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으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 식품점 ‘청계천’ -고미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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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입소문으로 손님이 끊이지 않는 식품점 ‘청계천’ -고미경 대표


깜바리까이에서 한국 식품점과 식당들이 더 잘되길 바란다는 고미경 대표(맨 오른쪽)

 



작년 올해 코로나19 기간동안 매출에 영향이 있었는지?


팬더믹 기간으로 전화위복이 됐다. 한동안 식당들이 저녁 장사를 못하게 되는 바람에 덕을 본 셈이다. 작년 여름에 두 달 반 정도 어쩔 수 없이 안전 공사 하면서 영업을 쉬어야만 했다. 그런데 Covid-19 방역조치가 강화되면서 손님이 너무 많이 오셔서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아침 7시에 나와서 저녁 8시 반이나 9시까지 일을 하니 몸이 너무 힘들었다. 당시에 여행업종에 일하던 사람들이 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자 새로운 식구들을 맞이 했다. 오전, 오후로 나누어 일하면서 숨통을 트고 있다. 한 두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게... 정말 꿀맛같은 휴식이 됐다.


청계천은 단골 손님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식품점으로 업종 전환하기 전 '식당' 청계천 운영할 때의 단골들이 계속 찾아와 주셨다. 수요저널 외에는 별도로 광고를 하거나 홍보를 해본 적이 없다. 손님들의 입소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오시는 게 감사할 뿐이다. 솔직히 광고를 무서워서 못하겠다.(웃음) 손님들이 너무 많이 오시니까. 작년부터 올해 6월달까지는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빴다.


식당 청계천에서 반찬전문점 청계천으로 어떻게 바꾸게 됐나


솔직히 식당 운영할 때도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건물 노후로 내부 구조가 변경되면서 식당으로 계속해서 운영하기가 어려워졌다. 아무리 고민을 해봐도 식당 외에 반찬 가게 밖에 길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옆에 신세계식품이라는 홍콩에서 가장 큰 반찬 가게가 있는데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도리상 김혜영 대표를 찾아뵈어야 할 것 같아서 도와달라고 말씀을 드렸다. 잘되는 집 옆에 있다보면 뭐라도 효과가 있을 것만 같았다. 흔쾌히 이해해 주셨다. 6개월 정도 적자를 예상하고 시작했는데, 첫 달만에 흑자가 났다. 이해해주신 김 대표님께 고맙고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 좋은 이웃이 있었기에 큰 도움을 얻은 셈이다.


최근에 반찬전문점이나 온라인샵도 많이 늘었는데, 영향은?


반정부 시위와 대유행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반찬집이 장사 잘 된다'는 소문이 돌았나 보다. 여기 저기서 크고 작은 반찬집이 생기기 시작했다. 동네마다 한 두개 씩 생긴 것 같다. 작년 최고점에 비하면 지금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 청계천 자리 양쪽에 (신세계식품, 한국식품) 손님들이 많으니 덕을 많이 본데다가, 입소문으로 손님들이 늘어난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침에 문 열고 들어올 때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직접 소스를 연마해서 담으신다고


홍콩 사람들의 입맛은 한국 사람들보다 훨씬 더 까다롭다. 홍콩 사람이니까 한국 맛을 잘 모를 것 같다고 대충 만들어 주면 큰 일 난다.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본인이 한국에서 맛본 것과 비교한다. 우리 가게에서는 모든 반찬을 덜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맛보는 것처럼 미리 맛보고 구입하기도 한다. 매일 반찬 맛이 제대로 나올 수 있도록 제가 직접 모든 소스를 만드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최신 한국의 맛에는 홍콩인들이 교민들보다 더 민감하다고?


홍콩 손님들은 한국의 감자탕을 먹으로 어디를 갔다, 물회를 먹으러 어디를 갔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한국 여행 경험과 맛 경험을 그대로 재현하기 바란다. 그래서 저 역시 한국의 맛집이나 인기있는 요리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공부할 수 밖에 없다. 홍콩인이 고기 먹으로 마장동 갔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가. 제대로된 맛을 느끼기 위해 여러 작은 지역, 요리의 본가까지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손님들을 단골로 만들려면 얼마나 제가 노력하는지 이해가 되는가.(웃음) 솔직한 마음에 그냥 한국에서 도매로 사와서 팔고 싶다. 그게 훨씬 더 쉬우니까. 그런데 성격 탓에 그럴 수는 없고.(함박 웃음)

 

 

글/사진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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