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성춘향은 사랑하던 남자친구 이몽룡을 황진이에게 뺏기자 울화가 치밀어 황진이가 근무하는 일본회사 직장을 쳐들어가 많은 직원이 보는 앞에서 “야, 이 게이샤 XXX야” 라고 고함을 치고 나왔답니다. 무례한 행위로 창피를 당한 황진이는 성춘향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하고 싶은데 이런 것이 가능한 지요?
A 타인의 기분 나쁜 발언이 명예훼손인지 모욕인지 구별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그리고 모욕이 형사건이라는 것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명예훼손과 모욕행위가 모두 형사사건이 될 수 있으나 홍콩에서는 명예훼손만 민사사건이 되고 모욕은 형사건도 민사건도 되지 않습니다.
모욕죄가 성립되려면 무례한 말을 듣는 사람이 특정한 일개인이라도 다수인에게 그 말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어야하고(법률용어로 공연성이라 표현함) 또한 경멸의 의사를 표시해야합니다. 명예훼손은 위에서 언급한 공연성이 있어야하고 사실이든 허위든 발표한 언어나 문건이 타인이 볼 때 피해자를 사회적으로 평가 하락시키는 성격이어야 합니다.
최근 탤런트 최진실은 전 야구선수 남편 조성민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는데, 이유는 이혼합의서 조건을 신문기자에게 공개하므로써 최진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해 검찰에서는 남편을 약식 기소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검찰은 명예훼손죄 성립의 조건인 공연성과 사실이더라도 일반인이 보기에 최진실이라는 인간을 낮추어보게 된다는 문건이라는 것을 증명하면 남편의 죄는 성립이 됩니다.
여기서 성춘향의 발언은 대한민국법에서는 모욕죄에 해당하고 홍콩에서는 모욕에 의한 민사 소송건 조차도 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홍콩에서는 명예훼손이 되지 않는 욕은 아무리 해도 죄가 되지 않고 혹은 그런 소리를 들어도 피해자는 법원에 찾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홍콩에서 욕을 장려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화가 나도 서로 인격적으로 대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만약 성춘향이 직원들 보는 앞에서 사실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여자는 사기꾼이다” “성병 환자이다”라고 했다면 모욕죄가 아니고 명예훼손죄가 됩니다.
그러나 모욕죄는 반드시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처벌이 가능한 친고죄입니다. 친고죄란 피해자의 고소가 없으면 검찰이 수사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강간죄, 간통죄 등이 다른 예입니다.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모욕죄에 해당됩니다. 대한민국 군대에서 어느 사단장이 헬리콥터를 타고 가는데 한 사병이 팔뚝으로(흔한 욕으로 대용되는 한국인의 행위)모욕적인 표현을 하자 모욕죄로 처벌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재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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