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격리, 프로답게 감수해야죠” HKGNA 페스티벌 첫 무대 주인공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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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격리, 프로답게 감수해야죠” HKGNA 페스티벌 첫 무대 주인공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순수 국내파로 2008년 파리 <롱티보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며 K 클래식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2주간의 호텔 격리를 마다않고 홍콩으로 날아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앞에서도 대담한 공연을 펼친 그녀가 팬더믹을 음악으로 극복하려는 HKGNA 뮤직페스티벌의 첫 무대를 화려하게 열 예정이다. 
호텔에서 연습에 매진하고 있는 신지아를 일요일 오후 전화 인터뷰로 만나봤다.



홍콩 호텔에서 격리 생활이 어렵지 않으신지요.

격리만 5번째네요. 한국에서 3번, 해외에서 2번째예요. 격리한지 일주일이 지났는데 아직 일주일이 더 남았어요. 하지만 홍콩처럼 2주씩이나 오랫동안 하는 격리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격리가 하면할수록 적응이 되기 보다는 할 때마다 다르게 힘든 것 같고요. 답답하기도 하고, 연습을 해도 무기력해지는 부분이 있어요. 신선한 바깥 바람이라도 느껴보고 싶은데 창문이 열리지 않아서 조금 답답하긴 해요. 그래도 홍콩필하모니와 HKGNA 미셸 김에게서 계속 연락이 와서 제 상태를 계속 확인하고 케어를 해주시니까 고맙고 시간이 잘 지나가고 있습니다. 먹는 것도 큰 문제 없어요.

팬더믹으로 이동이 쉽지 않았을 텐데 홍콩까지 오셔서 공연하시는 계기는 무엇인지요.

예전에 HKGNA 페스티벌에 왔을 때 좋은 기억이 있고, 미셸 김과의 좋은 관계도 있었어요. 그리고 이번에 홍콩필과 함께 공연하는 것에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기 때문에 꼭 함께 하고 싶었죠. 출연 결정을 확정할 무렵에는 세계적으로 격리가 많이 완화되고 있는 시기였거든요. 홍콩은 아직 다른 나라에 비해서 엄격하고 격리를 하고 있지만, 저는 약속을 했고, 팬더믹이 언제 끝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공연을 무작정 연기할 수도 없기 때문에 오고 싶었어요. 격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저의 음악과 연주는 멈추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오게 된 것 같아요. 연주자로서 감당해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무대에 오르는 것도 꾸준하게 해야지 감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그런 부분이 많이 없어지긴 했는데 처음 팬더믹이 터졌을 때, 모든 공연이 취소됐을 때 정말 막막했었어요. 작년, 거의 반 년 만에 무대에 올랐을 때는 감격에 겨워서 눈물이 났었어요. 이제는 그런 상황도 다 딛고 일어서야 하는 시기예요. 무대에서의 감을 계속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무대 하나라도 있으면 마음이 더 애틋함을 가지게 되는 것 같아요. 2주 격리를 감수하고서라도 홍콩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습니다.

팬더믹으로 공연 기회가 많이 줄었는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또는 지내셨는지요.

무대를 꾸준히 설 수 없다는 불안감이 있는 반면에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볼까 하는 생각으로 전환했었어요. 집에 머무는 시간동안 연습에 몰입하면서 도리어 위로를 받은 것 같아요. 내가 이 시간을 연습으로 더 알차게 풀어내면 좋은 기회가 앞으로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하루하루 버텼던 것 같고요. 이런 상황이 저 혼자에게만 주어진 것도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모두에 일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누구 탓으로 돌릴 수도 없는 것이니까.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했었어요.

HKGNA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셨는지요.

2015년에 열린 HKGNA 페스티벌에서 정명화 선생님,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드보르작의 피아노 트리오 ‘Dumky’ 공연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좋은 인연으로 시작했고 2019년도에도 한번 더 공연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연기됐다가 이번에 컨펌이 됐어요. 미셸 김이 워낙에 한국 클래식을 사랑하고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셔서 계속 연락했었고, 홍콩에서도 음악 뿐만 아니라 다양한 봉사 활동도 하시는 걸 잘 알고 있어 좋은 인연을 유지하고 있어요.

이번에 들려주실 곡 소개 부탁드려요.

1부에서는 2010년도 HKGNA 음악경연대회에서 우승한 피아시니스트 싱지 피아오(Xingji Piao)와 함께 프랑크의 Sonata in A Major for Violin and Piano, 비탈리의 Chaconne in G minor을 들려 드릴 거예요. 2부에서는 홍콩필 첼로 수석인 리차드 밤핑(Richard Bamping)과 함께 슈베르트의 Piano Trio for Piano, Violin and Cello No.2 in E flat Major, Op.100를 연주하고요. 저는 깊게 몰입하겠지만, 관객분들이 들으시기에는 너무 무겁지 않게 할 거에요. 어디서에선가 한번쯤 들어봤을 것만 같은 곡들로 준비해 봤어요. 한국 드라마에서도 많이 삽입되는 곡으로 선정했죠. 전 세계적으로 팬더믹 때문에 우울해진 분위기니까 공연을 100% 만끽할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컨디션은 매우 좋고 빨리 무대에 서고 싶습니다.

이번 홍콩 방문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나요?

전에 소고거리나 유명한 곳을 짧게 가보긴 했는데 이번에는 많이 다녀보고 싶어요. 창문닫힌 호텔에서 2주간 있었으니 상쾌한 바람 쐬면서 맛있는 홍콩 맛집에도 가보고 싶구요. 딤섬 맛있는건 교민분들이 더 잘 아시니까요.




글 손정호 편집장 / 사진 HKGN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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