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탄생의 비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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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편은 당시 약으로 진통제 역할을 하는 등 만병통치 가정의 상비약으로 사용되어 있었다고 한다. 영국 상인은 茶 수입대금 확보를 위하여 영국의 식민지 인도(지금의 방글라데시)에서 무한정 자라고 있는 양귀비꽃 열매에서 나온 아편을 중국에 가져와서 중국 사람들이 소비케 하였다. 중국사람들은 아편에 쉽게 빨려들어 아편중독(아편쟁이)현상이 봄철의 들불처럼 퍼져나가게 된다. 아편에 중독이 되자 모두 일은 안하고 하루종일 아편굴(divan)이라고 부르는 공중흡연장소에서 세월을 보내게 된다. 당시 淸정부로서는 아편 수입도 대단하여 그 동안 벌어둔 은화를 모두 내주고도 모자라서 오히려 중국의 부(富)가 밖으로 빠져나가게 되었다. 중국 정부는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하여 올곧은 임칙서를 황제의 특사(흠차대신)로 남쪽에 파견하여 아편의 만연을 막도록 했다. 국민의 보건도 중요하지만 富의 유출이 더욱 심각하였다고 한다. 아편 亡國 - 홍콩 誕生 전시실에는 아편중독이 되어 아편 담뱃대를 물고 누워 있는 인형이 실물처럼 전시되어 있다. 그 옆에는 찢어지듯 가난하게 보이는 부인이 남편이 중독되어 피우는 아편을 사대기 위해 가재도구를 팔아 돈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디어 임칙서가 北京에서 내려왔다. 그는 일차적으로 외국인이 갖고 있던 아편창고를 기습, 아편을 몽땅 압수해 버렸다. 창고에 쌓여있던 아편을 한데 모아 태워 없애야 했다. 다음 전시실은 아편창고를 기습하여 아편을 압수하는 의기양양한 청나라 관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압수한 아편을 모아서 태우는 장면이 이어진다. 거대한 논처럼 생긴 연못에다 화학제품을 풀어놓고 그곳에 대포알 같은 아편 덩어리를 쪼개어 집어넣고 태운다. 태운다는 것은 불로써 태우는 것이 아니고 화학적으로 못쓰게 만드는 것이었다. 화학작용으로 연기가 뭉게뭉게 나고 있다. 임칙서와 그의 관리들이 자랑스럽게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반면에 영국 등 유럽 상인들은 낭패와 분노의 얼굴로 쳐다보고 있는 장면이 대형 전시실을 가득 채워 관객을 압도하고 있다. 이 장면이 虎門박물관의 하이라이트 같은 인상을 준다. 몇 년간 수확해 놓은 아편이 하루아침에 몰수되어 못 쓰게 된 것을 본 영국상인이 가만있을 리 없다. 즉각 본국에 연락해서 중국이 압수해 간 아편의 보상을 중국 정부에 요구토록 하였다. 웨스트민스터 영국 의회에서도 이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된다. 결국 아편 상인들의 로비에 굴복한 의회는 군대파견까지 고려하게 된다. 전쟁의 먹구름이 서서히 중국 남쪽 광동성에 몰리기 시작하였다. 임칙서도 일전을 각오하고 전쟁방비에 열중하였다. 이 虎門은 강을 통행하는 영국선박을 공격하기 좋은 장소였다. 임칙서와 그의 부하가 직접 지휘하면서 虎門 포대를 수리하고 성을 수축하였다. 전시실은 임칙서가 백발수염을 휘날리면서 포대수축을 지휘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3년에 걸친 중·영 전쟁에서 중국은 새로운 무기를 가지고 온 영국해군의 공격에 속수무책이 되었다. 결국 청의 조정은 강경파 임칙서를 멀리 신강성으로 귀양보내고 온건파를 내세워 강화를 하게 된다. 이것을 역사에서 남경조약이라고 하는데 이 조약에서 중국은 홍콩섬을 영국에 내주게 되었다는 것이다. 홍콩은 당시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던 이름 없는 바위섬이었다. 영국은 중국과 무역량이 늘어남에도 포르투갈이 갖고 있던 마카오 같은 창고터가 없었기 때문에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주강 삼각지에서 좀 멀긴 하지만 홍콩섬에 창고(godown)를 갖게된 것은 영국상인들의 오랜 꿈의 실현이었다. 그 후 영국은 중국(청)의 혼란을 틈타 홍콩섬의 건너편인 구룡반도의 남쪽 일부도 받아내고 나중에는 그것도 부족하여 구룡반도 전체를 99년간 조차하여 홍콩의 주민과 함께 오늘날의 홍콩으로 발전시켰다. 중국대륙의 이마에 난 하나의 뽀록지(pimple)가 찬란한 진주(pearl)가 된 셈이다. 그러나 결국 事必歸正이라고 할까. 홍콩을 다시 중국에 돌려주게 된다. 만일 아편전쟁이 없었다면 홍콩은 태어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홍콩섬은 지금도 광동성의 남해안 離島의 하나로 남아 있을 지도 모른다. 유 주 열 (수요저널 칼럼니스트) 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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