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입학 특집기사] "입시는 욕망의 확인과 실현" 한국대학 입시지도 20년차 베테랑 KIS 최용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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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입학 특집기사] "입시는 욕망의 확인과 실현" 한국대학 입시지도 20년차 베테랑 KIS 최용배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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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특례입학의 기본 취지부터 설명 부탁드린다


쉽게 ‘특례’라고 부르지만 정확한 명칭은 ‘재외국민특별 전형’이다. 


기본 취지는 재외국민교육진흥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을 바탕으로, 재외국민 자녀에 대한 교육적 불평등 해소 및 기회 제공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아주 오래 전에는 이 자격이 부여되는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외교관, 공직자, 상사 주재원, 코트라 직원 정도였다. 


그러나 '기타 재외국민(현지 법인 취업자 및 자영업자 등)'에도 자격 요건이 주어지면서, 대상자가 확대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또한 특별한 국가적 공헌이 없는데도 단지 해외에서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특혜를 준다는 이견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재외국민전형을 축소 및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매년 대두되지만, 재외국민전형 외에도 다양한 (농어촌) 특별전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재외국민전형만을 축소하는 것은 역차별 논란이나 재외국민의 반발을 불러올 수도 있기에 아직까지는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앞으로도 쉽게 축소 및 폐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2. 특례입학의 특별전형 적용 방법을 간단히 소개해주신다면


재외국민 특별전형은 일반적으로 대입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고교 입학시에도 적용이 된다. 


여기서는 고교 입학의 경우는 논외로 하고, 대입에만 국한하여 말씀드리겠다. 크게 나눠서 '전교육과정해외이수자 전형'과 '중고교 해외이수자 전형'으로 구별할 수 있다.


전교육과정이수자는 소위 12년 전형이라고 부르며, 해외에서 12년에 준하는 초중고 전과정을 이수한 자에게 주어진다. 선발 인원에 제한이 없으며, 부모의 자격과는 관련이 없다.


중고교해외이수자는 이름 그대로 고교과정 1개년(1학년 아니고 1개년임)을 포함하여 중고교 과정 3년 이상을 해외에서 재학한 학생에게 주어지는 자격이다. 


모집 정원의 2%까지 선발한다. 이 자격 요건에는 부모의 재직 및 체류 관련 조건이 함께 충족되어야 한다. 


보호자가 해외에서 재직하는 기간에만 인정이 되며, 부모의 경우 매년 3분의 2 이상 해외에 체류하여야 한다.



3. 특례입학 가능 대학은 정해져 있는지?


전국의 대부분 대학에서 선발한다. 단, 일부 학과 및 전공은 선발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재외국민전형 자체를 실시하지 않는 학교도 일부 있으나, 서울 및 수도권 대학은 대부분 시행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외에도 의대, 한의대, 약대, 수의대 등 특수 목적 대학도 많이 있고, 전문대학 및 특수 대학(한예종 등)도 재외국민전형을 실시한다.



4. 어떤 학생들에게 추천하시는지?


당연한 얘기지만, 자격 요건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내 대학에 진학할 의지나 목적이 있는 학생들이 우선이다. 


물론 외국대학 등과 함께 준비를 하는 방향도 충분히 가능한데, 학제 차이가 있고 나름대로 치열한 준비가 필요하며,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으려면 준비해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최소한의 진학 의지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드문 경우이긴 하지만, 외국대학 진학의 차선책으로 준비를 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5. 특례입학 후 학생들의 적응 결과가 궁금하다 (졸업 비율, 취업 비율 등)


이 내용은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없기에 단정 지어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다만 제가 14년 동안 재외한국학교에서 진학지도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판단을 말씀드린다면, 과거에 비해 재외국민전형으로 입학하는 학생들의 수준이 매우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원인은 몇 가지로 판단하고 있다. 일단 재외국민전형으로 진학하기 위해서 그만큼 준비를 많이 해야 된다는 얘기이기도 하고, 재외한국학교가 많아진 만큼 한국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는 것도 있다. 


또한 국내 대학이 국제화 기조를 강화하면서, 해외학생들이 수학하기에 좋은 환경이나 배려들이 많아진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몇몇 대학(서울대, 한양대 등)에서 이와 관련하여 조사한 바가 있는데, 재외국민전형 출신 학생들의 학교 생활 적응도(학점 평균 등 포함)가 국내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입학생 수준과 맞먹는다는 결과를 얻었다. 


참고로 학종전형이 전체 모든 전형 입학생 중에서 학교 적응도가 최상위권에 있는 전형이다. 특히 재외국민전형 출신 학생들은 입학 초기에는 어려움을 겪지만, 3학년부터 급격한 향상 추이를 보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결과를 조금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입학 초기에 부적응 학생일 경우 조기 탈락하여 다른 학교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취업비율은 재외국민전형 출신 학생에 대한 통계는 거의 없다. 역시 개인 경험으로만 말씀드리면, 취업률은 해당 학교의 평균적 취업률보다 낮지는 않은 것 같다. 


이유는 기본적으로 외국어능력 등이 갖추어져 있기에,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기 때문이고, 이런 면을 기업에서도 선호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6. 특례입학의 장단점이라면? (실패사례 포함)


장단점이 동일한 조건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본다. 일단 정원 외로 선발하고, 특별한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들끼리만 경쟁하기 때문에 국내 학생들에 비해서 기회가 조금 더 열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중위권 대학의 경우, 국내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에 비해 다소 수월한 면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  반대로 정원 외 2%라는 인원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연세대만 해도 68명만 선발한다. 국내 수시 모집이나 정시 모집 정원에 비하면 엄청나게 적은 인원인데, 지원자는 매우 많은 편이므로 최상위권 대학은 경쟁이 치열해진다.


그리고 학교마다 전형 방법이 차이가 있다. 서류, 면접, 지필 고사 등으로 다양하기에 학교별로, 또는 전형별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실패 사례는 당연히 수동적인 태도가 제일 문제가 된다. 지원 동기나 목표 등이 불확실하거나 모호한 학생일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학부모나 교사 입장에서도 이런 학생들을 위해서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려울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면 막연하게 '이런 것을 해야 한다'는 말에 휘둘리기가 쉽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고, 결과는 그만큼 얻지 못한다. 대학 진학 결과는 다 다르겠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성과가 좋지 못하기에 실패 사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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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특례입학을 준비하려면 언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해외에 나온 시기에 따라 준비할 수 있는 시기가 다를 것이다. 중고등학교 기간을 기준으로 한다면, 일반적으로는 9학년(중학교 3학년) 정도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보다 늦어진다면 조금 부담이 커질 것이고, 그보다 일찍 시작한다면 미리 준비하면 좋은 것(외국어, 독서, 진로, 학습 태도 등)을 미리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입 전형에서 평가 대상 기간은 고등학교 기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내신 성적 및 학교 활동, 수상, 교내외 활동 등은 고교 재학 기간에 수행 및 취득한 것을 평가한다. 


각종 표준화학력 평가 및 인증 성적은 원서 접수 기준(7월 초)으로 2년 이내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준비 방법을 간략하게 말씀드리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서류 전형 위주의 상위권 대학은 최근에 제일 중요한 평가 요소는 학교 내신 성적이며, 그 다음으로 표준화학력평가(필수는 아님), 어학성적(역시 필수는 아님) 등이 될 것이다. 


그리고 교내외 활동(수상, 동아리 및 단체 활동, 봉사, 전공 관련 활동 및 실적) 등이 평가 대상이 된다. 따라서 이것을 시기별로 잘 준비해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면 될 것이다. 


지필고사는 중위권 대학 및 일부 의과대학에서 실시한다. 자연계는 수학 및 영어, 인문계는 국어 및 영어 시험을 실시한다. 


대학별로 문항수 및 범위, 문제 유형이 다르므로, 해당 학교의 지필고사 기출문제 등을 참고하고 그에 맞게 필요한 학습을 진행하면 된다. 


특별히 지필고사 준비는 고교 2학년 정도에 시작해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한국학교 기준) 자세한 사항은 제 개인 블로그에 기출문제 등이 탑재되어 있으므로 참고하시면 좋을 듯 하다. 


https://blog.naver.com/72windbell 네이버블로그 '재외국민교육과 진학진로'



8. 대학 입시를 직접 지도해보시면서 느끼신 소감은?


저는 국내에서도 교직생활 대부분 진학지도를 해 왔고, 해외에서도 진학지도에만 매진해왔다. 


총 20년 동안 진학 및 진로지도를 담당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결국 입시는 ‘욕망의 확인과 실현’이라고 생각한다. 


입시는 그만큼 학생과 학부모의 내적 동기가 중요하다. 내가 가고 싶은 대학, 전공하고 싶은 분야, 앞으로 자신이 걸어가고자 하는 삶의 방향 등이 명확하면 할수록 성공적인 입시를 치를 것이고, 입시 결과에 대한 만족도도 높을 것이다. 


당연히 대학생활도 행복하고 훌륭하게 영위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며, 나아가 대한민국의 훌륭한 글로벌인재로 성장할 기회도 많아지게 될 것이다. 직접 경험한 결과로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람되지만 20여 년 동안 소위 최상위 수준의 대학부터 하위권 대학까지 수많은 학생들을 진학시켜왔지만, 훌륭하게 성장한 학생들을 보면 대부분은 대학의 수준보다는 본인이 얼마나 원하는 선택이었느냐에 따라 달라졌다.


따라서 이 글을 보시는 학생이나 학부모님들께서는, 무엇보다 우선하여 ‘내가 원하는 것’, ‘내 자녀가 가고자 하는 길’이 어떤 것인지는 조금이라도 더 명확히 밝히는 일에도 부단히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주시기를 조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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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홍콩을 떠나며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홍콩한국학교에 지원하면서 지원서에 ‘홍콩만의 고유한 특성이 있고, 그것을 배우고 싶어서 왔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5년이 지난 지금 그것에 대해 평가한다면, 그 목표는 성공적으로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단 그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 한 가지 느낌을 말씀드리면, 처음 홍콩에 와서 무척 덥고 습한 날씨에 고생을 했다. 그런데 매년 점점 날씨가 선선해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어느날 문득, 날씨가 변한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제가 홍콩 날씨에 적응한 것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홍콩의 날씨뿐만 아니라, 홍콩 시민으로서, 홍콩의 한국인으로서, 홍콩한국국제학교의 교사로서 모든 면에서 적응이 된 저를 보게 됐다. 그래서 이제 또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한다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물론 지금 저를 가장 힘들고 아쉽게 하는 것은 새로운 삶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함께 해 온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과 헤어지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가끔 ‘선생님, 가지 마세요’라고 말할 때마다, ‘맘에 없는 소리 하지 말라’고 툭 던지며 회피하곤 하지만, 그때마다 가슴 속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해서 너무 아프다. 


그러나 ‘떠나야 할 때를 분명히 알고 떠나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라는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떠나야 할 때에 떠날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홍콩을 떠나는 순간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살아갈 것이며, 이후 어디에 있든 언제나 홍콩한국국제학교 가족들뿐만 아니라, 홍콩에 계신 모든 한국인들을 잊지 않고 응원할 것임을 이 글을 빌려 약속 드리고 싶다. 


혹시라도 제가 도울 일이 있다면 언제라도 거리끼지 마시고 연락 주시기를 바란다.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도하겠다.                                                 


글정리/사진 | 손정호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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