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기획]“리앤펑 100년사를 따라가면 홍콩 경제발전사가 보인다!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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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기획]“리앤펑 100년사를 따라가면 홍콩 경제발전사가 보인다!3회”

[[1[[(전회에 이어 계속) 홍콩 최고의 무역사로 자리를 잡은 뒤인 1960년대말과 1970년대 초, 드디어 3대 경영진이 리앤펑 경영 일선에 나선다. 무역상사라는 업종의 특성상 리앤펑 일가는 엘리트 경영의 길을 걸어왔다. 창립자인 할아버지 펑팍류부터가 영어에 능통한 개화기 지식인이었고, 2세대 경영진들 또한 영국식 교육을 받은 엘리트들이었지만, 3세대 경영진에 비할 것은 아니었다. 펑팍류의 두 아들 빅터 풍과 윌리엄 풍의 경력은 경영자라기보다는 학자의 것에 가깝다. 빅터 풍(Victor Fung, 馮國經)은, MIT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시티은행 본사에서 근무한 후, 하버드대학에서 교수로 가르치다가 이를 그만두고 홍콩으로 귀국했다. 동생 윌리엄 풍(William Fung, 馮國綸) 또한 프린스턴대학을 졸업하고 하버드 MBA를 받은 엘리트였다. 70년대초 펑모잉은 건강상의 문제로, 또 펑혼추는 당시 총독이었던 데이비드 C.C 트렌츠에 의해 입법회 의원으로 지명돼 회사경영에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 결국 빅터와 윌리엄 형제가 홍콩으로 귀국해 사업을 물려받게 된다. 리앤펑의 경영 스타일은 이 때부터 확연히 달라진다. 2세대에서 3세대로 넘어가면서 드러난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첫째, 가족회사에서 주식회사로 탈바꿈했다는 것이고, 둘째, 생산에서는 완전히 손을 떼고 리앤펑 특유의 네트워크 편성 비즈니스 체제로 변모했다는 점이다. 종합상사로서 리앤펑의 위상은 이미 1960년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지만, 당시만 해도 리앤펑은 가족 회사라는 한계가 명확했다. 회사 경영상의 주요 보직은 모두 일가친척들의 몫이었고, 때문에 회사 운영방식은 주먹구구식인 데가 많았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펑모잉의 막내아들 펑쿽쵸(Kwok-chor)가 상품구매를 위해 한 공장을 방문했을 때 공장 사장이 그의 주머니에 뇌물을 찔러 넣었다. 공장 사장은 그가 리앤펑 일가, 그것도 사장의 아들이라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수출물품의 품질검사를 해야할 자사 직원들이 공장주로부터 뇌물을 받는다는 것을 안 펑쿽쵸는 대노했고, 다시는 뇌물을 받지 못하게 조치했다. 그러나 당시 홍콩에서 이런 종류의 뇌물 수수는 관행에 가까웠고 펑쿽쵸의 조치에 반발해 무려 15명의 직원들이 회사를 일시에 그만두는 일이 벌어졌다. 일은 많고, 직원들은 대거 이탈하면서 리앤펑의 비즈니스는 상당기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펑쿽쵸는 쏟아지는 업무량을 혼자 처리하느라 죽을 지경이었다. 이 때 빅터와 윌리엄 형제가 홍콩으로 돌아와 경영 일선에 합류했다. 서구식 경영스타일을 배워온 빅터와 윌리엄은 리앤펑의 경영을 체계화, 시스템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지던 인사, 노무관리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 시급했다. 직원 수는 이미 백명을 넘었고, 무역상사의 업무 특성상 고학력자가 많이 필요했지만 급여 수준이 낮아 유능한 인재를 끌어올 수 없었다. 빅터와 윌리엄이 찾은 해법은 부서를 나누고 그 중요성과 업무 성과에 따라 차등대우를 하는 것이었다. 또 가족회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두 형제는 리앤펑의 상장을 시도했다. 1973년 홍콩주식시장에 리앤펑이 상장됐을 때, 청약율은 무려 113: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이 기록은 그 후 14년 동안 깨지지 않았다. 리앤펑은 상장에 성공하면서 가족회사에서 현대식 주식회사로 거듭났다. 1975년에 큰아버지 풍모잉이 죽자, 그의 가족이 갖고 있던 주식을 두 형제가 인수했다. 1981년에 빅터 풍이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전문경영인을 영입함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서구식경영을 하게 됐다. 1989년에는 회사의 구조조정을 위해 상장회사에서 개인회사로 변경했고, 수출분야와 소매분야로 사업을 나누었다. 1992년에 수출분야는 홍콩주식시장에 재상장 됐고, 총 발행주식수의 75%를 두형제가 소유했다. 그 회사가 지금의 리앤펑이다. 1995년에 리풍은 유럽 최대 Buying Office중에 하나인 Dodwell을 인수함으로써 자산을 2배로 키웠고, 유럽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함으로 세계적인 수출상으로 도약했다. 1999년에는 Swire & Maclaine과 Camberly Enterprises도 인수했다. 2000년에는 Colby Group을 2002년에는 홍콩에서 유명한 Buying Agent인 Janco를 인수하여 확고한 세계 최대 Buying Agent 가 되었다. 또 하나, 빅터와 윌리엄 형제의 리앤펑은 생산 공장을 가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대와 차별화된다. 두 사람은 단순무역중계에서 벗어나 전체 공급사슬을 관리하는 일로 사업의 초점을 바꾸었고,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었다. 현재 리앤펑은 주력기업인 리앤펑 유한공사(Li&Fung Limited)외에 유통업체인 IDS 그룹, 편의점 체인인 써클 K와 성안나 베이커리를 경영하는 CRA 등 3개사가 홍콩증시에 상장돼있다. 이밖에도 비상장 계열사가 여럿 있다. 페라가모의 아시아 지역 유통망과 토이저러스의 아시아 판매권도 보유하고 있으며 2008년 의류전문 공급회사인 마일즈(Miles) 패션그룹을 인수한데 이어 2009년 2월엔 미국 패션회사인 리즈클레어본(Liz Claiborne)을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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