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널인터뷰] 홍콩영화계가 낳은 세계적 영화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중문명: 두가풍)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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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널인터뷰] 홍콩영화계가 낳은 세계적 영화 촬영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중문명: 두가풍) 인터뷰

"홍콩은 세상을 촬영하는 내 영감의 원천이다" [[1]] 호주출신의 크리스토퍼 도일(이하 도일)은 어린 시절 학업을 중단하고 선원이 되면서부터 세계 여러 곳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중국이란 나라의 문화가 가진 독특함과 묘한 정서에 빠지게 된다. 선원 생활을 마치고 미국에 있는 메릴랜드 대학에서 미술 사학을 전공한 크리스토퍼 도일은 대만에 있는 사범대학교에서 중국어를 배우며 중국문화에 또다시 심취하게 된다. 대만에서 방송국 카메라맨 일을 시작하게 된 그는 1983년 양덕창 감독의 첫 영화 <해탄적일천>의 촬영을 맡게 된다. 그 후 프랑스에서 찍은 1986년작품 <흑과 백((Noir et Blanc)>으로 칸느영화제 금카메라상을 받는 영예를 얻게 된다. 프랑스 화교출신 부인과 이혼 후 다시 대만으로 돌아온 크리스토퍼 도일은 평소 친분이 있었던 장숙평 미술 감독의 소개로 왕가위 감독을 만나 <아비정전>, <중경삼림>, <동사서독>, <타락천사>, <해피 투게더 >, <화양연화>등의 작품을 촬영하기 시작하면서 부터 왕가위 사단의 멤버로 군림하게 된다. 이외에도 <영웅>, <퍼햅스 러브>, <무간도>,등의 아시아 대작 영화들의 촬영을 진행하였으며 각종 해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태국인 감독 펜엑 라타나루앙이 연출 한국의 주목받는 여배우 강혜정이 출연한 영화 <보이지 않는 물결>과 히치콕 감독의 <싸이코> 리메이크 영화,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 'c0 < 화이트 백작부인>(The Quite Countess) 외에도 최근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레이디 인 더 워터>의 촬영을 하는 등 아시아와 헐리우드 그리고 유럽 아트 영화 등 전 세계의 거장 또는 주목받는 신진 감독들과 영화 촬영을 하며 전 세계를 여행하는 자유인이다. [[2]] 그런 그를 홍콩 센추럴의 어느 뒷 골목에 위치한 Gecko 라는 바(BAR)에서 만나 편한 친구끼리 이야기 하듯, 아니 그것보다는 배낭여행 중 처음 만난 여행자들이 바에서 만나 유유자적하게 이야기하는 느낌으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저 여인은 아름다운 어깨라인을 가지고 있군" 도일은 은은하게 빛나는 실크 소재의 어깨가 들어나는 탑을 입고 그를 스쳐가며 바 안으로 들어가는 어느 여인을 보곤 그렇게 이야기 했다. "그 녀의 남자 친구는 사람들이 그녀를 주목하며 쳐다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군"..... 장발과 단발의 중간 뜸 되는 검은 곱슬머리에 대조되어 보이는 흰머리를 손질하지 않은 듯 내버려둔 헤어스타일에 짙은 갈색 뿔테 안경을 목에 걸고 맥주를 마시며 그렇게 크리스토퍼 도일은 주위를 관찰하며 말을 건넨다. 그는 계속해서 바 안의 사람들을 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관찰하며 나에게 이야기 한다. 아니 사람뿐만이 아니다. 흐린 조명에 반사되어 한 쪽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맥주병, 핸드폰 조명에 반사되어 빛나는 여인의 귀걸이, 음악과 붉은 조명에 휩싸여 춤을 추는 여인의 실루엣.... 마치 그는 왕가위 영화에 나오는 여인들이 남자 주인공을 유혹하듯이 스쳐가는 장면을 촬영하듯이 이야기를 자아냈다. 그런 그에게 물어보았다. 왕가위 감독들과의 작업에 대해서, 출현했던 여러 유명한 아시아의 배우들에 대해서.. . 그는 거기에 이렇게 이야기 했다. 평론가들이 논하는 ' 홍콩의 중국 반환의 불안을 담은 명작', '젊음과 사랑의 고독을 담은 아시아의 미학을 시각화한 걸작' "그런 표현은 너무 진부해" "재미없어" 그가 약간 지겨운 듯 말한다. "왕가위 감독과의 작업은 좋았지만 그와 최근에 함께했던 <2046>이라는 작품을 5년이란 시간을 소비하여 마쳤을 때는 난 정말 지긋지긋 하더군" " 배우들도 힘들었겠지만 그들은 자기 촬영분을 마치면 떠나도 되지만 나는 그와 함께 계속 작업을 해야 했지". 마치 5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한 듯한 느낌이랄까?" ! "내 모든 에너지를 그 영화에 빼앗겨 탈진한 느낌이 들어 잠시 동안 그를 피했지" 그는 과거를 회상하듯 약간 허공을 응시하며 말했다. "나의 젊음을 아시아 배우들과 이야기 하며 그들의 진심어린 연기를 영상에 담으며 보내와서 그런지 몰라도 그들은 정말 매력있지" "그들의 빛나던 시절을 내 영상에 담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 "한 명을 꼭 집어서 이야기 할 순 없어" "내 머릿속엔 설명 할 수 있는 언어 보단 시각적 이미지로 남아 있어서".... " 난아시아의 모든 것이 좋아" 그에게 영화 <식스 센스>의 성공으로 유명 감독의 반열에 오른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최근 영화 <레이디 인 더 워터>촬영, 그리고 헐리우드 영화 시스템 안에서 일한 느낌을 물어보았다. "1200명 정도가 그 영화를 위해 일하고 300명 정도는 나와 함께하며 촬영을 진행했지" 그리고 영화 촬영이 끝날 때 까지 나머지 900명 정도의 사람은 볼 기회가 없거나 아예 촬영 장소에 올 필요조차 없는 스태프들이고....". "정말 공장에서 물건 찍어내서 생산 해내는 듯한 느낌이었지". "아시아에서는 아무리 대작이라 해도 스태프들끼리 친밀하게 이야기하고 영화 촬영 장소에 머무르면서 영화에 대해 상의하는 그런 스타일이지". "소자본 영화들은 더욱 더 가족과 같은 분위기고"...... 그는 헐리우드에 대해서는 더 이상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 듯 계속 아시아에 대해서 말을 이어갔다. "난 광동어, 만다린, 타이 언어를 구사 할 줄 알지" "예전엔 힌두어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다 잊어버렸어." 난 정말 내 스스로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해. 아시아 어느 나라를 가도 고향처럼 편한하고 한번도 불편함을 느낀 적이 없어. 일적인 면에서도 마찬가지야 난 내 스스로 아시아 인이라고 생각하지. 문화적으로 다르게 자랐기 때문에 아시아인들, 배우들은 객관적인 느낌으로 친근한 듯 신선한 느낌으로 촬영할 수 있는 것 같아." [[3]] 도일에게 물어 보았다. 그가 촬영한 왕가위 작품들의 영상물은 솔직히 신선함보다 점점 더 많이 익숙한 듯한 느낌이었다고... 다른 사람들이나 주위의 사물에 주로 관심을 보이던 그가 처음으로 나에게 집중하며 이야기를 했다. "난 정식으로 촬영에 관한 학교를 다녀본 적이 없어. 그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영화들, 심지어 촬영을 끝낸 내 영화들도 다시 보지 않아. 아무리 훌륭해도 이미 영상화된 이미지에 영감을 받는 것은 싫어. 내가 영감을 받는 것은 있는 그대로 살아가는 사람들, 장소들, 영화를 제외한 모든 것들, 심지어 경제 주간지 ' 에코노믹스'의 칼럼도 나에게 영감을 주지" 하긴 그가 촬영한 왕가위 작품들이 공개될 때 마다 각종 팝 아트, 상업 광고 영상들 그리고 해부하듯 자세하게 그의 촬영기법 혹은 왕가위 영화들의 이미지들을 모아 설명하는 책들이 무수하게 쏟아져 나왔으니 그의 영상물의 진부함이라기 보다는 주위에서 무차별로 그들의 작업을 차용해 대중들! 진부한 느낌을 갖도록 오해된 사실이 오히려 강했으리라. 수요저널이 주로 한국 사람들이 보는 주간신문이라 하자 최근 사랑, 파리(도시)라는 주제로 20명의 감독이 5분 정도의 단편 영화로 연출한 작품 20여개를 모아 개봉된<사랑해. 파리>중 한편을 연출하고 영화 감독 자격으로 최근 부산국제 영화제에 다녀왔다는 도일은 음식과 사람들의 영화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콩, 센추럴, 헐리우드 街의 한 뒷골목에 위치한 어느 바(BAR)에서 주위사람들, 음악 그리고 조명들이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촬영하는 감독처럼 때로는 지나가는 방랑객 마냥 관찰하며 앉아있는 크리스토퍼 도일, 그에게 앞으로의 일정을 물었다. 그의 일정은 뜻밖에도 웬만한 유명스타의 바쁜 일정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빠듯했으며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진행 되어지는 엄청난 프로젝트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칸느영화제에서 황금 촬영상을 수상했던 동유럽 출신의 여감독 나나 조르자제(Nana Dzhordzhadze)와 영화 <레인메이커>를 촬영하고 있으며 2008년도에 개봉될 조니 뎊의 신작 영화 <샨타람>의 촬영을 위해 인도에 가야하며 그 사이의 일정에는 홍콩 감독 푸르트 첸(중국 명:陳果)의 신작, 그리고 태국 출신의 유망한 감독과 신작 영화 촬영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무렇지 않게 바쁜 그의 일정을 나에게 말 한 후 그는 다시 Gecko 바 안에서 흥겹게 놀고있는 사람들에게 주목하기 시작했다. " 저기 검은 얼룩무늬 프린트로 된 탑과 스커트를 입고 춤추는 여인 보이나? 확신하건데 그녀는 전문 댄서 일거야. 내기 해도 좋다구" 한 중국계 여인이 긴 생머리를 찰랑거리며 술과 흥에 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천천히 몸을 가볍게 흔들며 춤을 추고 있다. 트럼펫 연주자이자 재즈 보컬리스트였던 쳇 베이커의 음악이 흐르고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중의 한명이라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프랑스 출신의 바 주인과 반갑게 인사를 하며 정체 불명의 여인에 관해서 바 주인과 은밀히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런 다음 나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내 느낌이 정확해. 그녀는 역시 댄서 였어" 그가 음악에 몸을 실어 흐는적거리며 바 안에서 사람들과 약간의 거리를 두며 어울린다. 그 후로 맥주를 흥겹게 마시며 도일처럼, 도일과 함께 사람을 관찰하며, 영화를 논하다가, 음악을 듣고 따라 부르다가, 썰렁한 농담을 주고 받으며, 되는대로, 정리되지 않는 수많은 대화를 나누고 어울리다 집에 돌아왔다. 신기했다. 평소와 그다지 다름 없었던 홍콩의 늦은 주말 저녁의 시간들은 도일을 만나 도일의 시각으로 함께하며 마치 한편의 단편 영화가 되어 나의 머리 속에 남아버렸다. 홍콩의 감독들, 배우들 그리고 홍콩 도시 자체를 사랑하는 그 애정과 열정으로 전 세계가 주목하게 된 유명 촬영 감독 크리스토퍼 도일. 그의 다음 작품과 홍콩 사랑이 어떠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 낼지 기대해본다. 참고사항: 이 번 인터뷰에 도움을 주신 조이스 호(Joyce Ho)씨와 게리 키칭(Gary kitching)씨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을 전한다. 정수태(수요저널 리포터) ivanjung@wednesdayjour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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