한다는 것이다.
단품 판매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한류 컨텐츠를 묶어주는 채널을 브랜드화 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한류의 지속성이다. 얼마나 가겠냐는 것이다. 방송 전문인도 한류가 계속 가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단지 지금의 경제 우위를 좀더 오랫동안 가지고 갈려면 현지화(Localization)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가지고 와서 단순히 보여주기 보다는 현지의 포맷을 채용해서 현지에 맞게 다시 재가공해야 해야 좀더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새 프로그램 ‘K-pop 101’이 그런 컨셉으로 만들어 진 것이다.
현재 채널M에 방영되고 있는 편성 프로그램들은 tvN, 등의 간판 프로그램을 모아 방영하고 있다. 교민들이 즐길 수 있는 팁을 준다면?
현재 채널M은 CJ 계열의 모든 채널의 ‘올스타’다. 대부분 한국에서 방영한지 얼마 되지 않는 최근 프로그램들이다. K-pop 대표 프로그램인 엠카운트다운은 ATV나 TVB보다도 2주나 빠르다.
또 한국에서 드라마 편성은 일반적으로 월화, 수목, 토일 정도로 매주 2회 분량만 방영되지만 채널M은 홍콩의 편성을 따라서 월화수목금 5일로 방영된다. 매일 일정한 시간대에 최신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한국에서라면 3개월짜리 16부작 미니시리즈가 홍콩에서는 3주만에 마치는 셈이다.
드라마 편성이 한국과 달리 현지 편성과 맞추다 보니 집중도 있게 즐길 수 있다. 현재 오지호가 주연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었던 제3병원을 비롯해 로맨틱&아이돌, 키친파이터, M 와이드 e뉴스, 김치팬클럽, 테이스티 로드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채널M은 케이블방송 i-Cable 28번, 228번(HD), NOW TV 526번, TVB Payvision 65번, bbTV 412번에서 각각 시청할 수 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홍콩수요저널이 추천하는 집단 지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