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치킨의 권동현 사장
한국에서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 많은 안주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치맥’(치킨, 맥주)으로만 승부해 홍콩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 있다.
침사츄이 오스틴 에비뉴(Austin Avenue)에 위치한‘이가(李家) 치킨’은 더욱이 창업 2년도 채 되지 않아 입소문을 타고 무섭게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행사 가이드 출신인 권동현 사장은 시작 전만 하더라도 네 식구가 오손도손 살 수 있는 안정적인 수입만을 목표로 조촐하게 시작해 6개월 만에 자리를 잡았다.
“11년 전에 홍콩에 와서 가이드를 시작했다. 중간에 광저우에서 사업도 잠시 했었다. 지금까지 내 이름을 회사를 차려본 것이 모두 5개인데, 마지막인 치킨집이 가장 성공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홍콩에서 식당을 할 것을 마음먹고 틈새시장을 뒤졌다. 최근 몇년간 한국식당이 상승세이긴 한데 남들 다 하는 것을 해서는 성공할 수 없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틈새 시장을 찾은 것이 치킨이었다.
한국에서 굉장히 일반적인데 홍콩에서 하지 않는 것이 통닭집, 치킨과 함께하는 호프집이었다.
한국에서는 퇴근길에 '치맥'이 흔하디 흔한 음식이지만 홍콩에서는 제대로 된 곳은 손꼽을 정도였다. |
“현재 홍콩의 단 하나밖에 없는 전통 한국식 통닭 전문점으로 자부한다. 대부분 식당에 메뉴가 수십 개에 이르는데 나는 한 종류를 전문으로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다른 식당을 한다고 하더라도 닭발이나 삼겹살 등 한 가지만으로 승부하는 전문요리를 추구할 생각이다.”
성이 권 씨인데 왜 이가(李家) 치킨인지 물어보자,“ 장인어른이 초창기 사업자금을 빌려 주셨다(웃음).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존경하는 마음에 그렇게 지었다. 다행히 반 년도 채 지나지 않고 모두 갚았다”며 자랑스레 말했다.
간장치킨은 그리 짜지도 않고 달콤해서 인기가 많아 이가치킨의 효자종목이다.
그는 사업 초기에는 식당에서 새우잠을 자면서‘맛’에 대해 고민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며 일단 행동으로 저지르는 스타일이다.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염지(튀기기 전에 미리 양념에 숙성)한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 생닭 60마리를 그냥 버린 적도 있었다.
권 사장은 (한국식) 치킨 시장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주위 지인들과 한국을 좋아하는 홍콩인들이 꾸준히 찾아오면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고 말했다.
매콤한 맛에 양파가 담백하게 느껴지는 바베큐 치킨. |
이가치킨의 효자종목 5형제는‘양념치킨, 프라이드치킨, 간장치킨, 바비큐치킨, 파닭’이다.
아빠를 엄청나게 쫓아다니는 공주님들 덕분에 매일 힘이 절로 난다고. |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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