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차세대위해 나눔의 삶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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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차세대위해 나눔의 삶 도전


박완기 홍콩 법정변호사, 나눔포럼으로 차세대 위해 나눔의 삶 도전

“나눔은 기부, 공유와 다르다”


▲ 박완기 홍콩법정변호사


홍콩 한인 역사는 올해 70주년를 맞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역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화를 이룬 홍콩 한인사회에 새롭게 주목할 차세대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그중 홍콩에서 법정변호사로 활동 중인 박완기 변호사는 법정 뿐만 아니라 젊은 한인들과 유학생, 홍콩인들을 주축으로 특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추진하는 나눔포럼(Nanum Forum)은 단순히 사회적책임활동(CSR)이라고 하기엔 생산적이고 계발적인 면모가 많다. 네트워킹과 나눔을 강조하는 박완기 변호사를 만나봤다.


1.  북클럽, 시사토론회, 취업지원 세미나 주최, 블록체인 강연 등 기존에 한인사회에 없던 행사를 열고 있는데 어떤 동기에서 시작했는지?

사랑을 실천하고 나누고 싶었어요. 저희 가훈이 “경천애인” 이예요.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자. 가훈대로 살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서 나눔포럼을 시작했어요. 남을 아무런 조건없이 도울 때 그리고 도움을 받은 사람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제가 행복하고 싶어서 나눔포럼을 시작해서 계속 활동하고 있습니다. 


▲ 나눔포럼에서 진행하는 북클럽. 선정된 책을 미리 읽고 자유롭게 평론회를 가진다.

 
2.  나눔포럼이란 어떤 모임인가?

말씀드린대로 나눔의 철학을 전하고 실천하자는 모임입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고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책도 꾸준히 읽고 신문기사는 읽고 있었지만 함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처음에는 홍콩의 여러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대학생들 5명과 제 지인 y-intercept 라는 헤지펀드의 이대영 공동대표님과 함께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북클럽 모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Share 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모임도 커지고 활동영역도 많아지면서 대외적으로 알릴 모임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이 대표님과 나눔포럼이라고 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하고 있는 활동들을 잘 설명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 금융계의 선배로서 아낌없는 조언을 제공하는 이대영 공동대표(y-intercept)


나눔은 기부와 공유와 비슷한 의미를 갖고 있지만 여러면에서 다릅니다. 기부는 위계질서를 내포하고 있고 있는자가 부족한 자에게 베푸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공유경제를 많이 얘기하면서 공유의 가치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많이 화두가 되고 있는데 저는 공유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잠시 대여해 주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나눔이란 내가 가진 것을 이웃에게 댓가없이 소유권 모두 양도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우리 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나눔이구요.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단체는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교회공동체가 있구요, 다양한 NGO 단체들도 있습니다. 나눔포럼은 자신의 지식, 삶의 지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이웃과 나누어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나눔과 교육 그리고 네크워킹 플랫폼입니다.


3.  북클럽과 시사토론 모임, 취업지원 세미나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북클럽은 제가 세계 이곳저곳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는 못했지만 대학시절부터 참여하고 진행했었습니다.  몇 년전에도 교회에서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형식으로 독서 토론 모임을 진행했었구요.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고 경험을 나누고 싶은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사실 밀레니얼과 Generation Z 세대의 대학생들과 20대 젊은 친구들에게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저와 이 대표님은 소위 말하는 삐삐세대 Generation X 에 속하는데 나우누리와 하이텔 부터 삐삐, 씨티폰, 인터넷을 경험한 세대이고 밀레니얼은 인터넷 native 세대, Generation Z 는 모바일 native 세대라서 생각하는 것과 추구하는 것 가치를 두는 것이 많이 다릅니다. 책이라는 매개로 생각과 경험을 나누면서 배우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또한, 저와 이 대표님이 아는 것과 경험을 나누어 주고 싶기도 했구요. 하지만, 아는 것을 너무 많이 나누겠다고 하면 아재, 꼰대가 될 수 있는 것을 잘 알아서 최대한 저희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것은 자제하려고 하고 많이 배우려는 자세를 유지하려고 합니다.  북클럽은 한달에 한번 책 한권을 읽고 모여서 자유롭게 토론하고 있구요.




시사토론 모임은 최근 기사를 읽고 격주로 모여서 한 두가지의 주제를 놓고 토론하고 있습니다. 모임을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삶에 대해 조금 더 세세히 알게 되니 홍콩으로 유학와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졸업 후 홍콩에서 성공적으로 취업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도움을 주고 싶었죠. 

저도 어릴적부터 유학을 했고 이제 나이 40인데 20년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생활했고 이 대표님도 대학원 과정을 외국에서 마치고 첫 취직도 영국 런던에 있는 대형 금융회사에서 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유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홍콩에서 공부할 때도 정보를 알려주고 저를 이끌어줄 선배가 없어서 많이 외로웠는데 그 심정을 잘 알기에 학생들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그리고 현실적으로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홍콩에서 현재 여러분야에서 프로페셔널로 일하고 있는 많은30대, 40대 들은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거나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MBA 과정 또한 외국에서 마친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이 사람들에게 홍콩의 여러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은 같은 한국사람이라는 것 외에는 특별히 연결고리가 없어요. 학교 후배도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도 없죠. 하지만, 이 분들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그래서 나눔포럼이라는 비영리단체가 나눔을 실천하고 나눔의 철학을 전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취업지원 세미나 시리즈를 시작할 생각을 한 것은 제 경험상 또 저와 이 대표님 주변에 있는 금융권에서 채용을 하고 있는 분들의 의견이 인턴이나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이력서를 검토하고 인터뷰를 하다 보면 우리 한국학생들이 다른 중국 학생들하고 비교할 때 준비가 많이 덜 되어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것에 시작했습니다. 


▲ 홍콩의 금융계 선배들을 한 자리에 모아 취준생을 위해 개최한 취업지원 설명회. 이력서 작성시 주의사항과 면접 때 실용적인 질문, 태도를 면접관 입장에서 설명해 높은 관심을 얻었다.


정보가 부족하고 어떻게 취업준비를 해야 할지 노하우가 없으니까 취업도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업계선배들이 대학생들에게 이력서를 검토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들과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들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취업지원 세미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4.  유학생,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쏟는 이유는?

제가 어릴적부터 유학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외국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입장과 어려운점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고 어떤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지 잘 알고 있어요. 또, 북클럽과 시사토론 모임을 통해 대학생, 대학원생, 새내기 직장인들과 소통하면서 어려운 얘기를 많이 들었구요. 조금의 도움이 있으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출발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선배들의 도움으로 후배들이 잘 될 수 있다면 큰 보람이 있죠. 


5.  참여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참여해 보시면 바로 아실 수 있기 때문에 저희 모임 시간을 알려드릴게요. 하하~ 북클럽과 시사토론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알쓸신잡의 주인공이 된거 같다고 해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도 할 수 있는 공간과 환경이 쉽게 조성되지 않는거 같습니다. 

홍콩의 대학 캠퍼스에서도 그런 환경이 많이 조성되지는 않는거 같구요. 사회생활 하는 사람들은 더욱 그런 환경을 만나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인지 벌써 나눔포럼의 가족들 숫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요. 또 함께 활동을 하다가 취업해서 한국에 돌아간 사람들도 계속 교류하고 싶어하구요. 

지난주에 한인총학생회의 Vibe 라는 행사가 있었는데 마침 총학생회 2기 시립대 대표를 했고 나눔포럼 시작할 때 같이 활동을 했던 윤태우 씨가 찾아왔어요. 나눔포럼이 너무 그립다고 하면서 홍콩 학창생활 중 밴드활동과 함께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하네요. 지금은 한국에 있는 외국계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잘 하고 있구요.


6.  나눔포럼 운영에 어떤 스탭이나 협력자들이 있는지

한인 홍콩대학총학생회 회장단을 역임한 인재들이 운영진에 합류해서 함께 만들어 가고 있고 저와 이 대표님, 그리고 글로벌 사모펀드의 이사님, 자산운용사의 상무님, 국내 최대 증권사의 팀장님 등 아재들도 운영진으로 활동 중입니다. 운영은 이렇게 20대의 학생들과 40대의 아재들이 함께 하고 있지만 나눔포럼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열린 모임입니다.


▲ 주홍콩총영사관에서 주최한 취업지원 설명회에 참석해 법률관련 강의 후 질의응답 중



7.  작년말 부총리 표창 수상 축하드린다. 법정변호사 업무도 많은 것으로 알고 병행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제가 홍콩에서 분쟁해결 변호사를 하겠다고 한 이유는 해외에서 사업을 하는 많은 한국기업들이 외국기업들과 일을 할 때 손해보지 않고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어서 였습니다. 지난 3년간 홍콩소송과 국제중재에서 한국기업을 대리해서 한국기업의 이익을 위해 열심히 싸웠던 것을 대한민국 정부에서 좋게 봐 주셨던거 같아요. 업무량도 많고 제가 대리해서 진행 중인 사건 수도 적지 않아서 시간내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 블록체인 관련 산업의 법률규제 등 최신 트랜드와 이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한다.



하지만, 나눔포럼의 여러 활동을 하면서 긍정의 에너지를 얻어가고 많이 배우기 때문에 큰 보람이 있습니다. 국제중재 업무는 아시아의 주요도시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출장 일정도 꽤 있어서 앞으로 더 열심히 살면서 시간 활용을 잘 해야 할거 같아요. 

제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또 제 두 아들들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이 있구요. 그래서 가족들도 나눔포럼 활동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중입니다. 

한가지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홈스쿨링’입니다. 우리 아이와 주변 친구들을 우리가 직접 가르치자는 거죠. 일주일에 한번은 제가 8살인 제 첫째 아들과 아들 친구들 영어 작문과 독해를 가르치기로 했습니다. 다른 분들도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셔서 우리 아이들에게 자신의 전공/전문 분야의 과목을 가르치는 모임으로 만들어 나가려고 합니다.


8.  정치나 사회운동 쪽에 꿈이 있는지

제가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우리나라 국회와 영국의회의 의원 보좌관실에서 일했던 경험을 갖고 있어서 정치에 관심있냐는 질문을 가끔 받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활동이란 내 이웃이 살기 편하게 여러방법으로 (정치인에게는 입법활동을 통해) 사회구조를 개선하고 비젼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홍콩의 중도파 씽크탱크인 '민주사로'에서도 활발한 네트워킹을 펼치고 있다. 홍콩의 초대 행정장관인 퉁치화(맨 가운데)와 민주사로 대표 로니통(왼쪽 네번째)와 함께.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을 다양하게 이용하고 대중과 손쉽게 소통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는 지금 시대에는 누구든 제가 위에서 정의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입법활동은 못하지만 제대로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의견 개진도 충분히 할 수 있구요. 그런면에서 저는 정치에는 항상 관심이 있습니다. 사회에 관심이 있고 조금 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데 관심이 있기 때문에요.

하지만, 현실정치 (정당정치) 에는 별 다른 관심은 없습니다. 전 나눔포럼 활동을 통해서 제 주변사람들이 일단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제 힘을 더하고 싶습니다. 사회운동도 마찬가지로 생각합니다. 일단 제 주변 사람들이 조금 더 숨쉬기 편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사회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9.  나눔포럼의 앞으로의 방향은?

지금까지는 저와 이 대표님이 나눔포럼의 모든 재정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활동의 폭도 커지고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해 주신다면 서포터도 필요할 것이고 협력 및 후원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눔포럼의 취지와 철학에 동감하시는 분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으로 만들어 나가다 보면 분명히 좋은 방향으로 가리라 믿습니다. 


정리 손정호 편집장 사진 나눔포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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