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홍콩에 살던 김씨는 미국을 들락거리면서 장사하는 척 하다가 미국에 도주할 거점을 만들어 놓은 후 투자자 및 채권자 빚을 떼어먹은 것뿐만 아니라 멋모르던 직원들 월급까지 떼어먹고 달아났습니다. 한국에서 피해를 본 투자자 및 납품업자들이 김씨를 미국에서 잡아서 한국이나 홍콩으로 데려와 형민사 책임을 지게 하는 방법이 있는지 물어왔습니다. A 일단 사기성이 있는 형사사건이면 홍콩경찰을 통해 인터폴 협조를 받아 미국의 FBI에서 수사를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터폴은 국제 대형사건에 더 많은 시간을 할당하므로 비교적 작은 사건이면 그 효율성에 만족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재정능력이 있다면 미국내 사설탐정을 고용해서 범인 김씨의 행적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사설탐정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 단점이나 수사기간은 단축될 수 있습니다. 한국여권 소지자이면 한국대사관이나 주재지역 총영사관의 치안관 협조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여권 갱신 때 범인은 어느 한국 영사관이고 반드시 나타날 것이기 때문에 미리 한국검찰의 협조를 받아 수사등록을 하면 도움이 됩니다. 사진이 필요하면 대한민국 외통부의 여권사진, 주민등록에 나온 사진, DB 골프장의 과거 회원권 사진 등을 구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형법은 한국인이 어느 나라에 거주해도 적용되므로 이론적으로는 한국형사법으로 처리해서 미국이나 홍콩에서도 체포가 가능합니다. 미국 이외에도 범죄인도협정이 있는 나라이면 체포해서 쉽게 한국으로 송환할 수 있습니다. 민사적으로도 절차는 복잡합니다. 김씨가 어쩌다 홍콩에 왔다는 정보가 있으면 소장을 면전에서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의 100%가 소장을 버리고 달아나므로 판결시 소장전달 하자로 지적되면 판결이 안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판례에 보면 아예 처음부터 소장 서류뭉치로 피고의 신체 일부를 치게 되면 버리고 가도 소용이 없고, 소장이 유효하게 전달된 것으로 간주되어 궐석판결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 거주한다는 증빙은 있으나 주소를 모르면 홍콩법원의 허가를 얻어 "USA Today" 같은 미국의 전국판 신문에 광고를 내어 공시송달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궐석판결이 떨어지면 12년간 유효하고, 김씨의 고용월급, 거래선의 Account Receivable, 현재나 미래의 재산, 통장 등을 차압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오재훈 변호사 ejho@mail.hklawsoc.org.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