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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국제 드레곤보트 경주대회 (2007 International Dragon Boat Race) 결승전이 열리던 6월24일, 침사추이 동쪽 항만에 위치한 워터프론트는 맑은 하늘과 작렬하는 태양으로 한층 더 힘과 정열이 느껴졌다. 세계인들이 항구도시 홍콩으로 몰려와 바다의 물살을 가르며 함성을 지르는 현장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다. 수요저널에서 이미 여러 번에 걸쳐 드레곤 보트 경주의 유래와 경기방법들을 실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현장스케치에 충실하고자 한다.
6월12일, 중국 단오절 혹은 용천절이라 불리우는 공휴일을 기점으로 디스커버리베이, 사틴, 타이포 등지에서 드레곤 보트 레이스가 벌어진 후, 6월 19일 대규모의 팀들이 스탠리 해변가에 모여 다양한 규격의 드레곤 보트 경주 및 다양한 팀들 간의 토너먼트를 벌이며 대규모의 경기를 벌인다. 스탠리 인터내셔날 드레곤보트 대회는 우승의 진검승부를 가리기 보다는 스탠리에 놀러온 시민들과 코믹하고 개성있는 복장을 한 선수들이 하나로 어울리며 즐기는 축제형식에 좀 더 치중한 경기를 벌인다. 그리고 마지막주인 6월 23.24일에 열린 2007 홍콩국제드레곤보트 경주대회(HKIDBR)는 30개국, 120팀의 프로페셔널한 선수들이 참가하여 최종적으로 한해의 우승팀을 진검승부로 가리면서 드레곤보트 페스티벌은 화려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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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곤보트 결승전이 열리는 침사추이 워터프론트에는 이 경주 관람을 위한 간이 매표소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옆 바다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뷔페 및 음료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해놓은 대형 유람선이 정박되어있다. 매표소를 지나 경기장 안 쪽으로 들어가서 바닷가 쪽을 보면 컨테이너를 수송하는 수십대의 초대형선박을 바다의 한 면에 일렬로 정착시켜 파도의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시키고 경기를 원할하게 운영할 수 있는 여유공간을 확보하기위한 셋팅을 해놓았으며 경기관람을 하는 쪽에는 각국에서 출전하는 선수들을 위한 좌석을 설치해놓아 전 세계에서 온 다양한 선수들, 관계자들 그리고 관객들이 구리빛으로 그을린 건강한 신체와 싱그럽게 웃는 얼굴로 경기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결승전은 일반, 국제, 남 녀 학생부분 등 다양한 종목별의 준결승기록을 기준으로 결승에 팀들을 배정하여 실버(2위), 골드(1위) 그룹별로 경기를 치러낸 다음 마지막으로 그랜드 파이널 경기를 펼쳐 영예의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본인과 30명의 동료들은 무척 진지하게 이 경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홍콩마케팅협회 대표로 경기에 참가한 렁췬관(Leung Chuen Kwan, 남)이 경기를 마친 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그의 팀은 이번 대회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3개월 전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해왔다고 한다. 그는 5년간 이 경기에 참여해왔고 2년 전부터 노 젖는 선수에서 보트를 리딩하는 북치는 주장으로 발탁이 되어 이 경기에 열정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버그룹에서 3위를 해서 아쉬움이 크게 남으며 내년에는 좀 더 열심히 훈련에 임해서 우승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 경기에 처음으로 출전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팀 일원인 데그마 애킨슨(Dagmar Atkinson, 여)은 남아공이라는 한나라의 대표로 이 대회에 출전했지만 팀원들이 다른 나라에서 거주하거나 다른 부족 출신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개성이 너무 다른 팀이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훈련과 여행을 함께하면서 팀간의 우정도 돈독해졌고 홍콩에 오니 음식도 맛있고(그녀는 특히 해산물이 너무 맛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도 마음에 쏙 들어 내년에 열릴 대회에 꼭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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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경주중인 캐나다팀 <사진 2> 2등을 한 필리핀팀
<사진 3> 마카오팀 <사진 4> 물살을 힘차게 가르는 선수들
이번 대회에 종목별로 4개의 팀을 참가시킨 필리핀 대표팀은 경기에 쓰이는 큰 북 외에 다른 타악기를 가져와 객석에서 틈틈이 신나는 음악을 연주하며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면서 팀동료들을 응원. 관객들에게도 기분 좋은 볼거리를 제공하여주었다. 필리핀 및 싱가폴 등에서 열린 국제 드레곤 보트 경주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경험이 있는 필리핀 경찰팀의 멤버인 토니 라간쟈(TonyLaganza, 남)는, 보트를 타고 힘차게 노를 저어 바다를 가르며 느끼는 쾌감때문에 이 경주를 사랑한다고 말한다. 10~20년이 지나도 이 대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바램이다.
중국 하남시 하남공업대학교 여자대표팀의 일원인 선연원 (Sun Yun-Won 여)은, 솔직히 여자로서 까만 얼굴과 튼튼한 신체를 주변에서 놀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가끔 괴롭기도 하지만 멋진 도시인 홍콩에 와서 각국에서 참여한 ‘나와 비슷한’ 선수들과 경기를 함께하면 예쁜 외모를 가꾸고 싶다는 욕망은 사라지고 앞으로는 연습을 더욱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는 욕심만 생긴다며 수줍게 미소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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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결승점 통과직전의 마카오팀 <사진 6> 결과를 열망하는 리더
<사진 7> 결승에서 환호하는 마카오팀 <사진 8> 축하해주는 선수들
홍콩 세관(Customs & Excise Department)팀의 일원인 루이(Louie, 남)는, 3년간 이 경기에 참여해 오는 동안 갈수록 홍콩 출신팀들의 참여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 출전하거나 대기업산하의 다른 팀들은 회사들의 스폰서 지원, 후원금 및 보상금지급 등의 혜택으로 프로선수 같은 대우를 받으며 훈련하며 이 경기에 출전하지만 우리팀 외에 10개의 다른 정부기관 산하에서 일하는 부서들의 대표로 나온 팀들은 경기에 참여하면서 별다른 혜택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오로지 개인적인 열정으로 이 경기에 참여하고 있다며 말했다. 그는 스폰서나 지원은 바라지도 않지만 대회 자체 내에서 정부의 후원을 강화하여 우승시 약소하게나마 대회상금 및 약간의 혜택이라도 주는 제도를 확대했으면 많은 홍콩인들이 이 대회에 참여하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의견을 피력하였다.
애샨 아마드(Aeshan Ahmad, 남)는 런던에서 온 관광객으로 침사추이 항구를 구경하다 우연히 이 대회에 호기심을 느껴 관람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이 경기를 통해 중국과 홍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고 관람 중 다른 여행객들과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는 등 무척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 대회의 클라이 막스에 열린 골든 휠 컵(The Golden Wheel Cup)부문의 우승은 마카오 팀이 차지했으며 2등(1st Runner up)은 중국의 주쟝(九江 JiuJiang)지역팀이 3등은(2nd Runner up) 필리핀이 차지했다. 이날 마카오팀은 해외팀들 중 최우승자를 선발하는 인터내셔날 믹스 결승전(International Mixed Golden Championships)에서도 우승을 차지하여 이번 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막강한 우승후보였던 중국과 필리핀 팀의 도전을 물리치고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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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9> 여자팀 인터결승 <사진 10> 여자대 국제우승팀 중국텐진대
홍콩이,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관광도시 뉴욕, 파리, 런던, 도쿄, 상하이 그리고 서울과 구별되게 가지고 있는 홍콩만의 독특한 매력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홍콩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싱그러운 바람과 햇살이 가득한 바닷가나 아름답고 매력적인 항만의 풍경을 마음껏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한여름의 무더운 햇살아래서 시원한 맥주나 청량음료를 마시며 사람들의 싱그럽고 건강한 활력을 느낄 수 있는 드레곤보트 페스티벌. 이것은 홍콩에서 출발한 것이지만 이제 홍콩인 보다는 외국인들에게 더 인기있는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되었다.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절대로 후회하지 않을 우수한 관광상품일 뿐 아니라, 세계 관광인들에게 홍콩을 가장 다이나믹하고 젊은 도시로 각인시키는 불후의 명품이 되었다. 매년 단오절 즈음에 행해지는 드레곤 보트 페스티벌, 내년에는 당신도 ‘코리아팀’으로 한 번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정수태(수요저널 리포터)
ivanjung@wednesdayjourna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