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한 생필품 제조업체에 중국 당국이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거액의 벌금을 부과했다.

중국에서 가격 인상 예고만으로 기업에 벌금이 부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하이 물가국이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세제업체인 롄허리화(聯合利華)에 200만 위안(3억3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행정처벌을 내렸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7일 보도했다.

상하이시의 이번 조치는 롄허리화가 지난 3월 세제류 가격 인상 계획을 언론 등을 통해 발표, 소비자들의 사재기를 부추기는 등 시장 질서를 어지럽힌 데 대해 엄중 문책하라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당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유가와 인건비, 원자재의 상승으로 제조 원가가 급등,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당국의 억제로 제품 가격조차 올리지 못하는 데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는 이유만으로 거액의 벌금을 무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롄허리화는 그러나 "당국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발개위와 상하이시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롄허리화 등 중국의 4대 세제업체는 지난 3월 26일 "4월1일을 기해 모든 세제류 가격을 10% 인상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물가 억제에 나선 발개위의 제동에 걸려 닷새 만인 같은 달 31일 인상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중국 최대 라면업체인 캉스푸(康師傅) 역시 지난달 1일을 기해 용기라면 가격을 15% 인상하려다 발개위에 의해 무산됐다.

발개위는 중국의 1,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4.9%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는 5.4%까지 치솟자 강력한 물가 단속에 나섰다.