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폐간 홍콩 빈과일보 사주, 투옥 4년만에 첫 법정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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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 폐간 홍콩 빈과일보 사주, 투옥 4년만에 첫 법정 증언

홍콩 최대 규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무더기 징역형 선고가 이뤄진 다음 날인 20일(현지시간) 홍콩 내 대표적인 반중(反中) 인사인 지미 라이(76)가 법정에 나와 첫 증언을 했다.


AFP와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강제 폐간된 홍콩 빈과일보의 사주인 지미 라이는 이날 홍콩 서구룡 법원에서 "빈과일보의 핵심 가치는 홍콩 사람들이 수호하는 핵심 가치"라면서 "그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의 자유"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나는 폭력에 반대하며, 홍콩 독립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면서 "(독립은) 생각하기에 말이 안 된다(crazy)"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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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수감된 이후 여러 재판을 받은 지미 라이가 법정에 서서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약 4년 만인 이번이 처음이다.


지미 라이는 이 사건으로 최대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미 라이는 빈과일보에 실린 161건의 언론보도와 그의 인터뷰 기사, 소셜미디어 계정 게시물 등을 통해 2019년 홍콩에서 발생한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홍콩보안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법정에서 홍콩 검찰은 지미 라이가 해외 인사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과 관련해 홍콩과 중국에 대한 외교 정책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 질문했고, 지미 라이는 이를 부인했다.


서방언론들은 홍콩의 정치적 자유에 대한 관심이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의 재판 중 첫 증언이 나온 점에 주목했다.


전날 홍콩 법원은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등 홍콩의 민주 진영 인사 45명에 대해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각각 징역 4∼10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고령인 그의 옥중 건강 상태와 수감 환경에 대한 우려가 여러 차례 제기됐으나 이날 재판정에 선 모습으로는 건강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지미 라이는 이날 네 명의 교도관에 의해 호송됐으며, 법정 방청석에 있는 이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려든 법정 밖에는 폭우가 쏟아졌고, 80세의 한 홍콩 시민은 AFP에 "지미 라이는 존경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서 "돈이 많아서 언제든 (홍콩을) 떠날 수 있었음에도 책임감을 느끼고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하던 중 스타머 총리가 영국 시민권자인 지미 라이 문제를 언급하자 중국 측이 영국 취재진을 회담장 밖으로 내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스타머 총리는 회담 중 "지미 라이의 옥중 건강 악화에 대한 보도에 우려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이런 어색한 상황이 스타머 총리가 중국과 관계 개선을 시도함에 있어서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미 라이 기소는 국제적인 이슈가 됐고, 인권 단체와 외국 정부들은 그의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고 BBC는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또한 지난 10월 팟캐스트에 출연해 지미 라이의 석방 가능성을 확신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연합뉴스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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