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간 팬더믹 상황 속에서 한국 수산물이 홍콩 전역의 홍보물에 많이 등장하는 한 해였다. 해양 수산부가 인정하는 K-FISH 인증 마크를 단 수산제품들이 한인 식품점 업체들이 적극 홍보에 나섰고, 한국요식업협회 소속 레스토랑에서도 수산물을 활용한 해산물 이벤트가 개최됐다.
방역조치가 까다로웠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돌파하고 있는 김윤기 수협중앙회 홍콩무역지원센터장을 만났다.
한국의 수산물이 홍콩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협중앙회 홍콩무역지원센터는 수산식품 수출에 특화된 센터이다. KOTRA 대한무역진흥공사, aT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비슷한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김윤기 홍콩무역지원센터장은 작년부터 대면행사가 어렵다고 판단해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가, 올해 홍콩 정부의 방역조치가 안정되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방법으로 활동했다. 한국 본부는 Covid-19 상황을 대비해서 3단계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했다. 국경간 이동이 자유로운 단계, 한국과 홍콩간 제한적 이동 단계,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는 단계로 설정했다. 모든 경우의 수를 두고 사업을 진행하려다보니 본부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국경간 이동은 어렵지만, 홍콩 내에서 이동은 자유로웠기에 홍콩의 바이어들을 모아 온라인으로 한국 기업들을 매칭시키는 행사는 가능했다. 매년 한국의 수산물 수출업체들이 홍콩을 방문하여 직접 미팅을 갖도록 지원하는 행사인 홍콩무역상담회를 올해는 지난 7월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그러나 온라인 행사의 단점도 있었다. 바이어들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직접 대면 회의와 달리 온라인으로 진행할 경우 사람간의 친밀감이 떨어지고, 화면으로만 접해야 하는 상황이 기술적으로 낯선데다가, 대기 시간 등 여러 면에서 피로도가 쌓이는 것이었다. 때문에 온라인 행사보다 실질적 대면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했고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한국 프리미엄 시푸드 페스티벌(Premium Korean Seafood Festival)을 한국 식당들과 함께 진행했다. 홍콩한인요식업협회 및 참가를 원하는 한인 식당들이 프리미엄 한국 수산물을 재료로 만든 요리를 각 매장에서 판매했다. 갈치, 고등어, 오징어, 매생이, 꼬막, 굴비 등 우수한 한국 해산요리를 공수해 한국의 맛을 갈망하는 홍콩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한인홍이 F-FISH(해양수산부가 인증하는 수산물 인증 마크) 소매 제품을 많이 수입해 소개했고, 신세계마트도 수산물 홍보 행사를 펼치며 판매고를 올렸다. 한편 요즘 홍콩인들에게 인기인 간장게장 이벤트 행사를 한식당 장독에서 진행했다.
해양수산부에서 주관하는 KGW(K-Sea Food Global Week)를 10~12월 기간에 전세계 11개 수협무역센터가 진행하는데 홍콩에서는 맥선(Maxearn), 장독, AEON, 홍콩로컬업체 등이 참여해 한국의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11월 18일에는 완차이에 위치한 PH3에서 홍콩 현지 유명 쉐프, 푸드 매거진 담당자, 홍콩 유명 유통업체 임원들과 함께 하는 한국 수산식품을 활용한 『쉐프 테이블』 행사를 가진다.
김윤기 센터장에 따르면 경쟁국 일본의 수산물 해외 수출 1위 대상국은 홍콩이며, 이 순위는 11년째 깨지지 않고 있다. 홍콩에서 일본 식당과 식재료, 제품이 많이 보이는 이유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정부차원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세계로 홍보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실제 한국이 해외로 수출하는 수산물 물량은 일본과 비슷하다.
그러나 한국은 가까운 일본으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중국, 미국 순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상위 3개 국가가 전체 수출 비중의 50%를 차지고 하고 있다. 한국에서 홍콩으로 수출되는 물량 순위는 7, 8위 정도이다. 김윤기 센터장은 일본 제품들이 먼저 홍콩에 들어왔기 때문에 선점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깨끗한 바다에서 생산되었고, 품종도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가성비, 가품비가 좋은 것이 한국 수산물의 특징이라고 자부했다.
일본에 비해 후발 주자이지만 한국의 위상과 한류 열풍,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문화 컨텐츠 등을 통해 한국 수산물과 대한 이미지 향상을 연계시키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한국인에게는 반찬으로 친숙한 김이 외국에서는 일반 간식류로 사랑받는 것을 포착해 맥주와 어울리는 스낵류으로 마케팅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호텔의 웰컴 스낵, 비행기의 맥주 안주 스낵 등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김 센터장은 한국의 많은 수산물이 우수한 품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분명이 경쟁력이 있고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확신했다.
김윤기 센터장은 맛은 입으로 느끼는 것이 아니다. 머리로 느끼는 것이다. 왜냐하면 똑같은 맛인데, 누구는 맛있고 누구는 맛이없다고 하지 않나. 결국 판단은 머리로 하는 것이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수산식품이 맛있고 좋다는 것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이 맛보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훌륭한 품질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홍보 활동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음식이라는 것이 20~30년 먹고 자랐는데 갑자기 바꾸기는 어려운 것 아닌가.
홍콩의 수산 시장에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은 높지만, 일단 진입을 해서 문화처럼 녹아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치 일본 수산물이 홍콩 시장으로 가장 많이 수출하는 것처럼, 한국 수산물도 홍콩 시장이 주류 시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과 일본이 홍콩에서 차지하는 수산물 선점율은 3:7 또는 2:8 정도라고 추산했다. 이 비율을 5:5까지는 힘들더라도 최대한 끌어올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별히 한국산 굴을 제대로 알려서 인정받고 싶다고 전했다. 프랑스나 외국산 굴에 비해 한국산 굴의 품질이 매우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제대로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어묵도 매우 훌륭한데 아직 홍콩에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어묵은 원료를 수입해서 가공한 뒤 부가가치가 높은 수출 상품이기에 한국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품목이다. 또 탱탱한 식감을 내세울 수 있는 활어회가 한국으로 직수입되서 알려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살아있는 어종을 가지고 와서 회를 떠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포장까지 완벽하게 된 활어회가 그대로 직수입되어 경쟁력있는 단가로 시푸드 매장에 전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윤기 센터장은 생산자에게 더 많은 이익과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수출지원하는게 최우선 업무라면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한국 수산물의 많은 제품들이 좋은 이미지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