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한국에서 핫한 홍콩 작가 찬호께이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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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한국에서 핫한 홍콩 작가 찬호께이를 소개합니다



 




 
“<13·67>을 읽고 중국에서도 이런 소설이 나올 수 있구나, 홍콩에 가면 거기는 꼭 가 봐야지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 블로거 뜬구름

“도저히 중간에 끊을 수 없는 몰입감이 이 작가 작품 특징중의 하나이며, 던져 놓은 떡밥을 회수하는 엄청난 구성력을 가졌다”   
-<망내인> 서평, 블로거 제롬

“가장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작가를 고르라면 1초도 고민하지 않고 ‘찬호께이’를 말할 수 있다. 국내에 출간된 모든 책을 읽었고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다. 유일한 불만이라면 책이 많이 안 나온다는 거”            
– 블로거 하나루
 
 
찬호께이(陳浩基)라는 작가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최근 한국에서 핫한 홍콩 작가다. 필자는 예전 칼럼을 통해 이 작가의 <13·67>이라는 작품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이미 한국에서 인기 작가 대열에 합류해 있었다.

찬호께이는 홍콩에서 태어나고 자란 소설가이다. 홍콩 중문 대학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한 뒤 재미삼아 2008년 타이완추리작가협회의 작품공모전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추리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원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습작하는 동안 재취업을 준비하다가 ‘실수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고 한다. 2011년 <기억하지 않음, 형사>로 제2회 시마다 소지 추리소설상을 받았는데, 일본 추리소설의 신으로 불리는 시마다 소지로부터 “무한대의 재능”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2014년 발표한 장편 추리소설 <13·67>이 2015년 타이베이 국제도서전에서 대상을 받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에 저작권이 판매되었으며 영화 제작도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13·67> 은 그를 스타덤에 올린 최고 히트작이다.


홍콩의 과거를 묘사한 <13·67>, 현재를 말하는 <망내인>

그가 단순히 흥미 위주의 추리 소설 작가에 그친다면 필자는 찬호께이를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작품은 사회파 추리 소설에 속한다. 

이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로 인하여 일어나는 범죄를 사용해서 사회적인 문제를 파헤치는 소설이다. 이로 인해 그가 태어나고 성장한 홍콩에 대한 소개가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한다. 

<13·67>이 홍콩의 과거를 들춰냈다면 후속작 <망내인>에서는 홍콩의 현재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다. <13.67>은 홍콩의 굵직한 사회적 이슈를 배경으로 펼쳐 지는 6편의 추리극으로 구성되어 있다.  

<망내인(網內人)>은 ‘인터넷에 갇힌 사람들’이란 뜻이다. 인터넷에서 익명의 악성 댓글들로 공격받은 사람들이 종종 목숨을 끊는 사회 부조리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에 나오는 몇 구절을 인용해 본다.

“아이(주인공 이름)의 부모는 홍콩 이주민 2세대다. 1946년 중국 공산당과 국민당의 내전이 시작되자 매달 수많은 난민이 중국 대륙에서 홍콩으로 물밀 듯이 몰려왔다. 

저렴한 노동력이 필요했던 홍콩 사회는 밀입국자들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들은 거주권을 얻어 홍콩인이 되었다.” 이는 지금 겪고 있는 살인적인 홍콩 집값의 원인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1997년 금융위기에 2003년 사스 사태까지 겪으며 홍콩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많은 기업체가 운영비를 줄이기 위해 업무를 아웃소싱하거나 계약직 직원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중략)  홍콩의 영광은 이런 서민 계층의 희생 위에 세워졌다. 대기업은 작은 기업을 착취하고, 작은 기업은 근로자를 착취한다. (중략) 홍콩 정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정규직이 아닌 계약 형식으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계약은 대개 1, 2년 단위로 하며,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해지된다” 이와 같이 소설 속에서 홍콩 사회에 대한 깨알 같은 정보와 배경 지식도 제공된다.


뛰어난 스토리텔링과 재미 보장, 출판전 한국과 선계약

찬호께이 작품의 매력은 위 블로거들이 언급한 것처럼 한번 책을 잡으면 눈을 떼지 못하는 흡입력, 뛰어난 스토리텔링 및 구성력이다. 특히 독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반전에 능하다. 

재미는 확실히 보장해 준다는 입소문 덕분에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그의 이름 및 작품을 검색해 보면 수많은 서평들이 올라와 있다. 또한 ‘찬호께이’하면  ‘중국어권 추리 소설의 지평을 연 작가’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그는 다양한 장르에도 손을 대고 있다. 필자가 최근에 읽은 <염소가 웃는 순간>은 한 대학 기숙사의 7대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다. 전설로 내려오는 미스터리 괴담 하나하나가 주인공들 눈앞에 실제로 펼쳐지는 어드벤쳐 공포물이다. 

찬호께이가 졸업한 중문 대학의 기숙사에 괴담 전설이 많다고 들었는데 아마 소설의 구상이 여기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풍선 인간>은 블랙 유머 느낌의 판타지 미스터리 작품이다.

찬호께이도 한국에서의 인기를 실감 중이다. 한 인터뷰에서 한국의 여러 출판사로부터 계약 제안을 받았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망내인> 뒤에 실린 작가의 말 중 “이 작품 역시 출판되기도 전에 한국과 계약되어 깜짝 놀랐다”라고 쓰인 문구가 눈에 띈다. <풍선 인간>에는 한국어판 서문도 등장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이다. 집콕 생활에 지치고 무료함을 느낀다면 찬호께이 작품들이 여러분의 벗이 되어줄 것이다.  

<13·67>과 <망내인>과 같은 대표작을 통해 홍콩이란 곳을 좀 더 알게 되는 것은 별책 부록처럼 덤으로 얻는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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