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전기와 물은 어디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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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권 원장의 생활칼럼] 홍콩의 전기와 물은 어디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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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한여름만 되면 전력난에 시달린다. 전기세도 만만치 않아 하루종일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기란 쉽지 않다. 필자는 홍콩 학생들에게 한국의 에어컨은 엄마의 허락없이 손 댈 수 없는 물건이라고 얘기한다. 

이에 비해 홍콩은 빽빽한 고층 아파트에서 방방마다 틀어대는 에어컨에도 전력난이란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부족함이 없는 물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홍콩의 전기와 물은 어디서 오는 걸까? 

 

천연가스의 비중이 가장 큰 홍콩의 에너지 산업

2020년 기준, 홍콩의 에너지 비중은 천연 가스 48%,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 28%, 석탄 에너지가 24%를 차지한다. 홍콩에 전력을 공급하는 회사는 중화전력(CLP Group), 홍콩전등(HK Electric) 두 곳이다. 

 

중화전력은 구룡과 신계 및 란타우에, 홍콩전등은 홍콩섬과 라마섬에 전기를 공급한다. 중화전력은 신계와 란타우 3곳의 발전소에서, 홍콩전등은 라마섬의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한다.  

 

석탄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한 준비로서 홍콩의 전력 업체는 1995년부터 천연 가스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중화전력은 1996년부터 해저 터널을 이용하여780km 떨어진 하이난섬으로부터 천연 가스를 홍콩에 들여오고 있다. 

 

홍콩전등도 2006년부터 천연 가스 공급에 가세한다. 광동성의 액화 천연 가스가 93km의 해저 케이블을 거쳐 라마섬 발전소까지 수송된다.

 

석탄의 경우 전세계 주요 공급 국가인 미국, 호주, 인도네시아, 중국 대륙, 베트남 등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이중 중국 대륙으로부터 수입되는 석탄량은 20%를 차지한다.

 

원자력 발전의 역사는 197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홍콩은 광동성에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제안한다. 약 1년간의 협상을 거쳐 1980년 11월, 중화전력과 중국광동원자력그룹은 합의에 다다른다. 

 

중화전력은 등록 자본금 미화 4억 달러로 설립된 CGN 파워 25%의 지분을 획득한다. 대아만(大亞灣)핵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70%를 중화전력이 공급받는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1970년대 말에 시작된 개혁개방 정책 초기에 중국 내에서는 전기 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화전력은 1985년 계약을 맺어 해저 케이블을 통해 선전(Shenzhen) 시에 10년간 전력을 공급하기로 한다. 

 

이로 인해 선전시는 중국에서 최초로 전기가 끊기지 않는 도시가 되었다. 국가전력감독관리회 부주석 왕예핑은 2005년 공개 석상에서 개혁개방 이래로 중국에서 가장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룬 광동성 성공의 비결 중 하나는 홍콩으로부터 공급받은 풍부한 전력에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30년간 홍콩과 광동의 전력은 긴밀히 연결된다. 홍콩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온 광동성이었나, 2012년에는 광동에서 홍콩으로 전력을 공급하기에 이른다. 


용수의 약 60%가 광동성 동강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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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수자원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눠진다. 저장된 빗물, 광동성 동강(東江)으로부터의 공급, 화장실에 공급되는 해수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7%, 59%, 24%다. 

 

광동성 동강에서 유입되는 용수의 비중이 제일 크다. 자체적으로 식수를 공급하는 홍콩의 저수지는 모두 16개가 있다. 

 

동강의 물은 무료가 아니라 홍콩이 광동성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계약의 효시는 19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세기 중엽, 영국 정부는 홍콩의 용수 부족 상황을 인지한다. 그리하여 인근 광동성으로부터 부족한 물을 공급받고자 하였다. 1960년이 되어 션젼시는 저수지를 건설하였고 같은 해 11월, 두 지역간 용수 공급 협의가 이루어진다. 

 

이 협의에 따르면 홍콩은 매년 2300백만 입방미터의 물을 구매하기로 되어 있다. 선전 저수지는 홍콩과 산 하나를 간격으로 위치해 있다.

 

1964년 체결된 계약에는 매년 6820만 입방미터의 수도를 광동성에서 홍콩 지역으로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78년에는 공급량을 더욱 늘려 2000년까지 7.8억 입방미터에 달하는 양의 조달에 합의하였다. 

 

그런데 현재 광동성으로부터 공급받는 물은 공급 과잉 상태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5년간 30억 홍콩 달러의 용수를 바다에 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지역에는 강수량도 풍부하고 자체 저수지에서도 물을 공수하고 있어, 잉여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비용적인 측면에서 보면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홍콩발전국이 광동성에 지불한 수도 요금은 인민폐 112억 4134만 위안에 달했다. 이 가격은 결코 싸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콩의 신보(信報)는 이를 두고 ‘고가, 저질, 폭리’라 비판한 바 있다. 싱가폴의 경우도 인근 말레이지아로부터 물을 공급받는다. 하지만 비용은 광동성 동강 대비 10%에 지나지 않는다.


홍콩의 전력과 용수 공급은 모두 여유로운 편이다. 덕분에 오늘도 빅토리아 하버의 야경은 화려하게 빛나고 있고 홍콩의 더위를 식혀줄 에어컨과 용수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 중이다. 

 

참고자료

https://kknews.cc/zh-hk/news/5rzlxzk.html/香港的水電從哪來?

https://www.ls-energy.hk/chi/input-of-natural-gas.html/香港電力供應槪況

https://www.gov.hk/tc/about/abouthk/factsheets/docs/wp&g_supplies.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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