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인터뷰] 홍콩 한인작가 신디 리 다음달 개인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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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인터뷰] 홍콩 한인작가 신디 리 다음달 개인전 개최

홍콩 교민작가 신디 리가 개인전을 갖는다. 홍콩생활 40여년을 크고 작은 화폭에 담았다. 2017년에 화집 출판 기념 전시회를 가진 뒤 2년만에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신디 리의 작품들은 대부분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체험한 느낌에 충실하게 녹여내고 있다. 그의 어머니와 가족, 이웃, 친구, 제자들의 모습을 대담한 구도와 거친 붓터치로 표현한다. 강인한 듯하면서도 웃음 한번 터지면 막을 수 없는 소녀마냥 솔직한 성격 그대로 그려 낸 것 같다. 

작품 속 인물들의 표정은 다소 무뚝뚝해 보인다. 그러나 구도는 과감하고 색상은 강렬하다. 같은 듯 다른 그림들이 서로 어울리게 조합되어 작품을 이루고 있다. 고민과 사색의 흔적이 많다. 말로 표현못할 속깊은 풍경을 담았다.

신디 리는 영국인 남편을 만나 한국도, 영국도 아닌 홍콩에서 살아왔다. 쉽게 말로 표현할 없는 삶의 이야기를 다양한 색깔로 표현했다. 

“홍콩에서 41년을 살았지만 영원한 외국인이에요. 홍콩 로컬문화에 녹아들지 못하고 이방인의 무언가를 지울 수 없죠.”


신디 리는 또 신문기사나 책, 영화 등을 보면서 현대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고민도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홍콩 법정에서 일어나는 재판 소송들, 인권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들, 저성장 시대의 의욕 잃은 젊은이들... 

다양한 인물들이 그의 화폭에서 재조명된다. 신디 리는 현대인의 고민과 고통을 함께 느끼며 공감하는 그림을 그리기 원한다.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 웨스턴 친구가 많은 그녀는 그림이 한국적이라는 평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제가 그리는 그림의 색상이 워낙 칼라풀에서 그런지 제 그림이 한국적이라고 그러네요.” 

서양인들이 한국의 색동 저고리나 화려한 한복처럼 다양한 색상을 떠올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임을 숨길 수 없듯이 열정과 힘이 녹아있다. 강렬한 색감으로 표현된 작품들은 작은 외모와 전혀 다른 에너지를 갖고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신디 리는 홍콩 컬렉터들의 호평을 받으며 개인 전시회는 물론 컨템포러리 아시아 아트 페어, 아시아 파인 아트페어 등 다양한 미술행사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신디 리는 70년대 후반 항공사 승무원으로 홍콩에 정착해 벌써 40년이 훌쩍 지났다.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고 캐세이퍼시픽 승무원으로 근무했다.

동서양의 문화가 공존한다는 홍콩에서 가정에서도 동서양이 공존했다. 90년대 말부터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교민들과 외국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스튜디오를 운영해왔다. 많은 제자들이 대학으로 진학했고, 화실 안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작가의 길을 걸어왔다. 

얼마전 종료된 홍콩 아트바젤 전시회가 역대 최대의 관람객을 맞이했다지만 사실 홍콩은 예술 작가들이 활동하기에는 매우 열악한 곳이다. 예술작품의 전시장, 거래시장으로는 세계 최고이지만 높은 임대료와 생활비를 유지하며 순수 작품활동을 하기에 매우 힘든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여년 넘게 한길을 걸어오며 그동안의 희노애락을 화폭에 담은 신디 리. 강렬한 그림처럼 뚜렷한 꿈과 의지를 가진 그녀의 예술세계가 계속 뻗어지길 기대한다.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전시회 날짜  5월 2-8일 
Opening  5월 2일 7-9 pm
주소 3/F, The Hive Spring, Remex Center, Wong Chuk Hang, 웡척항 MTR A1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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